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가을 하늘 아래 고택의 정취 만끽”

鶴山 徐 仁 2007. 9. 8. 21:12
  • 경기도에 가 볼 만한 ‘역사 마을’
    수백년전 마을 원형 그대로 간직… 유적·자연환경도 잘 보존돼있어
  • 이석우 기자 
    • 곳곳에 공사판이 펼쳐져 있는 경기도. 개발이 진행되는 만큼 아파트와 공장은 쑥쑥 올라가고 있지만 옛 모습도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다. 하지만 개발 광풍을 피해 수백년 전 마을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도 있다. 경기도 안성 덕봉마을, 평택 산대마을, 군포 대야미마을이 여기에 해당된다. 한국문화원연합회 박성우 팀장은 “이 마을들은 각종 유적과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우리 역사와 자연을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라고 말했다.

      ◆해주 오(吳)씨 문중의 자부심, 안성 덕봉마을

      경기도 안성 양성면 덕봉리에 자리잡은 덕봉마을은 해주 오(吳)씨들의 자부심과 역사가 살아 있는 마을이다. 해주 오씨 가문의 일부가 유세창의 역모에 연류돼 옮겨 온 곳이 덕봉마을이다. 이후 해주 오씨 가문의 정무공(貞武公) 오정방이 경상도 병사절도사를 지내고 후손들이 줄줄이 과거에 급제를 하면서 이 마을의 주역이 됐다.
    • ▲ ▲ 경기도 군포 아파트 밀집 지역인 산본 옆에 자리잡은 대야미마을의 동래 정씨 동래 부원군 종가 전경. 대야미마을은 군포의 유일한 자연농촌마을이다. /군포문화원 제공

    • 마을 유적으로는 옛 건물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오정방 고택, 덕봉서원, 경앙사, 오두웅 효자정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마을에서는 요즘도 종중회와 각종 제례를 열고있다.

      덕봉마을은 일제 강점기에 대규모 3·1운동이 펼쳐졌던 경기도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거점으로도 유명하다. 양성면과 인근 원곡면 주민 수천명이 행진을 했던 만세고개(옛 성은고개)와 이를 기념한 안성 3·1운동 기념관도 있다.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많아 ‘산송(山松)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승용차로는 경부고속도로 안성IC를 나와 38번 국도를 15분 정도 달리다가 양성면사무소 방향으로 향하면 된다.

      ◆정도전의 얼이 살아있는 평택 산대마을

      덕봉마을에 해주 오씨가 있다면 평택 진위면 은산리 산대마을에는 봉화 정(鄭)씨가 있다. 마을 주민 240여명 중 80% 정도가 봉화 정씨다. 조선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의 후손들이 조선 초기 이방원과의 권력 싸움에서 밀려나 이곳에 정착한 데서 유래됐다. 당시 이들은 핍박을 피해 ‘산(山)’으로 올라가 ‘터(대·垈)’를 잡았다. 그래서 마을 이름이 ‘산대’가 됐다.
    • ▲ ▲ 조선 건국 공신인 삼봉 정도전의 신위를 모신 사당 문헌사. 평택 산대마을은 정도전의 후손인 봉화 정씨의 집성촌으로 마을 곳곳에 역사 유적들이 남아 있다. /평택문화원 제공

    • 이 마을에는 정도전의 각종 유물을 전시하는 삼봉기념관이 있다. 유물 중 정도전의 시문과 저술을 모은 삼봉집 목판(경기도 유형문화재 132호)은 228판으로 돼 있는 정교한 목판으로 조선왕조의 건국이념이 집약돼 있다. 정도전의 신위를 봉안한 사당인 문헌사(평택시 향토유적 2호)도 있다. 정호신씨와 정병훈씨의 전통 가옥은 조선시대의 전통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는 유적이다. 경부고속도로 오산IC에서 나와 1번 국도를 타고 30분 정도 달려 평택 진위면사무소 방향으로 가면 된다.

      ◆신도시 속 자연농경마을, 군포 대야미마을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는 군포 산본신도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대야미마을은 군포시에 남아 있는 유일한 자연 농경마을이다. 군포 문화원 문희경 국장은 “대야미마을은 전체 면적의 98%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도심 속 농촌 같다”며 “너른 들판과 저수지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마을”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야미마을에는 최근들어 문화 예술인들의 작업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마을에는 조선 중기의 문신 정사룡이 지은 동래 정씨 동래부원군 종가(경기도 문화재 자료)가 보존돼 있다.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 작은 사랑채 등 4개 건물이 보존돼 있으며 사랑채는 조선 후기 살림집의 구조를 잘 보여 준다. 조선 후기 사대부가의 묘역 중 원형이 잘 보존 돼 있는 정난종 선생의 묘와 신도비(경기도 기념물 115호), 김문익 선생의 방짜 유기장도 살펴 보면 좋다. 전철 4호선 대야미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9/07/200709070023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