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사립대도 ‘3不 반기’

鶴山 徐 仁 2007. 3. 22. 21:03

 

총장協 “본고사·등급제 허용을”… 교육부 “시기상조”

본고사와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등 이른바 ‘3불(不)’정책이 교육계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서강대에 이어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가 사실상 3불정책 폐지를 촉구한데 이어 사립대 총장들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요 대학들이 3불정책을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교육부 곤혹… 긴급대책회의

교육인적자원부는 시기상조라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22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3불정책을 재고해 줄 것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협의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3불정책을 포함해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문제들을 재고할 때가 됐다.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돌려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여러 차례 지적했듯,3불정책은 우리 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막아 왔다.”면서 “교육시장이 개방되고 모든 것이 경쟁체제를 갖춘 환경 속에서 공교육에 제한을 가하면 따라갈 수 없다. 이제는 세계화라는 큰 물결을 따라가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운찬 “고등교육서 손떼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이날 서울대 국제대학원이 주최한 ‘한국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강연에서 “교육부는 고등교육에서 손을 떼야 한다.3불까지는 아니더라도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허가해야 한다.”면서 교육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3불정책을 금지한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대학들의 잇따른 3불정책 폐지 요구에 “대학으로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곤혹스러운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에는 대학 업무를 맡고 있는 대학학무과를 중심으로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대학과 교육부의 갈등이 확산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진지하게 논의를 해야지 말싸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학생·학부모만 혼란”

서울대 교육학과 김기석 교수는 “궁긍적으로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전시켜야 하겠지만 지금처럼 성명서나 발표문 등을 통해 소모적으로 논의를 이끌어서는 안된다.”면서 “지금이라도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와 대학,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를 시작해 생산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들이 3불정책을 폐지 또는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학들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대안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결국 모든 의견이 교육을 잘 해 보자는 차원으로 이해하고 3불정책 전체를 폐지하기보다는 대학의 자율권 확대 차원에서 하나씩 하나씩 풀어 나가려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개혁시민연대 김정명신 운영위원장은 “대학들이 대선 국면을 예상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수년째 치고 빠지기식의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주장하고 있다.”면서 “학생과 학부모만 피해를 보지 않도록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이선 수석부회장은 “대학들이 학생 선발보다 (인재)양성에 골몰해야 한다.”면서 “학부모의 한 명으로서 매우 혼란스럽고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기사일자 : 2007-03-23    1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