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당신의 SQ는 얼마인가

鶴山 徐 仁 2007. 3. 24. 15:53


 

‘눈치’로 풀이되는 사회적 지능지수… 일상생활에 필요한 덕목으로 대두
사회적 지능지수 즉 SQ(Social Intelligence Quotient)가 최근 직장인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청앞 잔디광장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직장인들. <권호욱 기자>

한 외국계 식품업체에 근무하는 김수정 이사(35·여)는 최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기투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에 뽑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모난 성격으로 마찰이 끊이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컸던 그녀였기에 이번 일을 하나의 ‘큰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학과 업무 등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지만 직선적인 성격인 데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번번이 승진에서 탈락했다. 물론 그녀와 마음을 터놓고 흉금을 나눌 만한 사내 지인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그녀가 2004년 결혼과 함께 낙천적이고 활달한 성격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합리적인 그녀의 남편 바람이 적지 않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그녀의 타고난 ‘끼’인 상대방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는 능력(?)도 한몫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모였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그녀는 지난해 이사로 승진했다.

훈련과 학습 통해 향상 가능

김 이사는 “어린 시절 4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1남6녀 중 넷째) 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생각을 빨리 알아차리고 대처하는 ‘눈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면서 “하지만 사춘기 시절 겪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남보다 빠른 ‘눈치’는 온데간데 없고 성격도 요즘 말로 까칠하게 변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결혼을 통해 잠재된 ‘눈치’가 되살아났고,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됐다”면서 “자신의 변화된 모습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밝혔다.

쿨하게 변한 성격도 성격이지만 상대방의 생각을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던 능력 때문에 그녀의 변신은 빛을 발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그동안 자신의 끼를 발휘하지 못하고 거꾸로 생활해왔던 게 후회스럽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눈치’야말로 사회생활에서 가장 큰 덕목 중 하나라는 사실을 최근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인맥관리’로 대표되던 ‘NQ’(공존지수)가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지만 최근에는 이와 더불어 ‘SQ’(Social Intelligence Quotient·사회적 지능지수)가 각광받고 있다. ‘눈치’로 풀이되는 SQ는 사회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자 공식적으로 제기

위_ 한 직장인이 상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고 있다.
아래_ 직장인이 회식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그동안 SQ 실체에 대한 주장은 끊이지 않았다. 실제 1990년 오스트리아의 학자 볼프 싱어는 인간에게 제3의 지능인 SQ가 있다고 주장했다. 싱어는 인간의 머릿속 뉴런 다발이 진동하면서 경험을 통합하고 의미를 갖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당시에 발표해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뇌신경 조직에는 IQ(지능지수)의 기초가 되는 순차적 신경 연결과 EQ(감성지능지수)의 기초가 되는 신경망 조직뿐만 아니라, SQ의 기초가 되는 신경 진동 과정도 있다고 주장했다. 즉 인간은 신경 진동을 통해서 경험의 의미와 가치를 파악하고, 삶의 목적을 결정할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SQ는 IQ, EQ와 마찬가지로 훈련과 학습을 통해 높일 수 있으며 측정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훈련과 학습을 통해 SQ를 개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의 한 과학자가 한층 구체적인 주장을 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최근 인간의 두뇌능력에 사회적 지능지수라는 새로운 지표를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일부의 주장으로 논의되던 주장이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다. 그는 10년 전 EQ에 관한 책을 써 세계적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던 인물이었기에 이번 발표는 더 큰 관심을 모았다.

골먼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인간에게는 IQ와 EQ, 역경을 이겨내는 지수(AQ) 외에도 사회적 교류를 관장하는 SQ가 있다고 주장했다. 골먼에 따르면 SQ는 두 사람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리거나 첫 키스를 하는 연인이 비슷한 속도로 입술을 갖다대는 현상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타인과의 교감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제하는 두뇌의 조절능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SQ는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감지하는 능력에서 더 나아가, 자기 두뇌의 신경회로를 상대방 두뇌의 신경회로와 눈에 보이지 않게 연결하는 능력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런 사실이 신경과학계의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이메일 등을 통한 원거리 협업이 늘고 인적 네트워크가 다양화되는 현대사회일수록 SQ가 뛰어난 사람에 대한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는 게 골먼의 설명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SQ에 관한 이러한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은 Q시대

IQ 지능검사 결과로 지능의 정도를 총괄하여 나타내는 수치. 보통 지능지수(intelligence quotient)라 부른다.

EQ 감성지수 또는 감정적 지능지수라고도 한다. 지능지수(IQ)와는 질이 다른 지능으로, 마음의 지능지수라고 할 수 있다. 골맨의 저서 ‘정서면에서의 지성(Emotional Intelligence)’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MQ 도덕성 지수.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준법성’인데, MQ는 자녀가 부모에게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부모가 양심적이면 자녀의 MQ가 올라가고, 부모가 비양심적이면 자녀의 MQ는 떨어진다.

NQ 공존지수. 새로운 네트워크 사회에서 우리 모두 함께 잘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공존의 능력을 일컫는 말이다. 곧 NQ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을 알아보는 잣대이며 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위한 도구이다. 그러므로 NQ의 또 다른 이름은 행복지수이다.

PQ 열정지수. 강렬한 의지의 근간이 되는 것이 PQ지수다. 또는 ‘Personality Quotient’의 약자로, 풀이하자면 ‘인간성 지수’라고도 한다.

DQ 디지털에 대한 이해력 지수를 일컫는다. 단순히 컴퓨터 기술만을 잘하는 게 아니라 정보기술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력이 필요하다.

GQ 글로벌지수. 세계인으로서의 양식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는 것.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녀들은 한국인인 동시에 세계인이라는 분명한 자의식이 있어야 한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