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1.0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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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밝았는데 공연히 짜증이 난다. 첫날부터 늦잠을 잤는가 하면, 밥상머리에서 사소한 말다툼도 했다. ‘올 한 해 운수대통’이란 기원은 저만치 달아난 걸까? 그렇다고 조급해하진 말자. 정신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나만 새로워지지 않은 듯한 강박에 시달리는 건 누구나 겪는 새해 증후군”이란다. 이럴 땐 ‘마음공부’를 하자. “해돋이 구경을 떠나지 않고도, 108배를 올리러 산사까지 가지 않아도 지금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새해맞이 마음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게 대가들 조언이다.
1.하나둘셋 명상, 詩짓기
시인이자 생명운동가인 ‘꽃피는 학교’(충북 제천) 김희동 교장은 바쁜 일과 중 자기 혼자 실천하는 명상법이 있다. 바로 ‘하나둘셋’ 명상법. 별도의 마음공부 시간을 가질 수는 없고, 일과 사람들 사이에서 지치고 힘들 땐 5분 정도 그 자리에 서서 ‘하나둘셋’을 주문처럼 외운다. “조금 유치하지만 한 템포 늦게 가야 할 땐 큰 도움이 되지요. ‘하나하나하나, 하나하나둘, 하나둘셋 하는 식으로 셋셋셋이 될 때까지 아이처럼 읊조리다 보면 방금 전까지의 분노, 흥분이 우스워지고, ‘그래, 나는 착한 사람이었어’ 하고 자신에게 속삭이게 돼요.” 여유가 있으면 ‘뉴에이지’ 음반을 틀어놓고 시를 짓고 노래를 만든다. 학교 홈페이지(www.peaceflower.org) ‘내 마음의 노래 게시판’에서 그의 시와 노래를 만날 수 있다.
2.작년 일기 보기, 편지쓰기
신경정신과 전문의이자 ‘성장학교-별’을 통해 10대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온 김현수 원장은 10년을 한결같이 해온 새해맞이 공부법이 있다. 일단 지난해 일기장을 들춰본다.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나는 삶의 흔적에 흠뻑 젖어보는 것도 일종의 마음공부. 그런 다음 ‘나의 10대 뉴스’를 꼽아본다. “인터넷이나 책을 뒤져 40대, 혹은 30대, 20대 등 자신이 속한 연령대에 꼭 해야 할 목록을 체크해 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그러면 올 한 해에 내가 발전시키고 보완해야 할 점들이 한눈에 보여서 막막하기만 한 새해 계획을 알차게 짤 수 있거든요. 새해에 꼭 버려야 할 나쁜 습관 세 가지를 꼽아보는 것도 마음공부의 시작. “결국 자기와 약속하는 시간을 잠시라도 갖자는 것이니까요. 여유만 있다면 옛 선생님을 찾아뵙고 덕담 한 자락 듣는 것이 가장 효험 있는 마음공부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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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죽는 순간 상상하기
‘마음수련원’(www.maum.org) 강사 최영선씨는 ‘죽음’을 화두로 한 마음 성찰법을 소개한다. 일단 조용한 공간에 편안한 자세로 앉는다. 가부좌를 틀 필요도, 눈을 감지 않아도 된다. “임종 직전이라고 가정하고 그 순간을 상상하는 거예요. 자신이 걸어온 길을 유년시절부터 찬찬히 더듬어보는 거죠. 그런 다음 갖가지 생각, 걱정, 추억, 인연은 지구에 모두 버리고 우주로 날아간다고 상상하는 겁니다.” 집중하고 명상하는 데 보통 40분이 걸린다. 집중을 위해 앞에 작은 지구본을 놓아두어도 도움이 된다. “마음수련의 1단계인데 마음이 편해지고, 몸이 가뿐해진다고들 하세요. 2단계는 자신이 요즘 집착하는 문제를 중점적으로 떠올려 역시 홀가분하게 비우는 훈련입니다. 우리의 의식을 우주로 확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지요.”
4.잠들기 전 좋은 생각하기
아주 간단한 방법도 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좋은 생각 하나씩 가슴에 품는 일이다. 불교방송 ‘마음으로 듣는 노래’의 진행자이기도 한 정목 스님이 대중들에게 권하는 방법. 잠들기 직전의 생각이나 이미지가 다음날 아침 일어날 때의 첫 생각이나 이미지가 되기 때문이다. 스님이 펴낸 ‘마음 밖으로 걸어가라’는 책에는 ‘용서’를 통한 마음공부를 강조하는 대목이 나온다. ‘지금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비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산꼭대기에 올라가 도시를 내려다보듯 그 사람을 바라보십시오. 미워하고 있는 ‘나’도 미운 짓을 하는 ‘그’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10년 전의 내가 이미 ‘내’가 아닌 것처럼 그 사람도 어제의 그 사람이 아닙니다. 무엇인가를 용서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세상의 이치를 안다는 말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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