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해질 무렵 어느 날 - 詩人: 이해인

鶴山 徐 仁 2006. 11. 11. 19:08

해질 무렵 어느 날     - 詩人: 이해인
꽃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 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