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도시
지난여름 많은 비를 뿌렸던 하늘은 가을이 돼서도 심술을 부린다. 하지만 ‘강의 도시’ 진주에서는 가을날 비를 뿌리는 하늘의 심술도 통하지 않는다. 때늦은 가을비는 어둠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진주성과 어울려 미처 상상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진주성의 오묘한 불빛은 빗소리와 함께 운치를 더하며 나그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암갈색 물빛을 머금고 의기 논개의 사연을 말해주는 의암 역시 남강과 어울려 절경을 뽐낸다. 진주성 맞은편의 천년광장도 이에 뒤지 않는다. 푸른 대숲에서 들리는 새소리는 깊은 산속의 산림을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진주성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남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진주성 내에는 논개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사당 의기사, 누각과 김시민 장군 전공비, 진주성 싸움 때 전사한 승병의 넋을 모신 호국사, 임진왜란을 주제로 꾸민 국립진주박물관 등이 있다. 진주성 서쪽 공북문에서 서문까지 하나 둘씩 문을 열면서 군락을 이룬 20여 개의 골동품 거리가 있다.
여행의 길목에서 만난 동상 하나
진주의 또 다른 볼거리 진양호에는 전망대, 동물원, 물문화관 등이 있다. 진양호 앞에서 잠시 차를 멈추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이별 슬픈 부산정거장~ 잘 가세요~ 잘 있어요~ 눈물의 기적이 운다. 한 많은 피난살이 설움도 많아 그래도 잊지 못할 판잣집이여~ 경상도 사투리에 아가씨가 슬피 우네~ 이별의 부산정거장.”
소리의 진원지로 가까이 다가가면 1930∼1950년대 팬들을 사로잡았던 남인수의 동상이 나온다. 동상 옆에는 그의 희트곡 중 ‘애수의 소양곡’ ‘꼬집힌 풋사랑’ ‘감격시대’ 등 8 곡을 추려놓은 주크박스(?)가 눈에 띈다.
진주에는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한 ‘남인수 생가’가 있고, ‘ 남인수 가요제’까지 열린다. 그런데 ‘남인수 가요제’ 폐지는 물론 진양호 내에 있는 동상도 곧 철거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남인수가 ‘일본 왕을 위해 손가락을 깨물어 군대에 지원한다’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는 것.
1948년 백범 김구 선생에게 ‘친일 부역자’로 지명되었고, 2005년 민족문제연구소에 서 발표한 친일인명사전1차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남인수의 친일인명사전 등재가 확정되지 않아 시민사회단체가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요한 진양호와 그의 목소리는 퍽이나 잘 어울린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줄 예술가로 남았으면 좋으련만….’ 여행의 길목에서 만난 동상 하나가 잔잔한 호수와 함께 묘한 여운을 남긴다.
편안한 잠자리
옥봉동에 있는 동방관광호텔은 스카이라운지, 칵테일바, 비즈니스센터 등 수준 높은 시설을 자랑한다(055-743-0131). 아이아레이크사이드호텔은 진양호 내에 자리하고 있어 진양호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055-746-3734).
진주 가는 길
중부지방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진주나들목으로 나간다. 서울에서 약 4~5시간 소요.
눈여겨볼 관광지
강주연못
한눈에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 연꽃이 끝없이 펼쳐진 곳. 이팝나무를 비롯해 수령이 5백 년 이상 된 고목들이 강주연못을 둘러싸고 있다.
경상남도수목원
17만여 평의 면적이 1천5백여 종의 아름다운 꽃과 각종 식물들로 뒤덮인 경상남도수목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산림박물관을 비롯해 무궁화공원, 열대식물원, 야생동물원 등 다양한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산림과 동식물에 대한 자연 생태 종합학습교육장이면서 가족 단위의 건전한 유식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곳.
■글/김성욱기자 ■사진/박원태
지난여름 많은 비를 뿌렸던 하늘은 가을이 돼서도 심술을 부린다. 하지만 ‘강의 도시’ 진주에서는 가을날 비를 뿌리는 하늘의 심술도 통하지 않는다. 때늦은 가을비는 어둠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진주성과 어울려 미처 상상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진주성의 오묘한 불빛은 빗소리와 함께 운치를 더하며 나그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암갈색 물빛을 머금고 의기 논개의 사연을 말해주는 의암 역시 남강과 어울려 절경을 뽐낸다. 진주성 맞은편의 천년광장도 이에 뒤지 않는다. 푸른 대숲에서 들리는 새소리는 깊은 산속의 산림을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진주성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남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진주성 내에는 논개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사당 의기사, 누각과 김시민 장군 전공비, 진주성 싸움 때 전사한 승병의 넋을 모신 호국사, 임진왜란을 주제로 꾸민 국립진주박물관 등이 있다. 진주성 서쪽 공북문에서 서문까지 하나 둘씩 문을 열면서 군락을 이룬 20여 개의 골동품 거리가 있다.
여행의 길목에서 만난 동상 하나
진주의 또 다른 볼거리 진양호에는 전망대, 동물원, 물문화관 등이 있다. 진양호 앞에서 잠시 차를 멈추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이별 슬픈 부산정거장~ 잘 가세요~ 잘 있어요~ 눈물의 기적이 운다. 한 많은 피난살이 설움도 많아 그래도 잊지 못할 판잣집이여~ 경상도 사투리에 아가씨가 슬피 우네~ 이별의 부산정거장.”
소리의 진원지로 가까이 다가가면 1930∼1950년대 팬들을 사로잡았던 남인수의 동상이 나온다. 동상 옆에는 그의 희트곡 중 ‘애수의 소양곡’ ‘꼬집힌 풋사랑’ ‘감격시대’ 등 8 곡을 추려놓은 주크박스(?)가 눈에 띈다.
진주에는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한 ‘남인수 생가’가 있고, ‘ 남인수 가요제’까지 열린다. 그런데 ‘남인수 가요제’ 폐지는 물론 진양호 내에 있는 동상도 곧 철거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남인수가 ‘일본 왕을 위해 손가락을 깨물어 군대에 지원한다’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는 것.
1948년 백범 김구 선생에게 ‘친일 부역자’로 지명되었고, 2005년 민족문제연구소에 서 발표한 친일인명사전1차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남인수의 친일인명사전 등재가 확정되지 않아 시민사회단체가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요한 진양호와 그의 목소리는 퍽이나 잘 어울린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줄 예술가로 남았으면 좋으련만….’ 여행의 길목에서 만난 동상 하나가 잔잔한 호수와 함께 묘한 여운을 남긴다.
편안한 잠자리
옥봉동에 있는 동방관광호텔은 스카이라운지, 칵테일바, 비즈니스센터 등 수준 높은 시설을 자랑한다(055-743-0131). 아이아레이크사이드호텔은 진양호 내에 자리하고 있어 진양호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055-746-3734).
진주 가는 길
중부지방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진주나들목으로 나간다. 서울에서 약 4~5시간 소요.
눈여겨볼 관광지
강주연못
한눈에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 연꽃이 끝없이 펼쳐진 곳. 이팝나무를 비롯해 수령이 5백 년 이상 된 고목들이 강주연못을 둘러싸고 있다.
경상남도수목원
17만여 평의 면적이 1천5백여 종의 아름다운 꽃과 각종 식물들로 뒤덮인 경상남도수목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산림박물관을 비롯해 무궁화공원, 열대식물원, 야생동물원 등 다양한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산림과 동식물에 대한 자연 생태 종합학습교육장이면서 가족 단위의 건전한 유식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곳.
■글/김성욱기자 ■사진/박원태
鶴山 ;
철들고 고향을 떠나 객지생활 30여 년의 세월 가운데서도 한창 꿈과 활기찬 신념으로 가득한 청년시절을 보낸 곳이 아마도 남강 자락 언덕에 위치한 촉석루에 얽힌 논개로 잘 알려진 진주가 아닌가 싶다.
지금도 이곳에는 집안 여동생이 항공학교 시절에 군의관으로 함께 근무하던 친구로 지내던 사람에게 출가하여 종합병원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상대에도 교수로 근무를 하고 있는 가까운 집안 동생이 있으니 그나마 낯설진 않은 곳이지만, 나에겐 사천, 삼천포와 더불어 많은 추억이 담겨져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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