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전문가칼럼[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5] 가을문태준 시인입력 2024.11.17. 23:52가을먼 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사물의 명암과 윤곽이더욱 또렷해진다.가을이다.아 내 삶이 맞는또 한 번의 가을!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해가 많이 짧아졌다.-김종길(1926-2017)일러스트=박상훈가을에 이 시를 읽으니 사색에 잠기게 된다. 김우창 문학평론가는 김종길 시인의 시편에 대해 “절도 있는 리듬의 말”이라고 상찬을 했는데, 그런 특장도 잘 느껴진다. 가을에 이르러 사물의 밝음과 어두움, 테두리가 분명해지는 것은 쾌청한 날씨 때문이요, 또한 생명 세계가 꾸밈새와 지니고 있던 것을 버리고 덜어내는 때이기 때문일 것이다. 장식이 걷히면 대상의 홑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