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무주 덕유산

鶴山 徐 仁 2006. 8. 24. 11:50




무주로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덕유산은 지금 들꽃이 한창이라 트레킹은 물론 시원한 계곡과 여유로운 사찰 여행까지 겸할 수 있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까지 운행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산을 오를 수 있어 가족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지금 덕유산에는 계곡 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에는 이름을 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가득하다.

무주의 중심이라 여겨지는 덕유산은 높이 1614m 향적봉을 주봉으로 삼고 있는 고산으로, 덕(德)이 많고 넉넉한 산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봄에는 칠십리 계곡이 철쭉으로 물들고 여름이면 해가 들꽃으로 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꽃밭을 이룬다. 또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겨울에는 새하얀 설경이 더욱 운치 있게 느껴지는 곳이라 일년 내내 등산객 발길이 이어진다.

덕유산 등반은 삼공리 주차장을 시작으로 향적봉을 지나는 세 코스로 나뉘는데 등반 길이가 15~20㎞에 달하고 등산 시간도 6시간 정도 걸리는 등 만만치 않은 코스다. 하지만 무주리조트에서 출발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면 덕유산 향적봉까지 쉽게 오를 수 있어 부담을 덜 수 있다.

산은 힘들게 올라야 제 맛이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번쯤은 곤돌라를 타고 색다른 산행의 재미를 느끼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된다. 더군다나 아이들이나 부모님과 함께하는 가족 산행이라면 더욱 유용하다.

곤돌라에서 내려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30분 정도 걸으면 향적봉에 이르는데 가는 길에는 처녀치마, 원추리, 바람꽃 등 들꽃이 가득해 재미있게 오를 수 있다.

향적봉 정상에 오르면 짙푸른 주목군락이 펼쳐지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봉답게 주변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동쪽으로는 가야산, 남쪽으로는 지리연봉, 서쪽으로는 마이산과 대둔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덕유산은 16㎞나 되는 긴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데 향적봉을 중심으로 무풍면의 삼봉산, 대봉덕 유평전, 중봉, 무룡산, 삿갓봉 등 해발고도 13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줄지어 있다.

향적봉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통안리, 중봉, 백암봉 등을 볼 수 있고 용추계곡, 칠연폭포 등 장관이 펼쳐진다.

덕유산 여행의 매력은 트레킹 코스로 제격이라는 점이다. 무주구천동 33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덕유산 일대는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 때문이다. 33경 중 최고 계곡미로 꼽히는 무주구천동은 특히 여름에 찾는 이들이 많다. 우거진 녹음과 그 아래로는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어 더위를 피하기 좋기 때문이다.

구천동 골짜기를 따라 덕유산 정상에 오르다 보면 천년고찰 백련사에 들를 수 있다. 백련사는 고즈넉한 사찰 앞마당과 뒤뜰에는 나무가 울창하고 꽃이 만개해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다. 주요 건물로는 대웅전, 원통전, 선수당 등이 있으며 매월당 부도, 백련사 계단, 정관당 부도와 같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곤돌라를 타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할 무주리조트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흔히 무주리조트를 생각하면 겨울만 떠올리기 쉽지만 깊은 산자락에 자리한 덕에 여름이 주는 자연 풍경 또한 훌륭하다. 알프스 산장을 떠올리게 하는 티롤호텔과 드라마 여름향기 촬영지로 유명한 설천호수가 펼쳐진다.

천상의 화원, 덕유산 들꽃산행

자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신비경이었다. 뒤돌아서는 순간 구름안개는 이리저리 휘날리며 조화를 부렸다. 산릉은 꿈틀거리고 거대한 봉우리들이 우뚝우뚝 솟구쳤다. 마치 우리가 무룡산(舞龍山·1491.9m)에 다가서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산봉이 솟아오르고, 산릉의 등장에 놀란 구름이 차츰 떠오르더니 결국 파란 하늘에 뒤섞여 버리고 만다. 그러자 엊저녁 이후 먹장구름에 모습을 감추었던 남덕유(1507.4m)와 서봉이 우뚝 솟구치고, 삿갓봉은 푸른 숲과 반짝이는 바위를 얹고 맑은 기운을 뿜어낸다.

원추리 노란 꽃길을 따라 산릉을 걷고, 잠자리 군무의 환영을 받으며 여름꽃들이 화사한 산길을 따라 걷는 사이 다시 구름이 밀려들더니 따가운 여름 햇살을 가려준다. 그러다 조망점이다 싶은 지점에 도착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구름이 걷히면서 파란 산야가 드러난다. 허벅지와 팔이 살짝살짝 긁히는 데도 흥겹기만 하다. 덕유산 능선길이 이렇게 좁고 숲이 우거져 있다는 것은 분명 자연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흥겨운 마음이 흥겨운 풍광을 보여준다. 동엽령에서 잠시 쉬는 사이 또 다시 구름이 걷히더니 중봉(1594.4m)이 솟구치고, 그 뒤로 덕유산 정상 향적봉(1614m)이 고개를 슬쩍 내민다. 이제 중봉까지는 내리 오르막. 거칠 게 없다. 백암봉 바위들은 반짝이며, 어서 오라 와락 끌어안는다. 중봉은 역시 이름날 만한 여름꽃 군락지다. 안개가 자욱한데도 푸른 사면이 노란 원추리꽃으로 뒤덮이고, 여름꽃들이 원추리꽃밭을 더욱 아름답게 꾸며준다. 게다가 구름안개는 꽃밭을 더욱 신비스럽게 꾸며주고 있었다.

향적봉 정상에 올라서자 그 너머로 스키장 곤돌라 터미널이 보인다. 덕유는 산 한쪽이 뭉개지든 말든 개의치 않고 대자연의 신비를 오늘도 잃지 않고 있다. 산밑에서는 구름이 밀려 올라오고 향적봉은 이를 없애느라 부지런히 팔을 휘젓는다. 산은 늘 그대로인데 산을 접하는 우리의 자세는 늘 변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정상 바위에 올라 뒤돌아섰다. 남덕유는커녕 무룡산도 보이지 않는다. 향적봉에 쉽게 올라 남덕유마저 탐하려는 이들에게 모습을 보여주기를 꺼리는 것일까. 아니었다. 곧 구름이 벗겨지면서 무룡이 다시 한번 춤판을 벌였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삿갓봉이, 남덕유가 서서히 무릎을 펴고 일어나 팔을 훠이훠이 휘젓기 시작했다. 덕유, 역시 넉넉하고, 기운이, 흥이 넘치는 산이었다.

● 산행 가이드

'중봉~향적봉'은 야생화 천국

덕유산(德裕山·1614m)은 계절마다 다양한 풍광을 보여주는 국립공원이다. 여름 역시 빠지지 않는 계절이다. 산릉을 수놓는 야생화는 천상화원이란 수식어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골짜기에서 피어오르는 구름안개가 연출하는 풍광은 대자연의 신비 그 자체다. 거기에 향적봉에서 남덕유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과, 동쪽으로 산릉이 겹을 이루고 그 끝에 곧추선 합천 가야산 일원의 조망은 산사진 작가들이 국내 최고의 균형미로 꼽을 정도다.

여름철 덕유산 산행은 야생화 군락지를 목적지 삼아 코스를 잡도록 한다. 야생화 군락지는 중봉, 무룡산, 서봉 일원. 중봉은 향적봉과 잇는 산행이 제격이다. 국립공원 관리소가 있는 삼공리에서 소와 담 그리고 폭포가 연이어지는 구천동계곡을 거슬러 백련사까지 다가선 다음 향적봉을 거쳐 중봉으로 올라서는 게 가장 일반적인 코스다. 하산은 등로를 되짚든지 또는 오수자굴을 거쳐 백련사 들머리로 내려선다. 삼공리 기점 향적봉 왕복산행은 6~7시간, 오수자굴 코스를 끼워넣으면 1시간쯤 더 걸린다. 체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무주리조트(063-322-9000)의 설천봉 곤돌라를 타고 오르도록 한다(왕복 1만원, 편도 6000원). 곤돌라 종점~향적봉 10~20분, 향적봉~중봉 30분 거리다.

서봉 일원은 향적봉~중봉 코스에 비해 찾는 이가 적어 더욱 호젓한 분위기를 맛볼 수 있으나 교통이 불편하다. 영각사 매표소을 출발해 남덕유와 서봉을 거쳐 육십령 방향(남쪽)으로 향하다 첫번째 갈림목에서 왼쪽 길을 따라 덕유교육원로 내려선다(5시간). 육십령까지 걸으면 1시간30분쯤 더 걸린다.

종주산행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진행할 경우, 영각사 기점이든 육십령 기점으로 삼든 삿갓재대피소에서 하룻밤 묵는 일정으로 짠다. 곤돌라를 타고 향적봉대피소에서 하룻밤 묵은 다음 이튿날 아침 일찍 출발하면 영각사까지 하루에 갈 수 있다. 준족들은 육십령까지도 가능하다.

덕유산 국립공원 전화 : 본소 (063)322-3174~5, 삼공매표소 (063)322-3473, 안성매표소 (063)323-0577, 남덕유분소 (055)943-3174, 영각매표소 (055)962-1508.  
 
교통
대전 - 진주간 도로 무주IC - 남원, 장수 방향 - 적상면 회전 교차로(구천동, 장수 방향) - 사산삼거리(구천동 방향 좌회전) - 치목터널 직진 - 구천동 터널 - 구천동 리조트 방향 - 37번 도로 - 거창방향 - 구천동 삼거리(구천동 방향 우회전) - 관광단지(덕유산 공원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