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비금도~우이도~외달도 ‘나만의 낭만여행’ [문화일보]

鶴山 徐 仁 2006. 7. 15. 18:44

섬으로의 여행. 도회지 사람에게 섬여행은 행락이라기보다는 도 피나 탈출쪽에 가깝습니다. ‘고립된’ 섬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 니라, 그 고립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탈출이라는 역설.
목포에서 배를 타고 무인도와 유인도 사이를 헤치고 난 뱃 길을 따라 몇시간을 흔들려가며 전남 서남해안의 몇몇 섬들을 찾았습니다.
섬은 여행자에게 몇가지 선물을 안겨줍니다. 섬이 주는 첫번째 선물은 바로 ‘시간’입니다. 섬에서의 시간과 육지에서의 시간 은 질적으로 다릅니다.
섬에서 시간은 더 느리게 갑니다. 도시에서의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라면, 섬에서의 시간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입니다.

두번째 선물은 ‘깊어지는 생각’입니다. 직관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섬 안에 들어서면 자신의 생각을 하나하나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떠나왔다면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더욱 두터워지는 걸 느낄 수 있지요. 아이들과 손을 잡고 역광의 해안을 걸어보거나, 해당화가 핀 해안을 오래 내려다보는 일.
쉬운 일 같지만 일상에서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일이 섬에서는 거짓말같이 가능하답니다. 이스케이프팀이 다녀온 섬은 비금도와 우이도, 외달도입니다.

비금도의 20리가 넘는 백사장과 우이도의 이국적인 모래톱, 외달 도의 바다를 향한 낭만적인 수영장을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목포 와 신안 앞바다에 보석처럼 깔려 있는 870여개의 섬 가운데 단 3 곳에 불과합니다. 꼭 이 섬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목포와 신안에서 어느 섬을 찍더라도 ‘섬이 주는 선물’을 한아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되도록 한적하고 고요한 섬을 택한다면 말입니다.

전남 서남해안 우이도·비금도·외달도 ‘같지만 다른 풍경’
전남 서남해안의 목포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흩뿌려져 있다. 다도해를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해무는 섬을 뒤덮으면서 동양화 같은 풍경을 그려낸다. 목포시 신안군에는 섬만 827개, 이 중 에서 754개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무인도다. 이런 섬들을 뱃길로 지나쳐가는 여행은 여정부터가 절정이다. 먼 바다의 섬 우이도, 그리고 가까운 섬 외달도, 그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는 비금도. 이 섬들의 서로 다른 풍경을 향해 떠나본다.

#난바다를 거 쳐 가는 멀고 먼 한 점 섬… 우이도



우이도는 멀다. 목포에서 여객선을 타고 3시간. 서울에서 출발하면 이리저리 자투리 시간까지 합쳐 족히 7, 8시간은 잡아야 도착하는 곳이다. 목포에서 우이도를 가려면 섬 앞쪽의 조류가 빠른 바다를 지나야 한다. 너울이 치면 큰 덩치의 여객선도 파도에 몸체가 비틀거리는 곳. 그래서 이곳을 지날 때면 키를 잡은 선장. 바닷길을 찾는 항해사도 긴장하곤 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뱃길을 달려 도착하는 우이도는 몽환적이다.

맑고 건조한 날보다는 오히려 구름이 낮게 가라앉은 날이 우이도에는 더 잘 어울린다. 그런 날이면 바다 위를 떠돌던 안개의 입자가 우이도에 달라붙는다. 우이도의 몽환적인 느낌은 돈목해수욕장 인근의 이국적인 모래언덕 때문이기도 하지만, 단 13가구가 사는 진리2구 마을로 들어서는 돌담길과 담곁에 노랗고 하얗게 핀 인동초꽃, 그리고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작은 교회당 때문이기도 하다. 자주 섬을 휘돌아가는 안개도 이런 몽환적인 느낌에 한몫 한다.

우이도의 돈목해수욕장은 단단하고 너른 백사장을 가지고 있다.
이 백사장의 느낌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백사장과 연결된 모래언덕 때문이다. 우이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이 모래언덕에서 백사장 쪽을 내려다본 풍경을 첫손으로 꼽을 수 있다. 이 모래언덕은 해안으로 밀려온 모래를 바닷바람이 밀어 올려 형성된 것. 모래언덕은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갖가지 무늬를 그려놓는다. 사구를 보호하기 위해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지만, 모래톱이 없는 비탈로 올라서면 사구의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우이도에서는 떠들썩하게 지내는 휴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바다를 내다보고 평화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이도를 즐기는 방법이다. 우이도에서는 시간이 넘쳐난다. 같은 시간이라고 해도 ‘도시에서의 시간’과 ‘섬에서의 시간’이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우이도에서는 꼭 해야할 일을 찾지 안아도 좋다. 아이의 손을 꼭 잡고 해질 무렵의 모래톱을 걸어보거나, 바다 반대편의 초지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방목 염소들 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가끔 마을 아낙들이 백사장에 나와 모래 를 길게 파헤쳐가며 조개를 잡는 모습도 억척스러워 보이기보다는,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려가는 낭만적인 모습으로 비친다.
몽환 적인 섬에서의 며칠간의 휴가. 그것은 바로 도시의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난 완벽한 휴식을 보장한다. 그게 익숙하지 않다면…, 당신은 너무 오래 도회지생활을 해온 것이다.

#탄성이 터져나오는 비경을 품고 있는 섬… 비금도 


비금도는 빼어난 풍광을 가진 섬이다. 목포에서 45㎞. 차도선을 타면 뱃길로 꼬박 두 시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비금도는 여느 섬들과는 달리 마을이며 집들이 깔끔하다. 섬마을이라지만, 고깃배도 그다지 눈에 띄질 않는다.
면소재지에는 도회 지에서 옮겨온 듯한 번듯한 대형슈퍼마켓도 있다. 왜 그럴까. 유 영관 비금면장은 “천일염과 시금치로 주민들이 적잖은 수입을 올리기 때문”이라며 “비금도는 날 비(飛)자에 새 금(禽)자를 쓰는데, 염전이 번성할 때는 쇠 금(金)자를 써서 ‘돈이 날아다니 는 섬’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섬초’란 이름을 달고 비싼 값에 팔리는 시금치는 모두 이곳, 비금도에서 난 것들이다. 비금도는 한 해에 겨울철 시금치 노지재배로만 100억원을, 천일염으 로 130억원을 벌어들인다.

비금도는 곳곳에 절경을 감추고 있다. 그 중 최근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 바로 서남해안 쪽의 하누넘해수욕장이다. 마을 쪽에서 바라보면 ‘하늘 너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하누넘 .
TV드라마 ‘봄의 왈츠’에서 ‘하트 모양의 해변’이라며 눈길 을 붙잡았던 곳이다. 하누넘의 해변이 하트 모양을 하고 있다지만,‘뭐 그렇다니 그런 것’인 정도. 만일 하누넘이 완벽한 하트 모양이라고 한다 쳐도, 그것보다는 주변풍광이 훨씬 더 아름다운 곳이다.
해변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시멘트포장도로조차 주변 풍경과 멋지게 어우러진다. 백사장으로 내려서면 아늑한 맛이 일품이다. 다만 화장실 겸 샤워실 외에는 부대시설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아, 해수욕장을 이용하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포장도로는 마주오는 차량과 교행이 안 될 정도로 비좁고, 주차장 시설도 없다. 대중교통이 이곳까지 닿질 않으니 차를 타 고 갈 수밖에 없으므로 눈치껏 마주 오는 차량을 살펴야 한다.

시간당 2만 ~3만원을 부르는 택시를 빌리는 것도 방법이다.
비금도의 원평해수욕장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광활한 모래톱이 펼쳐져 있다. 백사장 길이만 10리가 넘는다. 서남해안의 해수욕 장은 모래가 단단해 차를 타고 달릴 수 있는 곳이 적지 않지만, 아예 도로가 백사장을 따라 이어진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원평 해수욕장에서 깔끔한 콘도형 민박을 운영하는 박화진씨는 “워낙 백사장이 넓어 개발에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들 한다”며 “한여름철에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와도 백사장에는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일 정도”라고 했다.

비금도의 비경으로는 선왕산도 빼놓을 수 없다. 해발 255m에 불 과하지만, 암릉으로 이어진 산세는 가히 절경으로 꼽을 만하다.
상암마을 주차장에서 시작해 계단길을 지나 그림산 정상을 거쳐 선왕산 정상에 올랐다가 하누넘 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5㎞ 남짓.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해무 속의 다도해의 절경은 산행 내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바다가 보이는 한옥민박에서의 하룻밤… 외달도
외달도는 목포항에서 6㎞ 떨어진 12만여평의 자그마한 섬이다. 전라남도가 이 섬을 ‘사랑의 섬’이라고 이름 붙였다는데, 마을 주민과 공무원에게 꼬치꼬치 물었지만 싱겁게도 이렇게 이름을 붙인 별다른 이유는 없단다. 이 섬의 매력은 현대식 옥외 수영장 때문이다.
바다가 만들어놓은 작은 모래톱에 배가 한 척 묶여있고, 모래톱 앞의 산책로를 건너면 바로 수영장이다. 이렇게 바다에 붙어있는 수영장은 전국적으로 단 한 곳이라는 게 외달도 주민들의 설명. 수영장은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고, 샤워료만 1000 원을 받는다. 현대식 건물과 함께 세련되게 치장된 이 수영장에서 외달도를 관광목적지로 개발하려는 ‘전략’을 읽을 수 있다.

외달도 개발 전략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예가 바로 한옥 펜션이다. 섬 뒤편의 선착장 곁에 붙어있는 한옥 펜션은 전남도와 목포 시가 11억원을 투자해 이달 초 건립한 곳. 이 시설은 외달분교의 폐교 부지에 3동이 건립됐다. 창호문을 열고 툇마루에 앉아 해남 시아도 앞바다를 내려다보는 정취가 그만이다.
숙박료는 일반실(4~5인)이 5만원, 단체실(10인)이 10만원. 문을 열기 전부터 7 월 말 ~8월 초의 예약은 끝났지만, 다른 날은 조금 여유가 있는 편. 차라리 한여름 성수기를 피해가면 고즈넉한 한옥의 맛과 바다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을 듯하다.

외달도 인근은 조류가 세서 100여명 남짓한 주민들은 땅을 갈아서 먹고산다. 섬에는 주민들이 심어놓은 무화과 나무가 지천이다 . 개발이 진행되면서 남도의 섬이 가진 정취와 풍모는 잃고 있지만, 낭만적이고 세련된 휴식처로 탈바꿈하고 있다. 갯벌체험 등의 섬주변 체험학습도 충실하게 갖춰져 있다.
섬주민들이 치는 민박은 2인1실이 2만5000원 안팎이지만, 성수기에는 다소 가격이 오른다는 게 주민들의 귀띔. 하루 5차례 배편이 운항하지만, 여름 휴가철에는 ‘쌕쌕이’를 타고 갈 수도 있다. 쌕쌕이란 관광 객들로부터 돈을 받고 운항하는 작은 낚시배들. 육지로 치자면 ‘다람쥐 택시’정도 될 터다. 보통 10명 단위로 7만원을 받고 목포와 외달도 사이를 운항한다.

비금도·우이도·외달도 가는 길
KTX나 서해안고속도를 타고 목포까지 간다. 목포여객선터미널(06 1-243-0116)에서 비금도와 우이도행 배를 탈 수 있다. 비금도까지는 쾌속선을 이용하면 50분, 차도선을 이용하면 2시간이 걸린다. 우이도까지는 3시간이 소요된다. 배편 문의는 남해고속(061- 244-9915)과 대흥상사(061-244-0005)로 하면 된다.
외달도는 목포에서 2시간 간격으로 하루 5차례 운항한다. 피서철에는 이른 아침에 한 차례 운항이 추가된다. 50분가량 소요. 문의는 신진해운 (061-244-0522)으로 하면 된다.
비금도에는 원평해수욕장 인근에 민박집이 많다. 식당을 겸하고 있는 오란다민박(061-275-4620)이 깔끔한 콘도형 숙소를 운영한다. 손님이 넘칠 경우, 다른 민박집도 안내해준다.
우이도는 진리2구의 13가구가 모두 민박을 하고 있다. 마을 이장인 박화진씨가 운영하는 다모아민박(061-261-4455)으로 연락하면 방을 잡을 수 있다.
어느 집이나 4만원을 내면 막 정치망 그물 에서 건져온 자연산 회를 푸짐하게 떠준다.
외달도는 한옥펜션이 단연 첫손으로 꼽을 만한 숙박지다. 방값은 크기와 숙박인원에 따라 5만 ~10만원선. 아직 운영 위탁자가 결정되지 않아 예약을 받지 않는다. 목포시 관광사업과 개발계 061-270-8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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