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알몸으로 나선 여인

鶴山 徐 仁 2006. 7. 3. 15:30


    알몸으로 나선 여인


    영국 런던 근교의 코벤트리(Coventry)란 마을...

    2차대전 때 독일공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되었는데,
    당시 무너진 대성당의 잔해를 그대로 남겨둔 채
    옆에다 새로운 성당을 지어 역사적 교훈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정작 마을의 명물 볼거리는,
    긴머리에 알몸으로 말을 타고 있는 젊은 여인의 동상.

    숱한 관광객들은
    그걸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 동상은,
    11세기 그 지방의 영주였던 레오프릭(Leofric) 백작의 아내
    고다이버(Godiva) 부인의 희생적인 전설을 담고 있다.

    ....................

    왜 그녀는 알몸으로 말을 타고 있을까?

    당시의 농노들은 중노동에도 불구하고
    봉건제의 영주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바치느라고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이 참상을 잘 알고 있는 영주의 아내 고다이버는
    기회 있을 때마다
    남편에게 세금을 좀 깎아 주도록 간청했다.

    영주는 그 말을 흘려들었으나,
    그녀가 포기하지않고 애절하게 매달리자
    마침내 마음을 바꾸게 된다.

    그러나 아내의 청을 들어주는 대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 하나를 내걸었다.

    냉혹한 영주는 그런 그녀를 비웃으며
    아내에게 말하길,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여체는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소.

    "만약 당신이 나를 위해서
    내일 아침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영지를 한바퀴 돌고 온다면 세금을 깎아주도록 하겠소"

    .................

    다음 날 아침.
    몸종들이 울면서 만류하는 걸 뒤로하고
    그녀는 발가벗은 채 말에 올라 결연하게 성문을 나섰다.

    부인은 당시 17세의 어린 신부였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머리로 가슴과 치부만 가렸다.

    말하자면,
    천년 전의 '원조 애마부인'이었다

    말고삐를 잡은 시종이 울면서 앞장서고,
    코벤트리 마을 거리를 향해 서서히 나아갔다.

    입소문은 언제나 말보다 몇배 빠른 법.
    주민들은 영주의 아름다운 부인이 그들을 위해
    그런 수모를 마다않고 나섰다는 사실에 다들 목이 메었다.

    삽시간에 집집마다 전통이 나돌았을 것이다.
    '반상회'는 알고보면 그럴 때 꼭 필요한 제도였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결의했다.
    "우리 마을에선 어느 누구도 저 고귀하신
    영주 부인의 알몸을 절대로 보아서는 안 된다"

    모두들 길거리로 난 창문마다 커튼을 드리웠다.
     
    ...................

    그래서,
    아무도 고다이버 부인의 알몸을 목격한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꼭 호기심 많고 비겁한 인간이 있기 마련.
    마을의 젊은 양복재단사인 톰(Tom)이었다.

    톰은 혼자서 몰래 커튼을 열어젖히고
    알몸을 보는 순간 눈이 멀어버렸다고 한다.
    시종의 화살을 맞았다는 얘기도 있다.

    이 고다이버 부인의 전설을 토대로,
    유명한 화가들은 애마부인 그림을 그려 재미를 보고
    그걸 보러 온 관광객들로 붐빈다고 한다.
    코벤트리 마을의 로고조차 '말을 탄 알몸의 여인'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전설이 된 어린 부인의 용기는
    두고두고 정치하는 영국 남자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으니.

    17세에 불과한 여인이,
    오로지 고달픈 백성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기꺼이 알몸으로 나서 폭정에 맞섰기 때문이다.

 

 

 

자료 :  http://blog.empas.com/hangjun2/14549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