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내가 한국 대통령이면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경쟁력을 얘기할 것”

鶴山 徐 仁 2006. 5. 29. 09:37

 

이멜트 GE 회장 조선일보 인터뷰

“한국이 살 길은 혁신이다. 내가 만약 한국 대통령이라면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경쟁력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이공계를 우대하고 사회 전체가 더욱 똑똑해질 수 있도록 기업인들과 젊은이들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할 것이다.” 세계 최대의 금융·산업복합기업인 GE의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 회장은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만약 한국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GE의 최고 경영자로서 “항상 다음 세대 제품과 다음 투자국을 생각하고 있다”며 “ 어떻게 하면 GE를 계속 성장시킬 것인가만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질 리도 없지만 100달러까지 폭등하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유망한 사업으로는 “에너지·보안·바이오·의료·나노 분야”를 꼽았다.

이멜트 회장과의 인터뷰는 27일 GE 코리아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중국 베이징으로 떠나기 직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40분간 이뤄졌다. 이멜트 회장은 스케줄 관계상 마지막까지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지만 공항에서 기다리던 본지 취재진을 만난 뒤 마음을 바꿔 비행기 출발시간을 늦춰가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인터뷰 후 전용기(B737) 편으로 중국 베이징으로 떠났고, 이어 인도 뭄바이·뉴델리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잇달아 방문한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어떤 분야 투자를 강화할 계획인가.

“합작선인 현대카드·캐피탈을 통해 금융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풍력 터빈과 태양광 모듈 등 클린에너지 사업, 전자·자동차 산업에 필요한 고기능성 플라스틱 사업도 투자대상이다. 수익이 좋기 때문에 한국 투자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은 고유가와 원화 강세로 고전을 하고 있다. 환율과 유가 전망은?

“GE는 글로벌 기업으로 다양한 시장에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달러화 동향이 내 관심사가 아니다.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도, 100달러까지 상승하지도 않을 것이다. 배럴당 100달러 시대는 엄청난 사건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고유가와 원화강세로 한국기업이 타격을 받겠지만 삼성과 같이 뛰어난 기업은 창조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인도를 방문할 예정인데, 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지.

“중국과 인도 경제는 향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인구가 엄청나게 많고, 중산층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나라 모두 과학, 기술교육에 대한 열정이 크다. 특히 중국에는 성장을 추구하는 강력한 중앙정부가 있고, 인도에는 기업가 정신이 팽배해 있다. 약간의 기복은 있겠지만 양국 경제 전망은 아주 밝다. 중국인은 앞으로 더 좋은 차를 사고, 더 좋은 집에서 살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성장은 세계 경제에 좋은 일이다. 양국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천연자원을 흡수하고, 공급 과잉을 일으키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차세대 GE를 먹여 살릴 기술은 무엇인가.

“GE는 최소한 4~5가지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할 자신이 있다. 재생 에너지분야와 분자의학분야, 나노 기술분야, 보안 사업과 수자원 개발 관련 기술이다. 예를 들어 보안 사업의 경우, 비행기에 타기 전에 신발을 벗을 필요 없이 간단한 스캐닝으로 폭발물이나 무기 소지를 찾아내는 기술도 좋은 예다.”

―글로벌기업인 GE를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가는지 궁금하다.

“우리 조직은 아젠다(의제) 제시가 아주 중요하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구체적인 비전과 목표를 정하고, 회사 경영진 모두가 이를 공유한다. 조직원이 아젠다를 잘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각자 일하는 스타일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GE의 목표는 ‘끊임없는 성장’이고, 나는 32만명의 GE 직원들이 모두 성장을 향해 뛰도록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

―GE의 최고경영자로서 가장 힘든 때와 가장 보람 있었던 때는.

“취임 직후 9·11테러가 발생했는데 그 이후가 어려웠다. 경제 전반에 걸쳐 국민들이 불안을 느꼈고, 우리 사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그렇지만 GE는 위기에서 기회를 끌어냈다. 보안산업이 앞으로 중요해질 것으로 깨달았고 과감하게 투자했다. 한국에 와서 고객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때 기쁘다. 미래를 예측하고 개척해 가는 일이 재미있다. 예컨대 GE의 기술로 알츠하이머병을 고치는 데도 일조한다면 얼마나 보람 있겠는가.”

―GE는 리더를 키우는 과정이 독특하고 험난하다고 들었다. 어떻게 CEO 자리에 오를 수 있었나.

“일을 즐겼기 때문에 가능했다. GE는 평소에 흥미롭게 생각했던 것이 현실화되는 것을 내 눈으로 지켜볼 수 있는 직장이다. 돈이나 출세가 아닌, 꿈이 목표인 사람에게 어울리는 일터다. 나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두 번째 내가 하는 일에 대해 항상 신념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 내가 의심하는 목표는 100% 실패한다. 내가 옳다고 하는 것에 믿음을 가져라.”

―한국과 미국 간에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견해는.

“나는 자유무역을 신봉한다. 한국은 수출로 성장했고 자유무역의 혜택을 많이 받은 나라다. 이제 와서 경쟁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건강하지 못하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나라도 국제시장에서 경쟁하는 나라가 성공할 것이다. FTA는 한국의 경쟁력을 다시 자극할 것이다.”

―평소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수십 명은 될 것 같은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떠오른다. 기업인으로는 전임회장인 잭 웰치와 P&G의 최고경영자인 래플리 회장을 존경한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도 공부하고 있다. 도요타 방식을 GE에 직접 적용하기 힘들지만 참 배울 게 많은 기업이다.”

이멜트 회장은

2001년 45세에 취임 年10%이상 성장시켜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1956년 2월 19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났다. 학창시절에는 미식축구 수비수로 활약했다. 다트머스대(응용수학)와 하버드(MBA)에서 공부했으며, 82년부터 GE에서 일했다.

2001년 9월 7일 45세의 나이로 잭 웰치 회장의 뒤를 이어 GE의 9번째 회장이 됐다. 이멜트는 취임 원년부터 연속해서 매년 10% 이상 매출을 늘리면서 세계 최고의 CEO로 떠올랐다.

대학에 다니는 딸이 있고, 다이어트 코크를 아주 좋아한다. 나쁜 표정이 찍힐까봐 사진 찍히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이 때문에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2004년 기준으로 연봉은 300만달러, 보너스는 530만달러이다.

GE는 어떤 기업?

세계최대 금융·산업기업

GE는 미국 코네티컷주에 본사가 있는 세계 최대의 금융·산업 복합기업이다.

1878년 발명왕 에디슨이 설립했다. 현재 10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2005년 1497억달러(141조5563억원)의 매출액과 183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기업의 미래를 평가하는 시장가치 측면에서는 3600억달러(2004년 비즈니스위크 조사)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다. 직원은 32만명으로 핵심사업군은 기업금융, 소비자금융, 에너지·엔진, 플라스틱·가전·조명, 보건의료,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 6개로 구성돼 있다.

정리=송동훈기자 dhsong@chosun.com
사진=채승우기자 rainman@chosun.com
입력 : 2006.05.28 23:42 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