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想像나래 마당

[스크랩] 옹기의 맛과 멋

鶴山 徐 仁 2006. 5. 26. 09:35

투박하고 튼튼한 서민들의 생활 그릇


옹기는 서민들이 쓰던 민족 고유의 생활 그릇이다. 독이나 항아리 등 생활 속에서 칠성, 용단지
등 민간 신앙 안에서 그리고 부(缶)나 훈(壎)처럼 악기에서도 옹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화려
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생활 그릇 옹기의 멋과 맛.


옹기는 질그릇과 오지그릇의 총칭이다. 질그릇은
진흙으로 빚어 초벌구이를 한 그릇이고 오지그릇
은 질그릇에 오짓물을 입혀 다시 구운 그릇이다.

근대 이후 윤기가 없고 겉이 매끄럽지 못한 질그
릇의 사용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옹기는 주로 윤
기가 있고 단단한 오지그릇을 지칭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옹기는 상고시대부터 광범위하게 사용되
었다. 삼국시대 이후 그릇 만드는 기술이 발전하
면서 점차 단단하고 가볍게 만들어졌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시대에는 와기전(瓦
器典)이라 하여 옹기를 굽는 직제까지 두었다고 하니 얼마나 널리 쓰였는지 짐작할 만하다.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청자, 분청사기, 백자와 같은 새로운 도자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생활 용기는 역시 옹기였다. 조선 시대에는 서울과 지방에 백여 명의 옹기장을 두었
다고 한다.

그러나 도자기가 생활 용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옹기는 점차 저장 용구나 주방 용구
로 이용되어 살림 그릇으로서의 비중이 커지게 되었다. 1960년 이후에는 서구화의 영향으로 플라스
틱과 스테인레스 같은 식기 재료의 발달로 그 사용 범위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



옹기는 일반적으로 간장, 된장,
김치, 물 등을 담는 커다란 독
이나 항아리에 많이 쓰였다.
옹기가 ‘숨쉬는 항아리’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음식은 소금에 절여
삭히는 발효 식품이다. 그래서
이것들을 담는 그릇들은 음식
이 잘 익을 수 있게 숨을 쉬어
야 한다.

옹기의 태토가 되는 찰흙 안에
들어 있는 수많은 모래 알갱이
가 그릇 안에 미세한 공기 구
멍을 만들어 옹기 안과 밖으로
공기를 통하게 함으로써 안에
있는 음식물을 잘 익게 하고
잘 보존해 준다.

그 외에 옹기는 시루, 촛병,
등잔, 재떨이 등 생활용품으로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또한 사람의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신을 위해 장독대에 정화수를 올려놓고 식구들의 건강을 기원할 때
쓰던 칠성, 재산운을 관장하는 업을 모시던 업단지, 종가집에서 조상신을 모셔놓기 위해 사용하던 조
상단지,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농업신을 모신 용단지 등 민간 신앙용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부
(缶), 훈(壎), 물박, 옹장구 등 악기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옹기는 자연에
가장 가까운
그릇이다.

찰흙에다 부엽
토와 재를 섞
어 만든 잿물
을 입혀 구워
내기 때문에
사람의 몸에
전혀 해가 되
지 않고 금이
가거나 깨져
밖에 버리면
바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 친화적인 소재이다.

옹기의 다른 특성으로 방부성을 들 수 있다. 옹기에 쌀이나 보리, 씨앗 등을 넣어 두면 다음해까지
썩지 않고 그대로 있다. 이는 옹기를 가마 안에 넣고 구울 때 나무가 타면서 생기는 검댕이가 옹기
의 안과 밖을 휘감으면서 방부성 물질을 입히기 때문이다. 또한 잿물 유약에 들어가는 재도 음식물
을 썩지 않게 하는 효과를 높여 준다.

옹기는 귀족층에서 쓰던 청자나 사기처럼 세련되고 섬세한 맛은 없지만 값싸고 튼튼하기 때문에 서
민의 실생활에 부담없이 쓰여졌다.

기교를 모르고 투박하며 떨어뜨려도 잘 깨지지 않는 옹기. 옹기의 강한 생명력은 외압에도 잘 견디
며 순수한 삶을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듯하다.

출처 : 흙집마을
글쓴이 : 비즈니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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