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엠블럼 만든 양승춘 교수
정년 퇴임
서울올림픽 공식 엠블럼과 휘장을 제작한 서울대 디자인학부 양승춘(65.사진) 교수가 이달 말 정년 퇴임한다. 양 교수는 지난 39년간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1000여 점이 넘는 그래픽 작품을 제작한 한국 디자인계의 거목이다. 그는 서울대 교수 1700여 명 가운데 유일하게 석.박사 학위가 없는 '학사 교수'였다. 양 교수는 1965년 서울대 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뒤 당시 설립이 추진되던 대학원 과정에 진학하려다 과정 신설이 무산되자 광고업계에 뛰어들었다. 66년부터 3년간 OB맥주와 합동통신 등에서 광고기획 및 제작을 하면서 대한민국 상공미전 특선을 세 차례 하는 등 능력을 발휘, 68년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임용됐다. 양 교수는 "교수로 임용된 지 1년 만에 대학원 석사과정이 생겼는데 교수가 자기 학교 대학원을 다닌다는 것도 마땅찮고, 유학을 갈까 생각도 했지만 전임강사가 그런 얘기를 꺼낼 분위기도 아니어서 시기를 놓쳤다"고 회고했다. 퇴임 후 양 교수는 '한국의 전통 조형'에 관한 교재 집필에 전념할 계획이다. 그는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이라는 말처럼 우리나라 전통 조형을 응용해 현대적인 디자인 작품을 창안하는 것을 가르치는 교재"라고 설명했다. 이 교재는 내년부터 한 권씩 총 5권으로 나눠 출간될 예정이며 각 권은 청.적.황.백.흑 등 우리나라 전통의 오방색(五方色) 겉표지로 꾸며진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성장하면서 문화적 정체성이 희미해졌다"며 "우리 것을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해야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교육에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학들에게 "도전하는 자만이 승리할 수 있다. 편한 길, 남들이 다 간 길로 가지 말고 끝없는 도전을 통해 문화가 꽃피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퇴임의 변을 남겼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
2006.02.02 04:45 입력 / 2006.02.02 05:47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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