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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는 “일과 성취 밖에 보이는 게 없었다”면서 “그러나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날 서울대 수의대 강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소속연구원의 난자 기증사실과 난자 채취에 따른 보상금 지급사실을 시인했다.
황 교수는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라고 속죄하기 위해 오늘부터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한다”면서 “현재의 심정으로는 연구직까지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속 연구원의 난자기증과 관련 “연구에 참여 중이었던 한 여성 연구원이 찾아와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혀지만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나이 어린 대학원생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면서 “그 뒤에도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두번 더 밝혔으나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원 1명의 경우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고 황 교수는 덧붙였다.
미즈메디병원의 난자채취와 관련해서는 “한두개도 아닌 많은 난자가 공급되는 상황에서 이들 중 일부가 특별한 방법에 의해 조달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노성일 이사장이 별 문제가 없는 난자들이니 연구에만 전념하는 말에 더이상 확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병원에서 채취된 난자에 대해 보상금이 지급된 데 대해서는 “10월말 노 이사사장의 전화를 받고 알았다”면서 “본의 아니게 그런 난자가 사용됐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어 “과학연구는 윤리의 테두리 속에서 진행돼야겠지만 현실은 앞서가는 과학을 뒷받침하는 윤리규정이 마련되지 못하는 예가 드물지 않다”면서 “법 규정이나 윤리항목에 비춰볼 때 깊은 통찰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그는 “모든 논란과 파문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면서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심경을 소개했다.
황 교수는 하지만 “현재까지 환자의 줄기세포를 만든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면서 “줄기세포 연구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변함없이 성원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黃교수 “연구실 가기도 싫다”지만… 시민격려는 쇄도
“힘내세요” 난자기증 확산… 정치권도 적극지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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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편에서는 난자 기증 운동이 확산되는 등 윤리 논란을 줄기세포 연구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범사회적인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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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황 교수가 한때는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나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격앙돼 있었지만 지금은 이번 시련을 이겨내야
한다는 담대함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MBC PD수첩 팀의 과도한 취재활동으로 황우석 연구실 분위기는
극도의 침울상태에 빠져 있다. 그는 “연구원들이 그동안 휴일도 없이 매일 새벽에 출근해 연구에만 매달렸는데 허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PD수첩
팀은 지난 9월부터 난자 의혹과 줄기세포 연구 등과 관련해 황 교수팀의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취재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오늘 2시 서울대에서 열릴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문들에 대해 소상히 밝힐 예정이다.
한편 지난 21일 발족한 ‘연구·치료 목적 난자기증 지원 재단’에는 난자를 기증하겠다고 나선 여성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재단의 김원철
대리는 “오늘 난자 기증 서약을 하겠다는 여성의 전화가 20여통 왔다”며 “‘황 교수님 힘내시라’ ‘이런 일로 연구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
‘난치병 환자가 있는 가족은 황 교수님이 유일한 희망이다’ 등의 격려 전화도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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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를 남편으로 둔 여성은 전화 통화에서 “남편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에 있다. 내가 난자를 기증한다고 해서 남편이 바로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집 같은 환자가 있는 가족들이 희망을 얻을 수 있다면 기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의 후원회에도 황 교수에 대한 지지가 몰리고 있다. 후원회 홍재훈 실장은 “미국 섀튼 박사의 결별 보도가 나온 지난주부터 갑자기
홈페이지 회원 가입자 수가 늘어서 한주 사이에 300여명이 모였다”며 “한 주에 20~30명밖에 안 되는데, 평소의 10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후원회가 모금한 후원금은 33억원이다. 예전에는 재계 인사들이 주로 후원금을 냈는데, 최근에는 개미군단(일반인 회원)이 늘기 시작했다고
후원회는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황 교수 돕기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황 교수 연구진에게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난자를 제공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난자기증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 교수 연구팀이 난자 채취과정 때문에 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과 협의해 법안 등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윤리 논란과 관련, “아무도 하지
않던 초기 연구과정에서 생각지도 않은 미흡함이 발생한 것은 이해해줘야 한다. 당시에는 제도적 장치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황 교수를 적극
옹호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도 이날 당 회의에서 “최근 황 교수에 대해 일방적인 문제 제기와 흠집내기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생명공학 분야의 국제적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향상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해 국익적
차원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황 교수 기자회견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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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연구팀은 2002년 말부터 2003년에 이르기까지 인간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하여 줄기세포주를 만들었고 그 특성을 검증하여 결과를 2004년 2월 사이언스지에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연구를 위해 총 16명의 여성들이 난자를 제공했으며 그 중 242개 양질의 난자를 이용하여 1개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여성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하였다는 의혹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명의 여성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한 것은 사실입니다.
당시의 연구에는 많은 난자가 필요했지만 줄기세포 확립에 성공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난자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 연구에 참여 중이었던 한 여성 연구원이 제게 찾아와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 연구원이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나이 어린 대학원생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난자가 부족한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교수 입장에서 그 의사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 뒤에도 난자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이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두번 더 밝혔으나 저는 거절했습니다.
또 다른 여성 연구원 한명도 약 1개월 반 후 비슷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이후 2004년 5월 <네이처> 기자가 연구팀의 연구원 중 한 명이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혔다면서 제게 확인을 요청하였습니다.
저는 두 명의 연구원에게 사실여부를 물어봤습니다.
그 분들은 난자를 제공했다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난자 제공이란 여성으로서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고 제게 밝혔습니다.
저로서는 네이처지에 당시에 본인은 몰랐지만 결국 연구원들의 난자가 제공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어야 했음에도 제공자 한명이 매우 강력히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청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공된 연구원 난자 때문에 윤리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 답답하여 네이처지에 사실과 달리 답변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그 사실을 있는 대로 털어놓았다면 국민 여러분에게 지금같은 염려를 드리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듭니다.
2. 미즈메디병원의 난자제공과 관련하여
2002년 3월경 저는 노성일 이사장과 서울의대 문신용교수와 함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연구에 온 힘을 기울이기로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
당시 미즈메디 병원은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있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고 있었으며 불임 클리닉 운영을 통해 난자와 관련된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난자의 획득도 가능하여 이 두 부분을 책임지고 저희 연구팀은 체세포 핵이식 분야를 맡기로 역할 분담이 되었습니다.
노 이사장의 이러한 기여는 우리 연구에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후일 특허권에 대한 지분도 공유하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두 개도 아닌 많은 난자가 미즈메디 병원으로부터 공급되는 상황에서 이들 중 일부라도 특별한 방법에 의해 조달되지 않겠는가라는 의구심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 이사장 특유의 직선적이고 솔직담백한 답변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난자들이니 연구에만 전념하라는 말씀에 더 이상 확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한 난자중에 노 이사장이 실비제공에 의해 취득한 난자가 있음을 직접 확인한 것은 지난 2005년 10월말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 취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혔다며 저에게 전화를 해 와서 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본의 아니게 그러한 난자가 사용되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현재 저희들이 수행하는 연구는 매단계마다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저희 연구진들은 눈 덮인 들판에 처음 발자국을 남기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재 법규정이나 윤리항목에 비추어볼 때 과거 저희들에게 깊은 통찰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윤리와 과학은 인류문명을 이끌어가는 두 수레바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연구는 윤리의 테두리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현실은 앞서가는 과학을 뒷받침하는 윤리규정이 마련되지 못하는 예가 드물지 않습니다.
저희들의 연구도 그와 같은 경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희들의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은 국제적 윤리기준에 부합되도록 생명윤리학자들의 도움도 받았고 검증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환자유래 줄기세포주 확립에 성공한 나라는 저희밖에 없으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보유, 공급할 수 있는 나라도 저희밖에 없습니다.
줄기세포 연구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변함없이 성원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번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응하여 냉정하고 신중하게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본 연구를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본의아니게 어려움을 겪고 있을 한양대학교 기관윤리심의위원회와 미즈메디 병원 연구진들에게도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모든 논란과 파문의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속죄하기 위해 오늘부터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합니다.
현재의 심정으로는 연구직까지도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보내줬던 따뜻한 성원과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등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오로지 순수한 과학도로서의 길만 걷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어떤 질책과 비판 그리고 충고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과 국내외 과학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005.11.24.
황우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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