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부산동의대 피해 유족들과 경찰에 대해 죄송한 마음

鶴山 徐 仁 2005. 10. 28. 17:39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나라 이 사회가 어떤 모양새롤 변화해 갈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고 유감스럽습니다.

기억하기 조차 싫은 시위자들에 의해 시위진압을 공무를 수행 중이었던 경찰관 7명을 불을 질러 살해한 1989년에 발생한 부산동의대 사건의 살인범이라 할 수 있는 당시 이 사건의 주동자들을 법정에서는 중형으로 징역2년부터 무기징역까지 극형을 선고를 했었는데, 세상이 변해도 너무나 변하여 화염병으로 무고한 경찰 7명을 숨지게 한 사건을 ‘민주화운동’이라 치켜세우는 대통령 직속의 위원회가 있는가 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위원회의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결정에 이는 묵과할 수 없는 부당한 처사”라며 헌법소원을 냈었는데 어제 27일에는 헌재가 드디어 5대4로 이를 각하해 버렸다.

각하의 의견을 낸 5명의 헌법재판관은 “동의대 사건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다고 해서 순직 경찰관이 부정적 사회적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유족들의 기본권이 침해 당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아무리 헌재가 법의 잣대로 판단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헌재의 성격 자체가 정치적 영역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의 논리(法理)’란 명목을 앞세워 너무나도 일반 국민들 다수의 견해와는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준 것에 대해서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어찌하여 이 세상이 이제는 상식도 잘 안 통하는 지경으로 내달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공무를 수행하고 있던 경찰을 상대로 끔찍한 살인폭력을 행사한 것을 두고도 이를 과연 ‘민주화운동’이라는 명분 아래 용서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현실에 저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 판단하시는 다른 많은 분들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해 하시리라고 봅니다. 

하기야 강정구사건이나 장시기 등을 포함한 동국대 교수들의 행동을 두고 보더라도 현 정부의 정체성 논란은 이미 언론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의 대리전 양상이라고 표현한 지난 10.26 대구동구을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를 통해서나 그 외 3개소에서 모두 열우당을 낙선시킨 것으로도 국민들이 현 정부에 대해 일단락 심판은 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던 노무현정부 하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 진상을 통해서 이제는 갈만큼 다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번의 헌재 결과를 보면서 당시 부산동의대 사건의 피해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관련 유족들과 지금 경찰의 내부에서 일고 있는 분노의 목소리에 대해 그들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28일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의 게시판에는 ‘후배경찰’이라는 네티즌이 쓴 글이 올라와 있는데 그는 자신의 글을 통해서, 헌재의 결정에 대하여, “참 가슴이 아픕니다. 경찰관 7명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질러 죽인 자들을 어떻게… 민주화운동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되는지. 참 슬프고도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저승에 계신 선배님들 죄송합니다. 세상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라고 했으며, ‘시민’이라는 한 네티즌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마저 부끄럽게 만드는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판자’라는 한 네티즌은 “대단하십니다. 멋진 판결입니다. 앞으로 시위에 경찰은 필요 없으니 헌법재판소에서 처리하십시오”라고 적고 있습니다. 물론 민주사회 국민의 일원으로서, 비록 ‘법의 논리(法理)’가 일반 시민들의 생각과는 다르다고 하더라도, 5 대 4라는 재판관들의 이견에서 보듯이 헌재가 많은 고민과 숙고 후에 내린 판결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이겠지만 이 번 판결이 가져다 줄 후폭풍도 만만 찮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동의대 사건에 대한 민주화운동 논란은 이 판결로 종결이 아니라, 설사 법적으로는 끝이 났다고 해도 우리 사회에는 적지 않은 후유증을 심어 주었다고 여겨집니다.

이렇게 소수의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자들에게 정권을 맡긴 우리 세대가 겪어 나가야 할 큰 진통이고 고통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고 봅니다.

지하에 계신 동의대 사건의 희생자 분들과 분노하고 계실 유족들과 우리 민주경찰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전하면서, 잘 못된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회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법치 민주사회의 일원으로서 희망을 가지고 살면서, 구민을 우롱하고 엉뚱한 짓거리를 일 삼는 자들을 모조리 심판하게 될 그 날을 함께 기다리자고 말씀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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