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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際.經濟 關係

[청계천 개통 이모저모] 첫날부터 '인산인해'

鶴山 徐 仁 2005. 10. 1. 21:33
서울=연합뉴스
사진=조인원 기자 join1@ chosun.com
입력 : 2005.10.01 14:27 02' / 수정 : 2005.10.01 17:57 26'


▲ 청계천 복원 개통 첫날을 맞은 1일 많은 시민들이 청계천을 가까이 보며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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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개통
1958년 콘크리트로 덮인 이후 47년 만에 복원된 청계천이 1일 오전 시민들에게 처음 공식 개방되자 수많은 시민들이 청계천으로 몰려들었다.

이날 저녁 때 열릴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 때문에 오전에는 삼일교 구간부터 청계천 산책로가 개방됐지만 몰려든 인파로 5.8㎞에 이르는 복원 구간 양쪽이 가득찼다.

특히 청계광장과 가까운 상류 구간에서는 산책로가 좁아 사람들이 일렬로 줄지어 다녀야 할 정도였으며, 삼일교, 수표교, 나래교 등 다리 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청계천을 구경했다.

시민 이인원(57)씨는 “수십년 간 하늘을 덮었던 청계고가를 헐고 도심 한복판에하천이 생기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아침 일찍 청계천변에 나왔는데 밤까지 머무르며 야경을 즐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낮 12시 현재 청계천에 나온 시민의 수가 2만명에 달할 추산했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 많아=

0...개통 첫날 청계천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특히 많이 나왔다.

주 5일제로 3일 개천절까지 사흘 연휴를 갖게 된 시민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청계천변을 거니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고 특히 징검다리를 오가며 즐거워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또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가족과 함께 나와 복개 전 청계천 모습을 회상하기도 했다.

시민 김혜자(30.여)씨는 “청계천 인근에 사무실이 있어 아이를 꼭 데리고 나오고 싶었다”면서 “어릴 적 내가 자란 시골의 정취를 아이가 느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사 인솔하에 학생들 단체견학=

0...이날 청계천 곳곳에서는 선생님과 함께 단체 견학을 나와 10여명씩 무리를 지어 다니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유적답사반 학생들을 데리고 나온 박영주(48.여)씨는 “도시에서만 살아 하천이나 풀 등 자연을 느끼지 못한 학생들에게 도심 속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학생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중학생인 신현선(12)양은 “평소에 보지 못한 시냇물을 보니 신기하고 징검다리 를 건너는 것도 재미있다”며 “서울시내에서 이런 것을 즐길 수 있다는게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산 대신 도심 속 하천으로=

0...주말에 서울 인근의 산으로 향했던 등산객들도 이날은 도심 속 생태하천인청계천을 찾아왔다.

등산복 차림에 등산화를 신고 배낭까지 멘 중년의 시민들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수 킬로미터 구간을 운동삼아 천천히 걸어가기도 했다.

특히 산악회나 동호회에서 단체로 나온 등산객 복장의 사람들이 하천 주변을 무리지어 가는 이색적인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교회 산악회에서 나왔다는 허남(69)씨는 “토요일마다 근교 산에 가는데 오늘은 청계천으로 발길을 돌렸다”며 “자연 상태로 복원된 청계천이 수변 식물과 어우러지니 산속 못지않게 자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비 와서 가슴 졸여”

0...청계천 개방 전날인 9월 30일 오전부터 서울시 전역에 굵은 비가 쏟아지자 서울시 관계 공무원들은 밤새 애를 태우며 가슴을 졸였다.

성동구 마장동 시설관리공단 8층의 청계천 종합상황실에서는 청계천변에 설치된 16대의 고성능 폐쇄회로(CC) TV 화면을 밤새 지켜보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1일 오전부터 날이 개 서울시 공무원들은 저녁 때 열릴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 준비에 전념할 수 있었다.

청계천 복원의 주역인 장석효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은 “지난 27개월 간 하루도 빠짐없이 청계천을 오가면서 공사 현황을 점검했는데 개방하는 날 비가 와 애를 약간 태웠다”며 “다행히 날씨도 좋아지고 청계천변에 나온 시민들도 너무 좋아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청계천 물길 열렸다"

복원후 첫 공식 개방…시민들 산책로 거닐어
'새물맞이' 기념식서 전국 8도 물 ‘합수’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10.01 10:28 26'


 


▲ 9월29일 저녁 준공식을 마친 서울 종로구 관수동과 중구 수표동을 잇는 삼일로 교차로에 설치된 삼일교 밑으로 청계천이 흐르고 있다.연합
1958년 콘크리트로 덮인 이후 47년 만에 복원된 청계천이 1일 오전 시민들에게 처음 공식 개방됐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복원된 청계천을 열어 시민들이 수표교 등에 설치된 계단을 통해 청계천 아래 산책로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제 많은 비가 내렸지만 지금은 거의 그쳤고 수위도 낮아 시민들에게 청계천을 개방해도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나 도로와 청계천 사이 차단로에서 복원 공사를 지켜봤던 시민들은 처음 물가의 산책로를 거닐며 되살아난 청계천을 살펴봤다.

서울시는 이날 저녁 6시 청계천 시점부인 광화문 동아일보 앞 청계광장에서 이명박 서울시장과 각계 인사, 시민 대표 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를 성대히 열어 청계천 복원을 축하한다.

행사는 대취타의 나팔소리에 맞춰 물 수호군과 취타대 등 300여명이 전국 8도의 강과 못 10곳에서 떠온 ‘8도 물’을 항아리에 담아 들고 서울광장에서 청계광장까지 행진하는 퍼레이드와 함께 시작된다.

‘8도 물’은 백두산 천지, 두만강, 압록강, 전남 영산강, 전북 금강, 경북 낙동강, 강원도 소양강, 서울 한강, 한라산 백록담 그리고 청계천 시점부인 인왕산 등 10곳에서 담아 왔다.

물이 청계광장에 도착하면 시민 대표들이 채수돼 온 물을 ‘통수(通水) 항아리’에 붓고 오색 갈래천을 당겨 청계천에 흘러보내며 한반도의 통일과 화합을 기원하는 합수(合水) 의식을 진행한다.

전국 8도의 물이 청계천과 합류해 흐르며 행사가 절정에 이르는 순간, 서울시민의 소망을 담은 ‘소망 벌룬’이 뜨고 청계천 전역에 야간 조명이 비춰지면서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어 보아, 조수미, 김건모 등 유명 성악가와 가수가 청계천 복원을 축하하는 공연을 펼친다.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가 끝나면 전날 비로 연기된 ‘청계천 새물맞이-서울시가 드리는 전야 음악회’가 저녁 8시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광복절에 열렸던 ‘광복 60주년 기념 음악회’에 이은 정명훈의 두번째 무대로, 서울시합창단과 유럽에서 활동 중인 바리톤 한명원, 국악고 학생 등으로 구성된 연합사물놀이팀이 협연한다.

연주곡은 헨델의 ‘메시아’ 중 ‘할렐루야’, ‘왕궁의 불꽃놀이’,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 중 제4악장, 가곡 ‘청산에 살리라’와 ‘향수’, 베르디의 레퀴엠 중 ‘상투스’, 우리 민요 모음곡 등이다.

한편 이날 청계천 기념행사 개최로 인한 도심의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청계천로, 무교동길, 태평로 등 행사장 인근의 교통이 전면 통제된다.

 

 

 

청계천복원, 3900억 들여 23조 파급효과

조선닷컴 internews@chosun.com
입력 : 2005.09.30 13:56 10' / 수정 : 2005.09.30 14:4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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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3900억원을 투자한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최대 23조7800억원대의 직·간접적 경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문화일보가 30일 보도했다.

이 같은 효과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분석한 ‘청계천 복원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따른 것으로, 투자 대비 산출 효과는 무려 59배에 달한다고 문화일보는 전했다.

시정개발연구원이 내놓은 최대경제효과 창출의 근거로 “청계천 주변의 재개발 대상지 34만4368평 가운데 가능성이 낮은 블록을 제외한 18만 3348평을 재개발할 경우 서울 14조 6984억원을 포함, 전국적으로 23조 7818억원의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와 서울 24만 4397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31만528명의 고용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기사는 “특히 청계천을 찾는 외국 관광객만 연간 200~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청계천 주변 음식점 등 상가는 물론 동대문시장 등이 활기를 띠면서 청계천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대통령 '청계천 새물맞이' 참석 안팎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10.01 21:35 03'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에 참석해 서울 시민들과 함께 청계천의 물길을 새롭게 열었다.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6시30분에 맞춰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행사장 입구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내외의 안내로 행사장에 들어섰다.

노 대통령이 이 시장 내외를 비롯해 이날 행사에 초청된 내외빈들과 악수하고 자리에 앉자 곧바로 본행사가 시작됐다.

옥색 한복 두루마기 차림의 이 시장이 먼저 연단에 올랐다. 이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날 청계천의 물길이 열리기까지 참여한 관계자 및 서울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시장은 특히 “착공 한달 전인 2003년 6월4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의 의견이 여럿이었으나, 노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의 뜻을 이해해 주시고 지원을 약속해 주신 것이 성공적 착공을 하는데 큰 힘이 돼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당시 국무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 “찬반 양론이 있었지만 추진이 결정된 만큼 사업성공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할 것”이라며 “총리가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긴밀히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었다.

자리에 앉아있던 노 대통령은 가벼운 목례로 이 시장의 감사 인사에 답례했으며, 이어진 축사를 통해서도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 시장과 공사관계자 여러분 정말 수고 많았다”고 격려하면서 “특히 결단을 내리고 강력한 의지로 이 사업을 추진하신 이 시장의 용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보낸 축하 영상메시지 및 채수 과정을 담은 영상 상영, 새물길 잇기 퍼포먼스, 합수 및 통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노 대통령은 이 시장과 함께 청계천 시원의 ‘정화수’를 무대 중앙에 마련된 대형 통수 항아리에 쏟아부었으며, 권 여사도 이 시장의 부인과 함께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에서 떠온 물을 합한 ‘민족수’를 부었다.

합수 행사에 이어 노 대통령 내외는 이 시장 내외 및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항아리와 연결된 갈래천을 잡아 당김으로써 청계천에 ‘새 물’을 흘려보냈다.

한편 행사에는 대선 예비주자로 꼽히는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으며, 박희태(朴熺太) 김덕규(金德圭) 국회부의장,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에서도 박근혜 대표와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지난달 7일 회담 이후 첫 대면한 노 대통령과 박 대표가 이날 하루 두차례나 인사한 셈이다.

 

 

 

 

옛 추억이 새 추억 만드는 길 5.8㎞

조선일보 '청계천 걷기대회' 3만여명 북적… 개천절 경축도
조의준기자 joyjune@chosun.com
입력 : 2005.10.03 22:38 23' / 수정 : 2005.10.04 05:0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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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웃네. 이렇게 걸으니 옛날 청계천에서 데이트하던 생각이 드나 봐.” 황영옥(74) 할아버지와 문점문(67) 할머니는 손을 꼭 잡았다. 혹시 햇볕에 할머니의 얼굴이 그을릴까 연방 모자를 고쳐 씌워주는 할아버지. 스무 살 첫사랑 같다. 황 할아버지는 “이 사람이 몇 년 전에 뇌 수술한 뒤 정신이 맑지가 않아. 그래서 웃는 일이 많지 않은데…. 청계천이 집사람을 다시 웃게 했네”라고 말했다.

3일 조선일보 주최로, 롯데건설과 MBT코리아가 협찬한 ‘청계천시민걷기대회’. 서울 청계광장을 출발해 동대문구청 앞 고산자교까지 5.8㎞에 이르는 청계천 복원 전 구간을 2시간 가량 걷는 이번 대회에 3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 3일‘청계천시민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도로와 산책로를 가득 메운 채 걸어가고 있다. 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
시민들은 출발지에서 100m쯤 떨어진 광통교 위에서 벌어진 거리 음악회에 귀를 기울였다. 서울 한빛맹학교 학생들이 노사연의 ‘만남’을 연주했다. 이어진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 참가자들은 앞을 보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큰 박수로 장단을 맞춰 주었다.

박민수(58)씨와 유경복(여·56)씨는 조흥은행 본점 앞 광교에서 V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사진사는 박씨의 아들 재용(25)씨. 박씨는 “저 건너편에 ‘명다방’이랑 ‘자양당 빵집’이 있었는데 최고의 데이트 코스였지. 옛날 기분 좀 내려고 아들까지 불러서 사진 찍고 있다”고 했다.

방현수(32)씨는 온몸을 태극기로 감싼 채 걷기대회에 참가했다. “개천절에 청계천 물길이 열린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연인 사이인 이충현(29)씨와 김은정(여·26)씨는 걷기대회 내내 새살거렸다. 서로 밀고당기고 목을 감으며 추억 쌓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 김가영(10)양과 하민지(12)양은 “한강보다 훨씬 놀기 좋아요”라고 외치며 손을 잡고 도로를 뛰어다녔다.

고산자교 도착점에 도달한 이규현(12·자폐아동)군은 ‘좋다는 뜻’으로 손을 가득 벌려 동그라미를 그렸다. 규현군과 함께한 30여명의 다른 자폐장애아도 자리에서 깡충깡충 뛰며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잡아끌었다.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미싱사’를 하고 있다는 필리핀 출신의 노라(여·38)씨는 “1년 전쯤 한국에 왔는데 오늘만큼 즐겁게 시내를 걸어본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일하다 힘들 때면 청계천에 나와서 쉬어야겠다”며 웃었다. 사흘동안 청계천을 찾은 시민은 170여만명에 이른다.

 

 

 

 

“세계가 놀란 생태하천…1000만 서울시민의 작품”
청계천의 기적 - 이명박 시장 인터뷰
열섬현상 완화 등 도심 생태환경 변화... 종묘서 남산까지 녹지거리로 또 한번 큰일 낼 것

이명박 서울시장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청계천은 1000만 서울시민이 힘을 모아 만든 작품”이라며 “1000만 시민이 함께 만든 청계천을 4800만 국민에 바친다”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청계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숱한 사람이 고생해 이뤄낸 성과를 두고 정치적이라고 하면 결례”라고 맞받아쳤다. 10월 1일 청계천 복원식을 앞두고 있는 이 시장을 지난 9월 21일 오후 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 청계천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도심 생태하천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과 같은 거대도시에 들어선 도심 생태하천의 의미를 어떻게 보나.

“청계천 복원은 무엇보다 도시 하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맑은 하천을 되살림으로써 하천을 따라 동서 녹지축이 형성되고, 새로운 바람길이 열렸다.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시켜 이미 청계천 주변은 온도가 3도까지 내려가는 등 생태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서울 사람들은 자주 오가기 때문에 이런 변화에 둔감하지만 얼마 전 세계 한상(韓商)대회에 참가했던 동포들은 쇼킹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청계천 복원은 그 자체가 세계 최초의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미 청계천을 방문한 외국인의 수가 3000명이 넘었고, 일본의 토목전문가를 비롯해 이스탄불, 울란바토르, 타이베이 시장 등이 청계천 복원 사업을 벤치마킹하고자 노력 중이다. 일본 도쿄대에서는 청계천 복원 연구팀이 생겨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 당초 청계천 복원을 주장했던 환경전문가나 생태학자 중에서는 복원된 청계천이 순수한 자연상태가 아니라 너무 인공적이라는 비판을 하는 사람이 있다. 또 청계천에 물을 흘려보내는 데 연간 8억여원이 드는 것을 비롯해 복원 비용 대비 효용성을 시비하는 견해도 있는데….

“우리가 청계천 복원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지난 40년간 죽어있던 청계천을 역사가 살아 숨쉬는 생태하천으로 되돌리자는 것이었다. 청계천은 치수(治水) 및 하수 기능이 중요한 도시 하천임에도 불구하고 하천 폭이 제약돼 있고 우기(雨期)가 아닌 경우에는 하천이 마르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일반적 개념의 자연하천으로의 복원은 힘들다. 따라서 우리는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주변지역을 친환경적으로 꾸며 세계 다른 도시와 비교해도 경쟁력있는 문화·관광 기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세밀한 계획을 수립했다.

예컨대 관련법상 50년 빈도의 최고 강우량만을 감안해도 그만이지만 우리는 200년 빈도의 최고 강우량을 감안해 청계천을 설계했다. 서울의 동서남북과 각 지점별 강우량이 청계천에 미치는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는 발달한 IT기술과 외국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장애인들을 위한 산책로 진입 시설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는데 이 역시 홍수 때 유량을 분석해 유속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많이 만든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해 이런 분석을 하고 결과를 미리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된다’는 신념을 가질 수 있었다. 비용 대비 효용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청계천 복원에 앞서 사업 타당성 조사와 사회적 비용 편익에 대한 분석을 끝냈다. 환경개선 효과, 역사성 회복, 관광자원화에 따른 편익 등을 고려할 때 사업성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 청계천 복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청계천 주변의 22만 상인과 1500명 노점상과의 갈등이 가장 어려웠던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분들에겐 생존이 달린 문제인데 어떤 보상도 없이 구두로 약속을 하다보니 합의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어려웠다. 4200번 이상 만나서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말과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인내의 과정이었다. 지난해 베니스 국제건축비엔날레에서 청계천 복원 사업이 최우수 시행자상을 수상한 것도 청계천 복원에 대한 발상과 사회갈등 해소가 주된 이유였다. 사실 서울의 가장 중요한 다운타운을 저개발 상태의 황폐한 지역으로 방치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 청계천 복원은 국가가 주관해서 했어야 할 일이었다. 성공적으로 끝나 다행이지만 지방자치단체가 하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었다.”

- 청계천 복원이 향후 서울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우리는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심부 발전계획’도 수립했다. 청계천 주변지역의 다양한 특성을 감안해 무계획적인 난개발을 방지하는 틀을 이미 마련했다. 역사적 중요성, 도로 확보 및 공원 조성 등을 고려해 도심부 건축물의 높이를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내년 초 철거될 세운상가는 재개발되면서 건물이 도로에서 15m 뒤로 물러나고 잔디공간과 걷는 거리가 조성된다. 이와 함께 종묘에서 남산을 잇는 폭 90m의 녹지축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사람들이 또 한번 놀랄 일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런 도심부 발전 계획은 국제 현상공모 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수립되기 때문에 앞으로 누가 와도 변경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

- 복원된 청계천은 관광코스나 시민의 일상적인 산책로, 자연생태ㆍ역사 학습장 등 여러 모습을 담고 있다. 복원된 청계천의 매력과 장점이 어디에 있나고 생각하나.

“그동안 어두운 땅속에 묻혀있던 광통교 등 조선시대 다리가 복원됨에 따라 청계천을 따라 걷다보면 지나간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청계천 주변은 소규모 음악회, 전시회가 열리고 거리 예술가들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문화 예술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본다.”

- 청계천 복원 사업에서 당초 구상대로 되지 않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청계천 완성식을 앞두고 가장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문화유적 복원이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표교와 오간수문은 원위치에 복원한다는 기본방향을 정하였지만 현재 도시여건상 복원에 여러가지 장애요인이 많아 장기적인 복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장충동에 옮겨놓은 수표교를 제자리에 옮겨도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옮길 경우 40%가 파손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어 문화재위원들이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

- 청계천 복원이 ‘정치인 이명박’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청계천 복원이 차기 대권주자로서 지지율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나.

“결과적으로 보면 플러스 요인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데 관심을 둘 여유가 없다. 청계천 복원으로 관광객이 많이 몰리고, 외국인 투자가 많아지고, 경제가 활성화할 수 있다는 기대에 더 흥분된다. 청계천을 구경하기 위해 외국 관광객이 200만~300만명 오게 되면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이 50%가 늘어나는 것이고, 이것이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은 굉장하다고 본다.”

- 평소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에 4년간의 임기 동안 하고 싶은 것은 다 했다”는 말을 한다고 들었다. 서울시장으로서 미련이 남는 부분은 없나.

“시장이 되기 전에 준비를 잘 한 것들은 다 잘됐다. 흔히 공무원들에게 철밥통이니 무사안일이니 비판하지만 같이 일해보니까 헌신적이라는 걸 느꼈다. 뉴타운 사업 같은 것도 정부가 좀더 일찍 인정하고 추진했었으면 강남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전처럼 서울시장도 국무회의에 참석해 서울시 주요 정책을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장열 주간조선 기자(jr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