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歷史. 文化參考

[스크랩] 국사가 '필수'가 될 수 없는 이유

鶴山 徐 仁 2005. 7. 31. 11:51
국사가 '필수'가 될 수 없는 이유
1.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를 놓고 언론들은 연일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역사왜곡의 배경과 실체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의 대응문제를 놓고 많은 논의들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 역사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 국사과목을 필수과목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리 스스로가 국사를 가볍게 여기고 소홀히 하고서야 무슨 근본적인 대응을 말할 수 있겠느냐는 그런 주장일 것이다.

국사의 현실적 처지를 보자면 이렇다. 국사과목은 한때 필수과목이었다. 그러나 근년에 와서 초·중등 및 대학교육과정에서 국사 수업시간이 대폭 축소되거나 선택과목으로 바뀌었다. 행정·사법·외무고시 등 공무원 채용시험에서도 국사가 아예 빠지거나 독립과목에서 제외되었다.

여기서 이점을 하나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왜 국사가 필수에서 선택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가, 그 이유가 무엇이었던가, 그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국사가 필수과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대체로 두 가지 이유를 말한다. 하나는 세계화의 논리에 반한다는 것, 그리고 따른 하나는 시장논리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세계화의 시대에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는 이미 낡은 이데올로기이며 세계화의 추세에 반하는 이데올로기라는 것이다. 그러니 국사교육을 필수로 한다는 것은 국수주의적 경향을 강화하는 것이며 세계화의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가하면 시장논리를 펴는 논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국사교육도 시장논리에 맡길 일이지 국사과목이 필수라는 정책적 특혜를 누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취업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이런 주장을 보강하고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2.

그러나 필자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정작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국가들치고 자기나라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두고 시장논리에 반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들어 본적이 있었던가? 그리고 세계화에 역행한다는 주장을 들어 본적이 있었던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뒤집어 이렇게 물어보자. 우리가 국사교육을 희생하는 그 댓가로 얼마나 세계화에 더 성공적이었고 우리 시장이 얼마나 더 발전했는가? 과연 여기에 대해서 무어라고 답변할 지 필자로서는 의문이다. 그러나 ‘세계화론자’들도 ‘시장주의자’들도 아마 그 주장을 결코 바꾸지 않을 것이다. 국사의 필수를 반대하는 데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또 지금 ‘국사를 필수로 해야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정치꾼들도 시간이 지나 여론이 가라앉을 때면 한판의 ‘쇼’로 끝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또 ‘역사왜곡’이 언론에 시끌벅적 할 때면 발작적으로 대응할 것이고 국사교육 강화를 말할 것이다. 물론 아무것도 달라지는 바는 없을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도 사정은 다를 바 없다. 문과대학에는 국사학과가 있고 그리고 동양사와 서양사를 전공하는 사학과가 있다. 그런데 대학구조조정 이야기만 나오면 국사학과를 사학과로 통폐합하라고 한다, 같은 역사이니 통폐합하라는 것이다. 국사학과라는 것이 따로 있어야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그런 논리로 치면, 국문학. 영문학, 중국문학, 일본문학도 같은 문학이나 문학과로 통폐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본적은 없다.

영문과, 중문과, 독문과 불문과도 있고 일본문학과도 독립된 학과임은 물론이다. 그런데 구조조정 소리만 나오면 우선적으로 국사학과를 폐지하려는 논의들이 나온다는 것, 이것은 특정 대학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학사회 일반의 역사인식이 어떤 정도인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글쎄, 필자도 알 수 없다. 국사학과라는 것이 언제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배영순(영남대교수)
(인용처: 문화일보)

 
가져온 곳: [북경이야기(北京故事)]  글쓴이: 지우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