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흰눈이 쌓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흰 눈 내린 학산(鶴山)
흰 눈 속에 포근하게 쉬고 있을 꿈의 동산,
철 없이 구름까지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훌쩍 지나쳐 버린 잠시잠깐의 춘몽처럼
아득하게 그려지는 그 시절이
텅빈 마음에 액자를 걸어둔듯
한 없이 그리워진다.
사람들은 그 곳에서 태어나 철들어 떠나버려도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여전히 홀로 남은 학산에는
봄비 찬 서리 세 찬 바람에 눈보라가 찾아도
내 가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학산의 모습이야 변함없이 그대로 일 테지,
학산에서 피고 지는 꽃과 같이 우리의 삶도 져문다.
살아 있기에 친구도 그리고 고향도 그리고
아직은 꿈도 그릴 수 있으니,
이 때를 챙겨서 학산의 흰 눈이 녹기 전에
아름다운 그 모습을 음미하며 노래 할 수 있는,
삶의 여유를 찾아보고 싶구나!
세상 속에서 마음이 상하고 고달프다 해도,
흰 눈으로 단장한 학산은
지친 몸으로 찾는 옛 친구를
말 없이 떠나 간 서운함도 잊은 채,
반겨 맞아주며 세상의 모든 시름들을 들어줄거다.
그리운 친구들아!
우리 다 함께 그리운 고향, 학산으로 찾아가
흰 눈 내리는 날,
세파에 더러워진 추한 것들을 씻어내고
티 없이 맑고 고운 예전의 자신들을 돌아볼 수 있는
귀하고, 정겨운 시간을 만들어 보자.
- 鶴山 徐 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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