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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의 眞景山水] 말의 귀 닮은 두 봉우리… 바다 위 섬처럼 떠오른다/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4. 9. 20. 10:10

[박종인의 眞景山水] 말의 귀 닮은 두 봉우리…

바다 위 섬처럼 떠오른다

  • 박종인 여행문화 전문기자

 

입력 : 2014.09.18 04:00

운무에 덮인 진안 마이산(馬耳山)

무주·진안·장수 세 땅을 합쳐서 무진장이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전라북도의 지붕이라 불리는 전북 동북쪽 산악지대다. 명절날 서울에서 한번 내려가려면 하루가 꼬박 걸리던 곳이다. 지금은 길이 과할 정도로 좋아져서 진안까지 세 시간이면 닿는다. 마이산(馬耳山)은 진안에 있다. 말 귀를 닮았다고 마이산이라 한다.

수마이봉과 암마이봉 사이 탑사에는 태풍에도 거뜬한 천탑(千塔)이 있고, 탑사 마당에는 대야에 떠놓은 정화수에서 고드름이 솟구치는, 이래저래 신비한 곳이다. 가을이 되면 헐벗다시피 한 두 바위 봉우리에 물든 단풍이 예쁘다.


	마이산은 눈앞에서 보면 사람을 압도한다.
마이산은 눈앞에서 보면 사람을 압도한다. 하지만 멀리 떠 있는 듯한 마이산은 포근함과 한적함을 준다. 구름이 깔리는 아침이면 말 그대로 환상이다. 캐논 5D MarkII, 70-200㎜ USM IS2 렌즈, ISO 100, 셔터스피드 1/125초 조리개 f 8.0. / 박종인 기자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마이산은 경북 청송 주왕산과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비(非)한반도적인 지형으로 꼽히는 산이다. 관광 사진에서 흔히 보는 산이지만, 직접 대면하면 그 감동은 또 다르다. 마이산은 어디에서 바라봐도 아름답다. 하지만 전체 산줄기와 함께 있는 마이산을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마이산에서 가까운 부귀산에서 마이산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산 좋아하고 여행 좋아하고 사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른 아침 운해(雲海) 위로 섬처럼 솟아 있는 두 봉우리와 주변 산줄기를 한꺼번에 구경하기 위해 부귀산을 오른다. 마이산 자체는 그다음이다. 마이산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포인트로 소문이 나면서 진안군에서는 촬영 포인트에 전망대를 설치하고 등산로 초입에 철계단을 놓고 있다. 완공은 다음 주다.


	진안 모래재 메타세쿼
진안 모래재 메타세쿼이아길. ISO 320, 셔터스피드 1/100초, 조리개 f 5.6.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 '후사동'과 '두남리' 두 군데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내비게이션에 '매내미재'를 치면 후사동 코스가 나온다. 매내미재 이후로는 길이 말도 못하게 가파르다. 후사동삼거리에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간 뒤 마을을 지나면 임도가 나오고, 문득 고개가 시작된다. 이쯤에 차를 대놓고 걷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교행도 불가능하고, 전망대 아래에는 주차 공간도 좁다. 거리는 마을에서 대략 4㎞ 정도다. 반대편 두남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차를 돌릴 수 없으니, 하산은 진행 방향으로 하면 된다.

이른 아침 부귀산 산행을 마친 다음에 죽도에도 가보고, 메타세쿼이아길도 걸어본다. 섬 아닌 강변 섬마을 죽도에 가면 1970년대에 인공폭포를 만들다 만, 토막 난 절벽을 볼 수 있다. 단골 영화 촬영지다. 메타세쿼이아길 또한 호젓하고 낭만적인 여행지다. 산행, 촬영, 나들이 욕구를 한꺼번에 충족할 수 있는 코스다.


	부귀산 전망대 위치도

 

 

1. 추천 숙소 남원 호텔마음. 마이산에서 한 시간 거리, 광한루 건너편 모텔촌. 객실도 깔끔하고 주변 야경도 훌륭. 4만원부터. (063)631-9999

2. 추천 맛집 배넘실마을 산들엄니식당.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농가 맛집. 자체 수확한 산야초 효소와 산채로 만든 정식 및 칼국수, 비빔밥. '와 맛있다'보다는 '건강에 좋겠다'는 평. 하루 전 예약 필수. 마을 황토방 펜션도 알선. 정식 2만원, 비빔밥 1만원. (063)432-1566, (011)9446-9892. 상전면 월포리 금지2길 4-3

3. 놓치면 후회할 주변 명소 2군데(괄호 안은 내비게이션 검색어·별표=5개 만점) ①죽도(죽도마을/장전마을·★★★): 조선조 학자 정여립이 즐겨 찾던 곳. 반역자로 몰려 죽게 되자 이 섬 아닌 섬마을에서 자결했다는 전설. 장전마을 쪽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 ②메타세쿼이아길(모래재휴게소·★★★★★): 담양 메타세쿼이아길만큼 낭만적인 공간. 역시 촬영 명소로 소문나 공원 공사중. ③홍삼스파(진안 홍삼스파·★★★): 진안 특산인 홍삼을 이용한 스파. 숙박 겸. www.redginsengspa.kr 마이산 옆.


** 망원렌즈 꼭 준비하세요

1. 반드시 일기예보를 참고할 것. 운해가 가득한 이른 아침이 포인트다.

2. 70-200㎜ 이상 망원줌렌즈 필수. 표준 이하 광각렌즈로도 촬영해 잘라낼 수도 있지만 워낙 마이산이 멀리 있기에 되도록 망원렌즈를 준비한다.

3. 전망대 왼쪽이 동쪽. 아침 운해 속에서는 왼쪽 산줄기도 훌륭한 피사체다. 구름이 높으면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는 장면도 볼 수 있다.

4. 부귀산 포인트 가는 길은 가파르다. 비포장이거나 시멘트 포장 길이다. 운전에 자신 없으면 4㎞ 아래 마을에 차를 대고 걷는다. 두남리보다 후사동에서 오르는 길이 훨씬 더 가파르다. 사륜구동 차 추천. 포인트 아래 주차 공간이 매우 좁다. 차를 가지고 가면 주차 에티켓 필수.

5. 메타세쿼이아길 역시 70-200㎜ 이상 망원줌렌즈 추천. 조리개를 f 5.6 이하로 개방하면 원경이 뭉개지면서 낭만적인 분위기를 기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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