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넷향기] 박재희 원장의 "물에서 생존의 방법을 배운다"

鶴山 徐 仁 2013. 12. 9. 10:09

물에서 생존의 방법을 배운다
박재희

여러분들은 흐르는 물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뭐 세월의 흐름을 생각하기도 하고 또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기도 하겠죠. 물이라고 하는 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옵니다. 물을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이 보일 텐데요, 손자병법에서는 물에서 조직이 어떻게 생존해야 되는지 그 생존의 전략을 찾아보았습니다. 물의 원리를 닮은 조직이 가장 위대한 조직이라는 생각이 손자병법의 생각입니다.

손자가 물에서 본 첫 번째 그 모습은 바로 이 ’유연함(flexibility)’이었습니다. 병형상수(兵形象水)라! 조직의 모습은 물을 닮아야 한다! 물은 자신이 담고 있는 그 그릇의 모양대로 모습이 유연하게 변한다는 것입니다. 네모난 그릇에 물이 담기면 네모난 모습으로 변하고, 둥근 그릇에는 둥근 모습으로 물은 자신의 형태를 변화시킨다는 것이죠. 물은 자신의 모습을 고정하지 않기에 어떤 그릇에도 담길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고정돼 있지 않기에 무한한 모습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늘 열려 있는 것입니다.

승리하는 사람들 그리고 조직들을 보면 어떤 고집도 어떤 원칙도 어떤 편견도 없이, 다가오는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어제 승리한 방법으로 오늘 또다시 똑같은 방법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패배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상황이 바뀌면 전술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새로운 승리를 이룰 수 있는 그런 사람일 겁니다.

손자가 물에서 본 두 번째 생존의 모습은 바로 겸손함(humility)이었습니다. 피고이추하(避高而趨下)라! 물은 자신을 낮추고 모든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모든 사람들이 낮다고 비웃을 때 물은 결국 아래로 흘렀기에 큰 강이 되고, 거대한 바다를 만든다는 것인데요. 최후의 승자는 으스대고 어깨에 힘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진정 물처럼 낮은 곳으로 임하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손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물은 높은 데를 피하고 아래로 흐른다. 결국 조직의 모습도 적의 강한 곳을 피하고 빈 곳을 치며 공격해야 된다는 것이죠.

자신의 힘이 강하다고 상대방과 높은 곳을 향해 다투면 힘은 배가 들고 효과는 반감된다는 거죠. 반대로 자신을 낮추고 적의 빈 곳을 차고 들어갔을 때, 힘은 더욱 적게 들고 효과는 더욱 더 배가가 될 것이라는 손자병법의 논리입니다. 겸손이야 말로 가장 효과적인 공격방법이라는 손자의 철학입니다.

손자가 물에서 본 세 번째 모습은 바로 이 위대한 적응력(adaptation)이었습니다. 손자는 상황에 변화에 따른 적응의 미학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물은 앞에 놓여있는 지형에 따라 자신의 물줄기를 바꾼다(水因地而制流). 따라서 군대의 모습도 상대방의 모습에 따라 늘 승리의 전술을 통해 바꿔야 된다(兵因敵而制勝)."

물은 바로 앞에 놓여 있는 땅의 모습대로 흐름을 바꾸듯이, 바위가 있으면 돌아갈 줄 아는 물의 적응력이야말로 한 조직과 사람이 배워야 할 전술입니다. 강한 적이면 물러날 줄도 아는 그런 사람이 진정 위대한 사람이라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손자가 물에서 본 것은 변화(change)였습니다.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얘기합니다. 손자는 ‘물에게 영원한 모습이란 없다(水無常形)’고 지적하면서, 개인이든 군대든 영원한 세란 없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어떤 조직이든 사람이든 영원한 힘을 가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막강했던 권력도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리는 것을 보면서 정말 영원한 승리는 없다는 말이 더욱 더 실감이 납니다. 영원한 젊음이 함께하는 그런 인간이 없듯이 조직도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변화를 거치기 마련입니다. 어제는 벤처정신으로 무장하여 시작한 조직이지만 오늘은 안정에 길들여진 맥 빠진 조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직도 사람처럼 생장 소멸하는 사이클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고 얼마나 생명력 있게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겁니다.

손자는 물에서 유연하고, 겸손하고, 그리고 상황에 적응하고, 변화하는 그런 조직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파악하여 승리의 방법을 찾아내는 그런 사람을 귀신같은 사람이요 조직이라고 한다.

승리는 무한한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고 합니다. 변화를 인정할 때 진정 불패의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손자병법의 물에 대한 철학을 읽으면서 세상과 한 호흡으로 소통하며 살라는 인생철학을 함께 배웁니다.

순응과 순리(順理)는 결코 소극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다가오는 상황에 나를 적응시키는 어쩌면 더 힘든 적극적인 삶의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물처럼 산다는 것, 결코 만만하도거나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