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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安 떠난 이유…"난 이름만 올렸지 역할 없었다" 반박/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3. 8. 18. 08:34

최장집, 安 떠난 이유…"난 이름만 올렸지 역할 없었다" 반박

  • 허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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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8.17 21:45 | 수정 : 2013.08.17 22:22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직을 사퇴한 이유에 대해 “‘내일’은 나의 의견, 주장, 아이디어가 관철되거나 수용되는 구조가 아니었다”면서 한 마디로 “역할이 없었다”고 밝혔다고 17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앞서 안 의원은 최 교수가 이사장직을 사퇴한 것과 관련, “최 교수의 사퇴는 언론과 정치권의 정치적 해석, 그리고 왜곡·폄하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안 의원은 “최 교수가 이사장직을 맡은 이후 학자적 양심을 갖고 하는 말도 주위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해석하다보니 많이 힘드셨던 것으로 들었다”며 “최 교수의 말에 정치적인 해석을 덧붙여서 왜곡하고 폄하하는 그런 시도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지난 14일 진행된 경향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내가 학자로서만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정치적으로 확대해석되는 게 부담스럽다는 해석은 틀렸다”면서 안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나는 정치적 역할을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회피해 왔던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는 그 ‘정치적 역할’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정치적 역할’이 부담됐다는 말은 목적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정치적 역할’을 해야 할 때 오는 부담을 말하는 것”이라며 “나의 의사, 내가 생각하는 가치, 이런 것에 부응하는 목적을 가지고 ‘정치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나는 ‘정치적 역할’을 할 수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직함은 이사장이었지만, 연구소 내부에서 나의 의견이나 아이디어에 특별한 무게가 실리지 않았다”며 “내가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안철수 의원이 그 방향으로 수용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사장은 연구소가 내린 결정에 책임을 지는 자리”라고 표현하며 “내가 수용하지 않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통해서 결정이 되어 나가면 나는 내 의사와 반하는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권한은 없으면서 책임만 지는 구조였냐”는 기자의 물음에 최 교수는 “그렇다. 연구소에서 내가 책임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며 “어떻게 보면 이른바 ‘명사’로서 이름만 올려놓은 거지, 그 안에서 그 이상의 역할을 못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직함이 갖는 비중에 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으면서, 내가 책임만 지는 이상한 결과가 만들어졌다”며 “내가 연구소에 들어간 데는 내가 힘을 보태 안 의원의 새로운 정치세력화가 잘 된다면 야권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들어가서 보니 이러한 목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에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을까. 최 교수는 신문에 “이야기는 나눴지만, 변화는 없었다”며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변할 것이라는 것을 기대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나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안 의원은 내가 말한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서는 수용했지만 여전히 무이념을 좋아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안 의원 그룹은 주체적인 이념을 가지고, 확실한 가치를 추구하며, 그 목적의식을 중심으로 결집된 정치조직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사람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이념성 부각을 여전히 부담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최 교수는 지난 5월 22일 안철수 의원의 ‘내일’에 이사장으로 영입된 바 있다. 당시 정치권은 한국 정당정치의 최고 권위자이자 진보진영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최 교수를 영입한 안 의원을 가리켜 “날개를 달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불과 3개월 만인 지난 10일, 결국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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