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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88m 공포 바다에 뛰어든 해군 보더니 미국 '입이 쩍' 놀라/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2. 12. 29. 22:25

[오늘의 세상] 88m 공포 바다에 뛰어든 해군 보더니 미국 '입이 쩍' 놀라

  • 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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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12.29 03:02 | 수정 : 2012.12.29 11:22

    北로켓 엔진 수거… 최고수준의 해난구조대·인양기술 성과
    -혹한의 바다
    일반인은 2시간이면 생명 위험… 배에서 80도 온수 내려보내도
    잠수사까지 도착하면 35~38도
    -살인적 조류
    작업 가능 속도는 0.5노트 이하… 로프 연결 중 3노트 조류 밀려와
    스쿠버 다이버 떠내려가기도
    -첨단장비의 힘
    세종대왕함, 北 로켓 위치 파악… 소해함이 수중 금속 탐지하면
    청해진함, 잠수사 투입·잔해 인양

    해군 관계자는 "은하 3호의 1단 로켓 잔해물 인양 작전은 최악의 조건에서 진행됐다"며 "1단 로켓의 거의 모든 부분을 수거한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SSU(해난구조대)와 탐지·인양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빠른 조류에 SSU 다이버 떠내려가기도"

    1단 로켓 잔해물은 군산 서쪽 160㎞ 지역의 수심 85~88m 해저에 흩어져 있었다. 이때 수중 압력은 지표면(1기압)의 10배인 약 10기압까지 올라가, 약 70~80t의 압력이 잠수사에게 가해진다고 한다. SSU 소속 심해잠수사들은 이 압력에 적응하기 위해 잠수 3시간 전부터 청해진함 가압(加壓) 챔버〈왼쪽 그림 참조〉에서 대기했다. 1단 로켓의 엔진 수색 작업에 나선 잠수사 6명은 3인 2교대로 지난 20일부터 가압 챔버와 해저를 오갔다. 식사와 잠도 챔버 안에서 해결했다. 챔버 밖으로 나오려면 며칠 동안 감압(減壓)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1단 로켓 인양 작전에 투입된 심해잠수사들은 31일 오전이 되어서야 챔버에서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심해잠수사들은 인원이송캡슐(PTC)을 통해 해저에 도달했다. 해저 시정(視程)은 50~100㎝에 불과했다. 해저 기온은 10~11.5도였다. 성인이 2시간 안에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온도다. 청해진함은 튜브를 통해 심해잠수사의 특수잠수복에 뜨거운 물을 내려 보냈는데, 배 위에서 70~80도였던 물의 온도는 잠수복에 도착할 때는 35~38도로 내려갔다고 한다.

    이번 수색 작업을 총지휘한 55구조군수지원전대장 김진황 대령(해사 40기)은 "무엇보다 빠른 조류가 인양 작전을 어렵게 했다"고 했다. 해저 작업이 가능한 조류 속도는 0.5노트 이하다. 심해잠수사들이 1단 로켓의 산화제통을 수거하는데 갑자기 0.7노트의 조류가 흘러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0.7노트의 조류는 물속에서 1초에 약 30㎝씩 잠수사를 움직일 정도다.

    해군에 따르면, 13일 밤 1단 로켓의 산화제통을 해저에서 끌어올린 뒤 청해진함 아래에서 크레인으로 올리기 위해 인양용 로프로 연결하는 작업이 가장 위험했다고 한다. 당시 청해진함은 작업을 위해 엔진을 껐는데 조류가 약 3노트로 빨라 배가 표류하기 시작했다. 로프 연결 작업을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던 한 SSU 스쿠버 다이버가 약속된 시간에 바다 위로 올라오지 않다가 조류에 휩쓸려 배 반대편 쪽에서 나왔다고 한다.

    "천안함 인양 이후 야간 다이빙 훈련 강화"

    헬륨과 산소를 섞어 만든 특수 혼합기체(混合氣體)를 흡입하며 수심 100m 이상 잠수하는 것을 포화(飽和)잠수라고 부른다. 포화잠수 능력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일본·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우리 해군의 SSU는 세계 최고 수준에 꼽힌다. SSU 대원들은 최근 포화잠수 장비 인수를 위해 프랑스에서 훈련을 했다. 프랑스에선 포화잠수사 평가를 위해 이들에게 수중 분해·조립 작업을 시키고 시간을 재는데, 우리 SSU 대원들은 프랑스 최고 기록인 40여분을 30분 앞당겨 10여분 만에 마쳤다고 한다. 천안함 인양 작전 이후 야간 다이빙 훈련을 많이 한 것도 이번 로켓 수거 작업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김진황 대령은 "야간에 조류가 센 상황에서 임무 완수를 위해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는 우리 SSU만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군이 지난 27일 인양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1단 로켓 엔진 추정 잔해물. 군 당국은 1단 로켓의 산화제통과 연료통에 이어 로켓 엔진 부분까지 수거하게 돼 북한의 로켓·미사일 기술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군 제공
    청해진함, 추진기 7개로 위치 고정

    이번 은하 3호 잔해물 수거 작업에는 우리 해군의 첨단 장비도 총동원됐다.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탐지 거리가 1000㎞에 이르는 SPY-1D 레이더로 북한 로켓 발사 직후부터 이를 추적했고, 2·3단과 분리된 1단 로켓의 낙하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다. 해군은 기뢰를 찾아서 제거하는 함정인 소해함을 파견해 수중에 흩어져 있는 잔해물을 연속적으로 발견해 냈다.

    SSU 심해잠수사들을 수심 80여m로 내려 보내고 잔해물을 수중에서 끌어올리는 임무는 청해진함이 담당했다. 이 함정은 잠수함 구조함으로, 인원이송캡슐을 통해 수심 300m까지 잠수사들을 내려 보낼 수 있다. 추진기가 7개 있어, 배를 양옆으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게 가능하다. 수중 작업이 원활하도록 해상에서 3m 이내로 위치를 고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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