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3)2012-3-23 |
나는 고등학생 시절 공부가 하기 싫고, 사는 것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출(家出)을 하였다. 칫솔 하나를 주머니에 꽂고 헤르만 헤세의 시집 한 권을 들고는 일년 반을 무전여행을 다녔다. 경상남도로 전라도로 두루 다니며 바늘장사도 하고 볼펜장사, 화장품 장사를 하기도 하고, 식당에서 심부름도 하고 농촌에서 머슴살이도 하는 등으로 지나다가 일년 반이 지난 어느 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이렇게 다니는 것이 지금은 괜찮지만 나중에 나이가 든 후에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집으로 들어가 공부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이젠 그만 다니고 공부하겠습니다"라고 여쭈었더니 "그래 너는 그렇게 허송세월하기에는 너 머리가 아깝다"하시고는 "네가 공부하겠다면 이 어미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너를 밀어줄게" 하셨다. 이에 나는 다시 공부하려면 참고서가 필요하니까 구입할 돈을 구해 주시라고 여쭈었다. 다음 날 아침 책값 구하러 나가신 어머니께서 저녁나절이 되어도 돌아오시지 않다가 밤 9시경에야 들어오셔서는 책값을 주셨다. 나는 감사합니다. 내일 나가서 책 사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하고는 계속 공부를 하였는데, 밤이 이슥한 때에 주무시는 어머니를 보았더니 머리에 수건을 쓰신 체로 주무셨다. 나는 무심결에 어머니는 왜 수건을 쓰신체로 자나 하며 수건을 벗겨드렸더니, 어머니 머리에 머리카락이 없었다. 그때서야 "아하 어머님이 왠 종일 책값 구하려 다니시다 못 구하시니 가발가게에 가서 머리카락을 파셨구나 내게 주신 돈이 바로 머리카락을 파신 돈이로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그날 밤에 나는 맹세하였다. "열심히 공부하여 어머니께 효도하여야지"하고 다짐하였다. 그런 다짐으로 열세 달을 공부하여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방대학이지만 수석으로 들어가 4년간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었다. 그 어머니는 4년 전에 하늘나라로 가시고 이 아들은 효도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나 실천할 수 없게 된 것이 너무나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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