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단골메뉴 ‘한국’ 국정연설서 잇따라 언급
1시간2분 국정연설..70차례 가까운 박수
기퍼즈 의원 자리 비워둬..대법관 6명 참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오후(현지시각)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한 올해 국정 연설을 통해 또다시 한국을 교육과 인터넷 인프라 분야 등에서 모범 사례로 소개하며 미국의 분발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교육 문제를 다루는 부분에서 한국에서 교사들이 받는 ‘존경(respect)’을 거론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교사가 국가건설자(nation builder)로 불린다”면서 “이곳 미국에서도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는 사람들을 그와 같은 수준의 존경심으로 대해야 할 때”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언급이 나오자 국정연설을 경청하던 상·하원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손뼉을 쳤다. 미 대통령의 국정 연설을 할 때 의원들은 자신이 동의하는 부분이 있으면 기립박수로 화답하는 것이 관례다.
- ▲ 미국 CNN 방송 웹사이트 캡처
오바마 대통령은 외국의 인프라 구축 사례를 거론하면서도 “한국의 가정은 우리보다 훨씬 나은 인터넷 접근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교·안보 분야를 거론할 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유용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 FTA를 가능한 한 조기에 이번 의회가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할 때도 의원들의 박수가 터졌다. 한미 FTA를 비롯한 3개 FTA의 조기 비준을 요구하는 입장인 공화당 의원들의 박수도 뜨거웠다.
북핵 문제와 관련, “한반도에서 우리는 동맹인 한국을 지지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거듭 촉구할 때도 의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총 7차례 ‘코리아(Korea)’를 언급했다. 한국은 모범사례를 언급하면서 2차례, 한미 FTA를 언급하면서 2차례 나왔다. 북핵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때는 ‘한반도’, ‘한국’, ‘북한’을 각각 한차례 언급하는 과정에서 ‘코리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날 국정연설이 열린 하원 본회의장에는 총격사건을 당한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을 위해 의석 하나는 공석으로 남겨뒀다. 또 의원들은 애리조나 총격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검은색 줄이 들어간 흰 리본을 달았다.
또한 예정된 대로 애리조나 총격 사건 당시 기퍼즈 의원의 응급수술을 집도한 ‘유니버시티 메디컬 센터’의 한국계 의사 피터 리 박사, 기퍼즈 의원의 목숨을 구했던 인턴직원 대니얼 헤르난데스, 애리조나 총격사건 당시 희생된 9세 소녀 크리스티나 그린의 가족 등이 초청돼 미셸 오바마 여사 옆에서 함께 국정연설을 들었다.
이날 연설에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6명도 참석했다. 지난해 국정연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기업들의 선거관련 TV광고를 무제한 허용한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 비판하면서 대법원과 백악관 사이에 긴장감이 돌았지만, 관례대로 대법원장을 비롯한 다수의 대법관이 참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의 대법원 공격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던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하와이에서 열리는 행사 일정을 이유로 이번 연설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연설은 총 1시간 2분가량 이어졌다. 크고 작은 박수를 포함해 오바마의 연설 도중 총 70차례에 가까운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