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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들은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목적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1990년대 제1차 북핵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전격 방북으로 북미간 대결국면이 협상국면으로 전환된 것과 유사한 맥락이어서 그의 이번 방북 결과가 주목된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6월15일 방북 당시 정오 직전에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입북한 뒤 송호경 당시 외교부 부부장의 마중을 받고 승용차로 평양에 도착해 김영남 당시 외교부장의 영접을 받아 국빈용 초대소로 안내됐었다.
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돼있는 여기자 2명의 석방 교섭 등을 위해 특별기를 이용해 4일 오전 중 북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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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도착을 보도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본토 쪽에서 출발한 비행기 1대가 알래스카 쪽의 (민항기의 노선인)미주항로로 비행해 북한으로 접근한 뒤 오전 10시48분께 순안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미관계에 정통한 고위 소식통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평양으로 들어가고 있으나 (통화시점에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평양에 도착하면 북한측과 여기자 석방을 위한 교섭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특별기 편으로 이동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1990년대 제1차 핵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전격 방북과 비견되는 것으로,카터 방북 당시 북.미간 대결국면이 협상국면으로 전환된 것과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없지 않다.
특히 과거 재임시절 북.미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적극 나섰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체류하는 동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도 회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평양에 도착하면 북한 측 당국자들과 협상을 벌인 뒤 여기자 두명의 석방이 조기에 성사될 경우 이들과 함께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정부는 정치 현안과 여기자 문제의 분리 원칙을 강조하기 위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일행에 정부 당국자들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또 이런 ‘분리 원칙’을 한국을 포함한 관련국에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여부를 확인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전제한 뒤 “미 정부가 개입돼있지 않은 개인적 방북일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정치 현안과 여기자 석방문제는 철저히 분리해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측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상징성을 고려해 북핵 문제를 포함한 주요 핵심 정치현안에 대해 ‘중대한 제안’을 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북한은 최근 뉴욕 채널을 통해 여기자 문제와 관련,집중적인 협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북한 측은 여기자 석방 교섭을 위해 과거 유사한 사례를 거론하며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각료 이상의 고위급 현직 관료를 평양에 보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에 대해 정치현안과 여기자 문제는 분리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하면서도 북한이 요구한 고위급 특사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케이블방송 ‘커런트TV’ 소속 중국계 미국인 로라 링과 한국계 미국인 유나 리 등은 지난 3월17일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에서 취재하다가 북한에 억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