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분단된 지도 어느덧 64년. 1945년 미ㆍ소 양국에 의해 임의로 그어졌던 38선은 1950년 6ㆍ25전쟁 결과 태극기의 태극 모양으로 구부러졌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1953년부터는 '휴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남과 북을 둘로 갈라놓았다. 그와 동시에 한때는 38선 이북의 땅이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철원, 고성 등의 지역이 우리에게 돌아왔다. 56년이 지난 지금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그곳은 우리의 교과서나 다름없다.
▶김일성 일가가 쉬던 곳, 화진포의 성(김일성 별장)
=강원도 고성군에 가면 유럽풍의 석조 건물이 눈에 띈다. 바로 화진포의 성. 1938년, 독일인 H. 베버가 지은 이곳은 1948년부터 1950년까지 김일성 일가의 하계 휴양지로 사용됐던 곳이다. 1948년 8월 당시 6세이던 김정일이 소련군 정치사령관 레베제프 소장의 아들과 별장 입구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이 이를 입증한다. 본래 지하 1층, 지상 2층의 석조물이었으나 전쟁 중 크게 훼손돼 64년 육군이 본래 건물을 철거하고 지금의 1층 건물로 재건축했다.
화진포의 성 내부에는 김일성의 정체, 독재체제 구축과정, 한국전쟁 도발, 그리고 정전협정 이후 북한의 도발만행 등 북한관련 자료를 패널식으로 게시하고 있으며 김정일과 김경희가 어린 시절 이곳에서 찍은 사진 등 관련 자료 사진도 전시하고 있다.
화진포의 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은 마주 보이는 금구도라 불리는 바위섬으로 화진포 해변에서 300여m 떨어진 금구도는 거북 모양을 닮은 데다 가을철이면 이 섬에서 자라는 대나무 숲이 노랗게 변해 섬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든다.
▶옛 북한 정치의 1번가, 철원 노동당사
=강원 철원군에 가면 포탄과 총탄 자국이 촘촘하게 나 있는 3층 건물이 눈에 띈다. 바로 1946년 완공돼 북한정치의 핵심에 서 있었던 옛 노동당사 건물이다. 이 건물에서는 8ㆍ15 광복 후부터 6ㆍ25전쟁이 일어나기까지 공산치하에서 반공 활동을 하던 많은 사람이 이곳에 잡혀 와서 고문과 무자비한 학살을 당했다. 당사 뒤편에 설치된 방공호에서 사람의 유골과 실탄, 철사줄 등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그때의 참상을 알 수 있다.
6ㆍ25 때 큰 피해를 입은 노동당사는 현재 1층만 방 구조등이 남아 있고 2층부터는 무너져 내려 골조만 남아 있다. 촘촘히 나있는 총알자국과 무너져 가는 모습이 동족상잔의 비극 현장을 잘 보여준다. 이에 따라 '서태지와 아이들'의 3집 타이틀 곡 '발해를 꿈꾸며' 등의 뮤직비디오 배경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현재 철원 노동당사는 철원군(鐵原郡)이 안보관광코스로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전쟁 기간 내내 참혹한 결전이 벌어진 곳. 철의 삼각지대 전적관
=평강(平康)을 정점으로 철원(鐵原)과 김화(金化)를 잇는 선을 그으면 삼각지 모양의 땅이 나온다. 바로 6ㆍ25전쟁 전 기간을 통틀어 가장 참혹한 전투가 벌어졌던 철의 삼각지대다. 6ㆍ25전쟁 당시 중부전선의 심장부라고도 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대로 이 지역의 확보 없이는 중부전선을 장악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6ㆍ25전쟁 전 기간에 걸쳐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을 뿐 아니라 공산군의 남침을 위한 중부전선의 본거지이기도 했다. 치열한 전투가 연일 벌어지면서 철원의 395고지의 경우 열흘간 24번이나 주인이 바뀔 정도로 치열한 전투 끝에 심한 포격으로 온통 파괴돼 공중에서 보니 '백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해서 '백마고지'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현재 이곳에는 '철의 삼각전적지 전적관'이 들어서 있다. 전적관 앞에는 F-86 세이버, T-28 트로이안전차, M-47 전차등 6ㆍ25 당시 실제 쓰였던 무기들이 전시돼 있다.
철의 삼각지대 근처에는 북한의 남침용 제 2땅굴이 발견됐으며 견학 전 구간이 철새 도래지이기 때문에 안보의 산교육장 역할과 더불어 각종 철새 도래지로서 많은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비교적 쉽게 견학할 수 있도록 견학절차도 간단해 사계절 안보 관광코스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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