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김혜민 기자]
6월 말이다. 이른 감은 있지만 슬슬 여름 휴가는 어디로 떠날까, 무얼 하며 보낼까 즐거운 상상을 시작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대한민국 좋은 곳 많은 건 다 알지만 이왕 떠나는 거 좀 더 특별한 곳에 가고 싶다는 것은 누구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있는 곳이면 더욱 좋겠다 싶다. 그 마음을 헤아려 엄선했다. 남서부에 위치한 보물섬 신안군 증도이다. 증도에서 즐길 거리를 쭉 모아봤다.
Step 1. 소금박물관도 가고 염전체험도 하고
증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천일염이 생산되는 태평염전이 위치하고 있다. 여의도 2배 면적인 140만 평 규모에서 전체 소금의 5%를 생산하고 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 들여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만 증발시켜 만든 소금으로 미네랄이 풍부해 몸에 좋다. 선착장 바로 옆에 위치한 소금 박물관에서는 염전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소금 박물관 관람을 시작으로 직접 염전에 들어가 소금도 만들어 본다. 최소 3일 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되고 성인은 7000원, 어린이는 6000원이다. 끝나고 나면 직접 채렴한 소금도 1kg씩 나눠준다. 지금은 6월이라 사람들이 많질 않아 직접 체험을 하진 못했다. 10명 이상이 되어야 체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땀 흘려 일하는 염부들을 보며 노동의 숭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을 찍는 것마저 죄송스러웠다. 소금의 질은 햇빛이 쨍쨍한 7~8월보다 요즘에 나오는 6월 소금이 더 좋다. 너무 빨리 마르면 염도가 높아져 소금 맛이 쓰기 때문이다.
예약은 ( 소금박물관 사이트 http://www.saltmuseum.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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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이 4km다. 오전에 가면 밀물이라 바다까지의 거리가 짧다. 한참 뜨거운 오후에 가면 탁 트인 모래사장을 볼 수 있다. 오밀조밀 작은 무인도들이 펼쳐져있는 사이 수평선을 볼 수 있다. 백합이 많이 나는 곳이라 여기저기 파도에 조각된 백합 조개가 많다. 안이 보일 정도로 맑진 않지만 들어가면 시원하고 깨끗하다.
울창한 소나무 숲도 좋다. 소나무 숲 사이에 솔방울을 밟으며 걷는 기분도 좋다. 이곳에서 텐트촌도 운영한다. 면사무소 쪽에 숙박을 하고 있다면 자전거를 빌려 타고 여유 있게 올 수도 있다. 주차장도 넓으니 차를 가져와도 무방하다. 해수욕장 입구에는 운동장이 있다. 공을 가져오면 좋을 것 같다. 8월1일~3일에는 여기서 갯벌축제가 열린다. 재미있고 낭만 가득한 체험 행사가 풍성하다고 하니 시기를 맞춰가는 것도 좋겠다.
자전거 빌리기 ( 증도면사무소 : 061-271-7619 )
Step 3. 산정봉에 올라가
증도면사무소 뒷산인 산정봉에 오르면 한반도 지도를 닮은 우전해수욕장의 송림이 한눈에 들어온다. 50년 전에 사방사업용으로 조성한 송림이 자라 한반도 모양을 닮은 것이다. 아이들이 염전체험하고 바다에서 놀기 바쁘다면, 어른들은 산에 올라가 경치를 감상하며 여유를 갖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 높지 않아 수월하다.
Step 4. 짱뚱어 다리
이름이 왜 짱뚱어냐고? 증도개펄은 짱뚱어가 유난히 많기 때문이란다. 갯펄에 놓은 475m길이의 긴 이 다리는 공모를 통해 이름 붙여졌다고 하는데 정말 짱뚱어가 많은지는 한여름에 가보시고 댓글로 달아주시라. 이곳은 낮에 가는 것보다 밤에 가는 게 더 절경이다.
다리 내에서는 음주가 금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조명 아래 다리를 걷다보면 '여기서 술 마시면 딱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물이 들어오는 갯벌에서 술 마시는 것은 위험한 일. 짱뚱어 다리 입구 쪽에 정자가 있으니 그 곳을 이용해주시길 바란다. 다리가 끝나는 지점엔 해수욕장이 있다. 파라솔과 의자가 설치되어 있는데 분위기가 동남아 휴양지다. 바다에 도착해 하늘 한 번 쳐다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도시에서 보지 못했던 별들이 쏟아진다. 실제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별자리 책속의 별자리를 오늘 다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외에도 인근 화도의 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도 있고, 부근에 중국 송·원대 유물이 발굴되었던 신안해저유물 매장해역이 있다고 하니 가볼만한 곳이 다양하다. 이왕이면 차를 몰고 가는 것이 좋다. 증도가 꽤 넓은 편이라 걷거나 자전거로만 이동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 잘 먹기
아무래도 바다에 왔으니 이 지역의 제철회를 찾기 마련이다. 담백하고 비린내가 적어 고급 생선에 속하는 민어는 6~8월이 기름이 많이 올라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짱뚱어탕도 맛있다. 민박집과 식당을 겸업하는 곳이 많으니 민박집에 요청하면 인심 좋은 밥상을 기대할 수 있다.
▶ 잘 자기
사이트에 소개된 민박집만 20여 개가 넘고, 그 외에도 민박집이 많다. 성수기에는 5만 원선. 민박집마다 조금씩 다르다. 가격은 비싸지만 엘도라도 리조트도 있다. 우전 해수욕장 송림의 텐트촌에서 자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가격은 1박에 2만 원이며 모기장과 텐트를 제공한다. 보증금 1만 원을 내고 나중에 돌려받는다. 쓰레기봉투는 의무적으로 사야한다.
▶ 잘 가기
* 수도권
서해안고속도로→북무안IC→현경,지도방면 (24번국도)→지도읍→지신개선착장→증도
* 충청권
호남고속도로→정읍IC→22번국도(고창방면) →서해안고속도로(선운산IC)→북무안IC→현경,지도 방면(24번국도)→지도읍→지신개선착장→증도
* 경상권
88고속도로→광주→광주~무안고속도로→ 지도읍(24번국도)→지신개선착장→)증도
* 호남권
함평,무안,해제,지도IC→지도읍(24번국도)→ 지신개선착장→증도
지도에서 사옥도까지는 지도대교를 이용하여 차량으로 통행할 수 있으며, 사옥도 지신개 선착장과 증도 버지 선착장을 오가는 배가 하루 5~7회 운항된다. 차량을 싣고 갈 수 있으며, 15분 정도 소요된다. 짧지만 배타는 경험도 할 수 있어 좋다.
민박과 배 시간표는 증도닷컴을 참조 바란다. http://www.jeung-do.com/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만 계속 든다. 잘 쉬는 것은 잘 사는데 꼭 필요하다. TV를 보는 게 쉬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가고, 보고 싶었던 책을 보고 산을 오르는 것이 더 잘 쉬는 것이다. 알찬 계획으로 짧은 휴가를 값지게 보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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