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때면 교회들은 사순절 절기를 지킨다. 사순절(四旬節)은 예수께서 부활하신 날을 기준으로 삼아 주일을 뺀 40일간을 특별기간으로 정하여 지키는 교회의 절기이다. 열흘이 한 순(旬)이기에 40일이 사순(四旬)이 된다. 올해는 2월 25일에서 4월 11일까지가 사순절 기간에 해당한다. 사순절 기간에는 신도들이 회개, 절제, 기도, 묵상, 금식 등을 중심으로 하여 경건한 나날을 보내기를 지도한다.
금년에도 사순절을 보내며 우리들이 스스로 반성하여 보아야 할 사항들이 있다. 우리들의 신앙생활이 행여나 그릇된 기준, 빗나간 동기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나 않는가 하는 반성이다. 예수님 당시에 예수님을 직접 모시고 있었던 제자들의 경우가 우리들에게 한 본보기가 된다. 예수의 12제자들 중에 야고보와 요한이란 이름의 형제가 있었다. 그들이 예수께 청탁한 내용이 마가복음 10장에 나온다. 때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기 전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도중에서다. 두 형제가 다음 같은 청탁을 하였다.
“여짜오되 주의 영광 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마가복음 9장 37절)
우편에 앉게 하여 달라는 말은 우의정을 시켜 달라는 말이고 좌편에 앉게 하여 달라는 말은 좌의정을 시켜 달라는 말이다. 이 청탁이 터무니없는 것이 스승은 지금 예루살렘에 죽으러 가시는 길인데 스승을 따르는 제자들은 스승이 왕이 되면 자기 형제들로 좌의정, 우의정 벼슬을 하게 해 달라고 청탁하는 것이다. 신앙의 길은 인간 삶의 가장 근본이 되는 본질, 즉 진리 자체를 추구하는 길이다. 그런데 예수를 곁에서 모시던 제자들조차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는 때에 까지 벼슬자리를 청탁하고 있었다.
이런 점은 오늘에도 마찬 가지이다 너무나 많은 목사, 장로, 성도들이 진리 자체이신 예수를 따르는 일보다 비본질적인 자리나 이권에 관심을 기우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사순절을 보내며 나 자신의 신앙생활의 진면목을 새삼 돌이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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