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해넘이ㆍ해돋이 그림 같은 남도 해안 여행

鶴山 徐 仁 2009. 1. 24. 15:53

겨울의 남도는 낭만적이다. 하얀 눈이 덮인 산사는 고즈넉하고, 시리게 푸른 바다와 갯벌을 불그레하고 까맣게 물들이는 노을과 꿈처럼 평온한 아침의 일출은 선경에 들어선 듯 환상적이다. 차가운 겨울날 그곳에 가면 따스하고 황홀한 풍경을 가슴에 품고 돌아올 수 있다.

◆ 순천과 여수로의 1박 2일
여수반도고흥반도 사이의 순천만(順天灣)은 드넓은 갯벌과 갈대의 천국이다. 이곳에서는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이 날마다 황홀경을 연출한다. 사계절 아름다운 순천만이지만 그 중에서도 겨울철의 일몰은 백미로 꼽힌다. 갈대숲과 물길을 진한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해넘이는 겨울에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몰 감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순천만 동쪽의 용산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대대포구 옆의 무진교를 건너 갈대숲 사이로 난 데크를 따라 걷다가 산길을 조금 오르면 닿는 용산전망대는 일몰 무렵이면 카메라를 고정시킨 채 시간을 낚는 이들로 언제나 붐빈다.

전망대에서는 노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갈대숲 사이로, 바다로 향하는 S자의 유연한 물길이 내려다보인다. 물길 사이로는 탐사선과 보트가 하얀 물줄기를 길게 내뿜으며 달리고, 무수한 철새들이 창공을 종횡무진 날아다니며 군무를 펼친다.

드디어,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떨어져가면 남해의 정겨운 바다와 날렵한 물길은 온통 눈부신 황금빛으로 물이 든다. 물길을 지나는 탐사선의 모습은 마치 황금 공작이 꼬리를 활짝 펼치며 날아오르는 듯하다. 황홀한 해넘이에 사람들은 좀체 발길을 떼지 못한다.

순천만을 오가는 길에 조계산이나 낙안읍성 민속마을 방문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순천 북서쪽의 조계산(884m)은 선암사와 송광사라는 천년 고찰을 둘씩이나 품고 있다. 서로 다른 느낌의 두 사찰은 굴목재라는 3시간 거리의 산길로 이어져 있어 조계산 산행은'일석삼조'의 여정이 된다.

특히 흰 눈이 담벼락과 기왓장 위에 소담스럽게 쌓인 겨울의 선암사는 고즈넉하고 푸근한 느낌을 전한다. 계곡 옆으로 난 1.5㎞의 흙길을 따라 걸어 오르면 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고, 중간쯤에 나타나는 승선교는 유연한 자태로 방문객들을 맞는다.'삼인당'이라는 작은 연못과 전통 방식으로 덖은 차를 내는 찻집인'선각당'도 선암사가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들판 한가운데 들어선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조선시대의 주거 양식을 엿볼 수 있는 전통 마을로 부엌, 토방, 툇마루 등이 그대로 보존된 초가와 객사, 관아가 있고, 임경업 군수비각도 볼 수 있다. 방문객들은 새끼를 꼬아보고, 천연 염색, 대장간 체험, 길쌈 시연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도 있다.

새해를 맞아 맑고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면 자동차를 남쪽으로 돌려 여수의 향일암으로 향하면 된다. 돌산 남쪽 끝의 금오산 기암 위에 지어진 향일암은 화엄사의 말사로 새해 아침이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빼곡히 들어선 상가 사이의 가파른 비탈을 올라 비좁은 석문을 지나면 대웅전이 나타난다. 그리고 떨어질 듯 위태로운 벼랑 아래로 남해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아침의 태양은 구름을 뚫고 솟아오르면서 사위를 환하게 밝혀준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최고의 일출이라는 소문에 걸맞게 이곳의 해돋이는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향일암 일출을 감상한 후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돌산의 시원스런 풍광을 만날 수 있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아무 곳에서나 차를 멈추면 아름다운 해안의 모습이 가슴을 시원스레 씻어주는 듯하다. 이밖에도 커다란 돌들이 낭만적인 풍광을 선사하는 무술목 유원지와 고즈넉한 방죽포 해수욕장, 굴 구이 거리와 회 센터, 향긋한 냄새가 일품인 갓김치 등 돌산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여행팁
> > 순천만 탐사선 = 여행 순천만 대대포구에서 출발하는 탐사선을 타면 바다로 향하는 물길을 따라가며 순천만의 속살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까맣게 펼쳐진 갯벌과 갈색 빛으로 흐드러지는 갈대숲, 옹기종기 모여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백로와 갈매기, 도요새, 철새 등을 선장의 구수한 설명을 들어가며 만날 수 있다. 탐사선이 고속으로 달리면 바람이 차갑기 때문에 두터운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탐사선 여행은 약 40분간 진행되며, 가격은 1인당 6천 원이다.

> >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의 하룻밤 =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는 조선시대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초가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초가지만 수세식 화장실, 샤워장, 선풍기, 난방, 텔레비전 등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어 불편하지 않으며, 방 하나는 3~5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1박 이용료는 객실 하나에 3만5천~4만 원이다. 낙안읍성 입장료는 어른 2천 원, 청소년 1천500원, 어린이 1천 원이다. 12월~이듬해 1월에는 오전 9시~오후 5시에 입장할 수 있으며, 2월에는 오후 6시까지 개장한다. 061-749-3893, www.nagan.or.kr

> > 짱뚱어탕 = 미꾸라지를 주재료로 끓이는 추어탕처럼 짱뚱어를 삶아 체에 곱게 거른 후 육수에 된장을 풀어 우거지, 시래기 등과 함께 얼큰하게 끓여내는 순천의 대표적인 먹을거리이다. 뚝배기에 담긴 짱뚱어탕이 식탁에 오르면 제피나 깨를 식성에 맞게 넣어 먹는데 걸쭉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술 해장에도 그만이다. 순천만 일대에는 대대포구의 '강변장어'를 비롯해 짱뚱어탕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들이 많다. 가격은 2인분이 2만5천 원, 4인분이 3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