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의 軍史世界
롤스로이스 인사이드 [ 끝 ]
칼날이 되어 돌아온 롤스로이스
제2차 대전 종전 당시에 등장한 Me-262 는 하늘의 주역이 더 이상 프로펠러기가 아님을 뜻하는 변곡점이었습니다. 이제 하늘의 제왕은 프로펠러기가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속도를 자랑하는 제트기의 시대가 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최대의 승전국인 소련은 제2차 대전기간 동안 야크 Yak 같은 좋은 전투기도 제작하였지만 항공기분야의 선진국은 아니었고 특히 제트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기술기반은 상당히 취약하였습니다.
[ 나름대로 소련도 좋은 전투기를 만들었으나 제트기 생산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
이것은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에 소련이 공산권 맹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소련은 노획한 독일의 유모 Jumo 004 엔진을 복제하여 보았지만 출력이 부족하여 차기 제트기의 심장으로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수호이 Sukhoi 설계국이 엔진뿐만 아니라 Me-262 를 그대로 카피하여 소련이 자력으로 만든 제트기라고 공산당 지도부에게 자랑하다 스탈린의 분노까지 불렀을 정도였습니다.
[ Me-262 를 그대로 카피한 소련의 Su-9 ]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영국정부가 1946년 말 지난 전쟁당시 동맹국이었던 소련에게 우호의 증표로 최신형 제트 엔진인 롤스로이스 넨 Rolls-Royce Nene Mk 1 엔진을 선물하였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영국 군 관계자들은 최신의 전략물자를 외국에게 그것도 장차 적으로 등장 할 것이 명약관화한 국가에게 선 듯 제공한 정치가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반발하였습니다.
[ 반발을 무릅쓰고 소련에게 제공된 Rolls-Royce Nene Mk 1 제트엔진 ]
처음으로 제트기 ( He-178 ) 와 제트전투기 ( Me-262 ) 를 만든 나라는 독일이었지만 휘틀 ( Frank Whittle 1907~1996 ) 이 1937년 최초로 제트엔진을 만든 후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지닌 나라는 사실 영국이었습니다. Me-262 도 유모 엔진의 성능이 좋지 않아 그 성능을 십분 발휘 할 수 없었던 것처럼 독일도 제트엔진만큼은 영국에 뒤져 있었습니다.
[ 군인이자 엔지니어였던 휘틀 ]
비행기 엔진의 명가인 롤스로이스 ( RR ) 는 제트엔진의 분야에서 현재도 GE, P&W 와 더불어 군용 및 상업용 제트 엔진을 삼분하고 있을 정도인데 당시 롤스로이스 넨 엔진은 소련이 애 먹고 있던 소련산 제트 엔진의 추력을 2배나 상위하는 고성능 엔진이었습니다. 이것은 마침 동체시험까지 완료하였지만 엔진 때문에 고민하던 미코얀-그루비치 ( MiG ) 설계국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 소련이 초창기 복제하여 실험한 독일의 유모 004 엔진 ]
미그 설계국은 굴러 떨어진 호박을 신형제트기에 장착하였는데 실험결과 제작중인 전투기가 롤스로이스 넨 엔진과 결합하면 최고의 성능을 얻게 됨을 확인하였습니다. 순식간에 고민이 해결 된 소련은 이를 복제하는데 전력을 기울여 자국산 클리모프 Klimov RD-45 엔진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롤스로이스 넨 엔진의 무허가 짝퉁이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소련의 항공기 제작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 넨 엔진의 무허가 짝퉁인 클리모프 RD-45 엔진 ]
그리고 롤스로이스 넨 엔진이 소련으로 넘어간 지 5년 만에 짝퉁엔진을 장착한 신형제트기가 등장하였는데 동서냉전이 최초로 실전으로 격화한 한국전에서였습니다. 바로 MiG-15 였는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한 정체불명의 이전투기는 한마디로 충격으로 다가왔고 유유자적하게 폭탄을 던지던 B-29 폭격기는 물론 한국전에 참전하였던 서방의 모든 전투기를 압도하였습니다. ( 관련글 참조 )
[ 혜성처럼 등장한 MiG-15 ]
결국 이러한 MiG-15 의 등장은 비밀리에 개발하던 F-86 Sabre 의 조기등판을 유발시켜 간신히 우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충격과 놀라움은 대단하였습니다. ( 관련글 참조 ) 이후 소련은 군용기분야에서 미국과 겨룰 수 있는 유일한 상대국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였고 그 여파는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롤스로이스 인사이드 Rolls-Royce Inside 에서 유래 된 것입니다.
[ 전통을 간직한 롤스로이스의 엔진은 현재도 최고의 명품입니다 ]
지금까지 롤스로이스에서 만든 일련의 명품 엔진을 통해 본 밀리터리 이면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P-51 처럼 개발 당사자에게 도움이 된 경우도 있었지만 Me-109 나 Ju-87 또는 MiG-15 에서처럼 적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같은 제작사의 물건들이 이처럼 극과 극의 경우로 나타난 이유는 이런 일을 만든 주체가 앞날을 내다볼 줄 모르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 august 의 軍史世界 ]
'軍事 資料 綜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인 10명 중 6명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 정당” (0) | 2009.01.25 |
---|---|
책 소개 ( BEMIL의 비밀스런 군사이야기 ) (0) | 2009.01.24 |
<스크랩> 해군 함정의 K-6 重기관총외 다수 무장 소개 (0) | 2009.01.19 |
세종대왕(함) 알현 (0) | 2009.01.16 |
"왜 한국군(軍)은 실내에서 슬리퍼를 신지?" (0) | 2009.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