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연일 칼럼과 사설 등을 동원해 뉴라이트를 융단폭격하고 있다.
김일영 교수 "MB만 준비 안된 게 아니라 뉴라이트도 마찬가지"
김일영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는 13일자 <조선일보>에 기고한 시론 <뉴라이트를 넘어 프로콘으로>를 통해 "'보수의 위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며 "10년 만에 보수 지지로 돌아섰던 사람들을 1년이 못 가 후회하게 만든 일차적 책임은 이명박 정부가 져야 한다. 지난 1년을 돌아볼 때 이 정부가 준비가 부족한 '무개념' 보수정권임이 갖가지 점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우선 이명박 정권을 질타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러면 이명박 정부를 탄생하게 만든 보수 세력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준비가 부족하기는 보수도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며 본격적으로 뉴라이트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규모 면에서 가장 큰 행동주의 분파가 공공연히 이명박 정부와 길을 같이하면서 뉴라이트가 사상운동이나 정책운동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대폭 좁혀놓고 말았다"며 김진홍 목사가 이끄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질타한 뒤, "이 점에서 '정치화된 뉴라이트'는 이제 종언을 선언할 때가 온 것 같다. 권력에 다가감으로써 뉴라이트는 그 이름에 걸맞은 새로움(new)을 잃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라고 뉴라이트 해체를 주장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보수가 되기 위해서는 보수의 영역을 토대로 진보의 영역을 공략할 만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갖추어야 하는데 뉴라이트에는 그런 것이 없다"며 "이명박 정부만 준비가 덜 된 게 아니라 뉴라이트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라며 뉴라이트의 콘텐츠 부족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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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라이트전국연합이 11월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창립 3주년 기념행사를 개최, 김덕룡(사진 오른쪽부터) 대통령 국민통합특보와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의장,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
<조선일보> 사설 "뉴라이트, 다른단체가 기업에 손 벌리는 건 안된다면서..."
앞서 <조선일보>는 12일자 사설 <'뉴라이트' 후원 안내장에 세금고지서 받은 듯 놀란 기업들>을 통해서도 전날 뉴라이트 등 보수단체 100여곳의 집단후원행사를 비판했다.
사설은 "정권과 뉴라이트 관계는 끈끈하다"며 "기업들은 이런 단체들이 돈을 보태달라며 보낸 안내장을 받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권력의 움직임에 민감한 기업들이 권력과 이런 관계인 단체의 후원 요청을 예사 후원금 안내장처럼 여기진 않았을 것이다. 무슨 세금고지서처럼 받아들였을 게 뻔하다. 괜히 모른 체했다가는 나중에 무슨 탈이라도 생기는 건 아닌가 해서 다른 데 쓸 돈을 당겨서라도 후원금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뉴라이트 계열은 '규제개혁센터' 같은 기구를 만드는 등 친(親)기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업활동을 비판하고 감시한다면서 뒤로 손을 내미는 참여연대와는 경우가 다르지 않느냐고 할는지 모른다"며 "그렇다면 앞으로 받는 돈은 깨끗하고 뒤로 받는 돈만 더럽다는 말인가. 다른 단체가 기업에 손 벌리는 건 안 된다고 하면서 자기는 해도 괜찮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고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앞서 지난 1일에도 사설을 통해 "보수주의 운동 세력은 정권 교체가 중요해서 선거 때 힘을 보탰다 해도 이제는 정권과 거리를 두고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이렇게 가면 노무현 정부 때 정권의 외곽부대로 나서서 일이 있을 때마다 맹목적 정권 지지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노사모' 집단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비판했었다.
<조선일보>의 잇따른 뉴라이트 공개 비판과 관련, 일각에서는 <조선일보>가 '보수 위기'의 진앙으로 뉴라이트를 지목해 뉴라이트 무력화에 본격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어, 향후 뉴라이트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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