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65)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주석단(북한에서 행사 귀빈석을 지칭)에 자리한 이들은 70대의 고령자가 주축이었다. 눈길을 끈 건 군부 최고 실세인 조명록(79) 총정치국장. 그는 행사 내내 테이블을 손으로 짚고서 힘겹게 지탱하는 모습이었다. 중앙 TV로 녹화중계된 행사 장면을 본 정부당국자는 "수십 개의 훈장이 달린 군복을 입고 선 그의 휘청거리는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귀띔했다. 최근 군총참모장에 오른 2군단장 출신의 김격식 대장은 열병식에서 연설을 했다. 올해 67세인 그는 고령화된 북한 군부에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연형묵(2005년 10월 사망)의 뒤를 이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된 전임 군총참모장 김영춘(71) 차수와 김일철(74) 인민무력부장도 주석단의 앞자리를 차지했다. 대북정보에 정통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군단.사단장급 인사에 대해 세대 교체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군 최고위층에 대해서는 이른바 '혁명선배'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종신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각에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세대 교체의 바람이 인 것과 달리 군부는 여전히 원로급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행사에 나온 노동당과 내각의 핵심 인물들의 경우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일 내각총리 등 새로 임명된 인물들을 제외하고는 2년 전에 있었던 당 창건 60주년 열병식 참석자와 비슷했다. 다만 최고인민회의 명예부위원장들인 김영주(87.김일성 전 주석의 동생)와 박성철(94.전 부주석), 당비서인 한성룡(84) 등은 모습을 보이지 않아 고령으로 활동이 어려워진 것으로 관측됐다.
◆권력 서열은 내부 변화를 읽는 잣대=북한은 폐쇄적인 체제의 특성상 노동당과 군부.내각 주요 인사의 자리 이동을 좀체 공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각종 공개 활동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하고 있느냐를 분석해 특정 인물의 권력 내 위치를 판단한다. 이번 행사처럼 핵심 인물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일 경우는 대북 정보분석가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권력서열은 북한이 발표한 것이 아니라 우리 당국이나 전문가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 권력 내부의 변화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용한 참고자료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군 창건 기념일 같은 군부 행사의 경우 군인들의 소개 순서가 다소 앞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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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7 04:47 입력 / 2007.04.27 06:5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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