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의 94.0%가 논문 표절에 대해 승진에 불이익을 주는 등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88.5%는 표절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지 않으면 앞으로 국내의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응답 교수의 84.0%는 앞으로 논문을 표절한 교수는 총장 등의 선출직에 뽑히거나 장관 등의 공직을 맡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월간중앙이 전국 4년제 대학 전임.비전임 교수 400명을 대상으로 3월 3 ̄9일 실시한 e-메일 조사 결과다(17일 발매 월간중앙 4월호 참조).
논문 표절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교수들은 우리 학계는 표절 문제가 심각한 실정(62.5%)이나 교수들은 동료 교수의 표절에 대해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84.8%)고 답했다. 또 표절 의혹의 당사자들은 표절을 윤리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약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며(80.5%) 실제로 표절 의혹이 교수사회에서 선거.보직.임용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불거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71.0%)고 입장을 밝혔다.
교수 사회에 만연한 표절에 토양이 된 요소로는 논문의 내용보? ?실적을 중시하는 학문 풍토(85.0%), 계량적 성과주의.결과주의가 만연한 사회풍조(79.5%), 논문 '짜깁기', 남의 논문에 공저자로 '무임승차'하기 등에 둔감한 교수사회의 동류의식(67.3%) 등 세 가지가 주로 꼽혔다(복수응답).
한편 이번 조사에 응한 교수들은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에게 적용한 기준을 일반화하면 표절 문제에서 자유로운 교수가 거의 없다"는 주장에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교수사회 일각에 논문 표절은 관행이었다는 인식이 있지만 응답자의 과반수가 이를 부인한 셈이다.
표절을 막을 방안에 대해 대학교수들은 대학마다 논문 표절의 기준.징계절차 등을 명시한 연구윤리규정을 마련하고(93.3%), 표절 등의 연구윤리 문제를 다룰 위원회를 두어야 한다(84.8%)고 답했다. 과거에 일어난 표절에 대해서는 과반수가 해당 논문이 작성된 시기의 학계 관행을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고(56.8%) 당사자가 고백하면 제재를 하지 말아야 한다(52.8%)고 의견을 밝혔다. 과거 표절 논문에 대해 당사자가 자진 철회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3.0%가 !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표절을 막기 위해서는 78.0%가 이렇게 제재 장치를 마련하는 것보다 표절 예방 교육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답했다. 표절 예방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 교수의 97.3%가 공감했고, 공감한 교수들의 33.2%가 초등학교 때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학 때(29.8%), 고교 때(20.1%) 순이었다.
표절의 기준과 관련해서는 응답 교수의 74.5%가 한 논문을 둘 이상의 학술지에 중복 게재하는 것은 해당 학술지의 편집자가 이를 허용하더라도 표절에 해당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과거의 표절 논문이 연구 실적에 포함돼 있다면 당사자는 여전히 표절의 수혜자(90.8%)이고, 제제를 받지 않은 표절 논문은 여전히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88.0%)는 인식을 보였다.
이 조사에 응한 교수들은 전공별로는 인문사회계 69.0%, 이공계 23.3%, 예체능계 7.%(무응답 0.3%)였다. 전임 교수가 77.0%, 비전임이 22.0%였다(무응답 1.0%).
이필재 월간중앙 편집위원
설문과 응답률
◇표절 예방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매우 필요하다 70.8%
(2)필요한 편이다 26.5%
(3)필요하지 않은 편이다 1.5%
(4)매우 필요하지 않다 0.8%
※무응답 0.5%
◇(표절 예방교육이 '매우 필요하다'거나 '필요한 편이다'라고 답한 389명만)표절 예방교육이 필요하다면 언제부터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1)대학 때 29.8% (2)고등학교 때 20.1% (3)중학교 때 16.2% (4)초등학교 때 33.2% ※무응답 0.8%
◇표절을 막기 위해 예방교육과 제재장치 마련 중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1)예방교육 78.0% (2)제재장치 마련 18.5% ※무응답 3.5%
◇표절문제가 가장 심각한 분야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1)문학.음악 등 문화예술계 30.5% (2)언론계 11.8% (3)학계 45.8% ※무응답 12.0%
◇교수사회의 표절 관행에 토양이 됐던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해당하는 것을 모두 골라 주시기 바랍니다(복수응답).
(1)계량적 성과주의, 결과주의가 만연한 사회풍조 79.5% (2)논문 내용보다 실적을 중시하는 학문풍토 85.0% (3)논문 '짜깁기', 남의 논문에의 '무임승차' 등에 둔감한 동류의식 67.3% (4)능력보다 연공을 중시하는 학계문화 24.5% (5)종속적.권위주의적 사제관계 33.0% (6)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뿌리깊은 의식 21.8%
◇아래 두 의견 중 어느 쪽에 더 가깝습니까? (1)과거 연구윤리가 정착되기 전에 일어난 표절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51.3% (2)밝혀진 표절에 대해서는 시기를 불문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44.5% ※무응답 4.3%
◇표절의 기준 등에 관한 아래 각 진술에 대해 동의 또는 반대하시는 정도를 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응답률은 매우 동의, 대체로 동의, 대체로 반대, 매우 반대, 무응답 순.)
<표절의 정의.기준>
(1)인용문이나 인용구에 대해 일일이 출처를 밝히지 않고 머리말에 포괄적으로 출처를 표시했다면 표절에 해당한다. 22.3%-45.3%-27.0%-4.3%-1.3%
(2)하나의 논문을 둘 이상의 학술지에 중복 게재했다면 해당 학술지의 편집자가 이를 허용했다고 하더라도 표절에 해당한다. 40.8%-33.8%-18.3%-6.5%-0.8%
(3)남의 글에서 문장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인용하면서 따옴표를 하지 않았다면 표절에 해당한다. 35.3%-41.5%-17.0%-5.0%-1.3%
(4)교수가 제자가 실시한 서베이 결과를 자기 논문에 사용했다면 표절에 해당한다. 30.5%-37.8%-22.3%-7.5%-2.0%
(5)대학생이 동료에게 자기가 한 과제물을 빌려주는 것은 표절 방조로 볼 수 있다. 35.3%-41.5%-14.5%-7.8%-1.0%
<표절의 현실>
(6)과거의 표절 논문이 연구 실적에 포함돼 있다면 당사자는 여전히 표절의 수혜자다. 49.5%-41.3%-6.0%-2.3%-1.0%
(7)제재받지 않은 표절 논문은 여전히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43.8%-44.3%-9.8%-1.8%-0.5%
(8)우리나라 교수들은 동료 교수의 표절에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 30.3%-54.5%-11.8%-2.0%-1.5%
(9)표절 의혹이 교수사회에서 선거.보직.임용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불거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25.0%-46.0%-22.0%-4.8%-2.3%
(10)표절 의혹 당사자들은 표절을 윤리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약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23.8%-56.8%-14.8%-2.8%-2.0%
(11)남의 글을 쉽게 복사해 붙일 수 있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표절에 대한 유혹이 더 심해졌다. 40.0%-41.8%-11.0%-5.3%-2.0%
(12)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에게 적용한 표절의 기준을 일반화하면 표절문제에서 자유로운 교수가 거의 없다. 16.0%-30.0%-37.5%-15.5%-1.0%
(13)표절 의혹을 산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의 사퇴로 우리 학계에서 표절이 줄어들 것이다. 12.8%-58.5%-21.3%-6.3%-1.3%
(1! 4)앞으로 논문을 표절한 교수는 총장 등의 선출직에 뽑히거나 장관 등 공직을 맡기 어려울 것이다. 29.5%-54.5%-13.3%-2.0%-0.8%
(15)표절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지 않으면 앞으로 국내의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46.3%-42.3%-8.8%-2.0%-0.8%
(16)표절문제로 인해 정부와 언론에 대한 교수들의 비판이 무뎌질 가능성이 있다. 5.3%-24.8%-49.5%-18.8%-1.8%
(17)우리나라 학계의 표절문제는 심각한 실정이다. 23.0%-39.5%-32.8%-2.3%-2.5%
<표절 방지 대안>
(18)논문 표절에 대해 승진에 불이익을 주는 등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54.0%-40.0%-3.8%-1.5%-0.8%
(19)교수가 논문 작성을 제자에게 대행시키는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 67.3%-23.3%-4.3%-3.5%-1.8%
(20)교수가 자신이 기여하지 않은 제자의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 66.8%-25.0%-5.8%-1.5%-1.0%
(21)하나의 논문에 대해 이중으로 연구비를 받는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 68.5%-16.8%-6.3%-3.5%-5.0%
(22)연구윤리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일어난 표절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 22.5%-42.5%-29.5%-4.0%-1.5%
(23)비록 사퇴하기는 했지만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도 검증 대상이 되어야 한다. 25.5%-40.3%-27.5%-5.3%-1.5%
(24)교수의 연구 실적을 논문의 편수로 평가하는 시스템은 재고해야 한다. 47.8%-39.0%-10.8%-2.0%-0.5%
(25)과거 논문 표절이 학계의 관행이었던 만큼 당사자가 고백하면 제재하지 말아야 한다. 7.8%-45.0%-34.0%-11.0%-2.3%
(26)과거의 표절에 대해서는 해당 논문이 작성된 시기의 학계 관행을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해야 ? 磯? 12.0%-44.8%-29.5%-12.5%-1.3%
(27)과거의 표절 논문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자진철회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27.5%-55.5%-11.5%-3.5%-2.0%
(28)대학마다 표절의 정의.기준.징계절차 등을 명시한 연구윤리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64.3%-29.0%-3.5%-2.0%-1.3%
(29)대학마다 표절 등의 연구윤리문제를 다루는 위원회를 두어야 한다. 50.0%-34.8%-9.5%-3.8%-2.0%
(30)논문의 표절은 피해 당사자의 고소 없이도 정부가 기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9.0%-24.0%-33.5%-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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