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 변비, 해수, 어혈, 생혈, 회충 촌충 구제, 가래, 치질, 명목, 폐를 윤택하게 하는 비자나무
주목과의 늘푸른 바늘잎나무인 비자나무(Torreya nucifera Sieb. et Zucc.)는 우리나라 남쪽 지방의 산에서 자란다. 높이는 25미터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어린 가지는 녹색이며 털이 없다. 설형 잎은 깃털처럼 가지에 2줄로 마주나고 가죽질이며 단단하고 끝이 날카롭다. 잎의 길이는 1.2~2.5센티미터이고 너비는 2~3밀리이다. 잎의 주맥은 뒷면에서만 도드라진다. 잎 앞면은 짙은 녹색이고며 뒷면에 흰색의 숨구멍줄이 2개 있다. 암수딴그루로 연노란색 수꽃은 잎겨드랑이에 달리고 암꽃은 어린 가지 밑 부분에 달린다.
전라북도 정읍군에 있는 내장산 비자림은 오랜 세월 동안 잘 보호되고 있다.
둥근 열매는 붉은 자주색으로 익는다. 개화기는 4월이고 종자의 성숙기는 다음해 10월이다. 주로 산비탈의 수림 속 음지에서 자란다. 야생하거나 재배하기도 한다.
비자나무의 뿌리껍질(비근피)과 꽃(비화)도 약용으로 쓴다.
채취시기는 10~11월 사이에 열매가 성숙되면 따서 다육질의 겉껍질을 벗기고 종자를 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종자에는 지방유가 함유되어 있다. 그 중에는 palmitic acid, stearic acid, oleic acid, linoleic acid,의 glyceride, sterol등이 있다. 또 oxalic acid, 포도당, 다당류, 정유, 탄닌 등도 들어 있다.
바자의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거나 따뜻하다. 독이 있거나 없다. 살충하고 적을 없애고 조를 윤택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충적으로 인한 복통, 소아 감적, 명목, 생혈, 어혈, 남성의 성기능 강화, 폐를 윤택하게 함, 뱃속 충적 제거, 가래 제거, 소화촉진, 근골을 도와줌, 식욕촉진, 뱀에 물린 상처, 촌백충증, 십이지장충, 요충, 갑작스런 토혈, 출혈, 마른기침, 변비, 치질을 치료한다. 하루 5~12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혹은 환을 짓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주의사항으로 너무 많이 복용하면 활장(滑腸)을 일으키거나 화(火)를 도와주므로 열수(熱嗽)에 좋지 않다. 비자의 껍질은 성질이 녹두와 상반된다.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비자나무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비자나무(Torreya nucifera Sieb. et Zucc.)
식물: 사철푸른 큰키나무이다. 잎은 끝이 뾰족한 선상피침형이다. 타원형의 가지색을 띤 밤색 열매가 맺는다.
남부와 제주도의 산기슭에서 자란다. 좀(개)비자나무(Cephalotaxus drupacea Sieb. et Zucc.)는 중부와 남부에서 자라며 북부에서는 집 주변에 심는다. 비자나무보다 잎이 넓고 뒷면이 흰 것이 다르다.
씨(비자, 비실): 여문 씨를 따서 껍질을 벗긴 것인데 타원형이고 밤색이다.
성분: 씨에는 기름35%(기름을 이루고 있는 지방산의 주성분은 리놀산), 탄수화물이 있다. 탄수화물은 포도당과 다당류가 있다. 이밖에 디테르펜계 알코올이 들어 있다. 잎에는 정유가 0.2% 들어 있다. 그 주성분은 ι-리모넨(약 60%)이고 그밖에 α-피넨, 캄펜, 카디넨, 토레이올, 토레이알, 덴드로바신, 누시페롤이 있다. 비플라보노이드 카이아플라본 C33 H24 O10(녹는점 314~315°C)과 에스톨리드형, 주로 유니페르산으로 된 납이 있다.
작용: 동물 실험에 의하면 십이지장충에 대한 구충 효과가 없다는 자료와 효과가 있다는 자료가 있다. 그러므로 자세한 검토가 필요하다.
응용: 동의치료에서는 십이지장충, 촌충떼기약으로 쓴다. 약 10개를 갈아서 먹는다. 민간에서는 잎과 가지를 모기향으로 쓴다.]
안덕균씨가 쓴 <한국본초도감>에서는 비자나무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비자(榧子)
주목과의 늘푸른 큰키나무 비자나무(Torreya nucifera {Linne} Sieb. et Zucc.)의 열매이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효능: 윤폐지해, 살충
해설: ① 위가 상하지 않게 살충시키므로 회충, 요충, 촌충의 구제에 유효하다. ② 폐가 건조하여 해수가있으면서 가래가 적고 끈끈한 증상에 쓰이며, ③ 지방유가 많아서 변비에 효과를 얻는다.
성분: 지방유로 palmitic acid, steolic acid 등과 알칼로이드, 포도당, 과당, 정유, 탄닌 등이 알려졌다.
약리: ① 고양이에 촌충 구제 효과를 보인다. ② 자궁 수축 작용이 있어서 민간에서 낙태에 사용해 왔다.
임상보고: 촌충병에 이 약물을 볶아서 매일 120~200그램을 복용하자 충란(蟲卵)이 제거 되었다.]
비자나무의 뿌리껍질을 <절강천목산약식지>에서는 비근피(榧根皮)라고 하는데 주로 "풍습으로 인한 부종 동통을 치료한다. 비자나무뿌리껍질에 구력강(九力綱: 국화과의 천리광)을 넣고 달여서 복용한다."고 기록한다.
비자나무의 꽃을 <본초습유>에서는 비화(榧花)라고 하는데, <명의별록>에서는 "맛은 쓰며 수기를 다스리고 적충을 제거하며, 비자나무의 꽃은 봄에 꽃이 핀 후에 채취한다. 오랫동안 복용하면 안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촌백충치료에 대해 <식료본초>에서는 "비자를 하루 7개씩 7일 먹는다."고 적고 있다.
비자나무의 다른이름에 관해서 동양의학서적을 추적해 보면 아래와 같다.
비자(榧子: 당본초), 피(피)자(彼(柀)子: 신농본초경), 비실((榧實: 비:榧: 명의별록), 피자(羆子: 도홍경), 옥산과(玉山果: 동파시집), 적과(赤果, 옥비:玉榧: 일용본초), 야삼(野杉: 본초강목), 향비(香榧, 목비:木榧: 중약대사전)등으로 부른다. 비자나무를 문목(文木: 한국)이라고도 부르는데 비자나무의 재질이 치밀하고 광택이 있으며 향기로울 뿐 아니라 문채가 비단같이 아름다워서 붙인 애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가장 큰 비자나무는 천연기념물 39호로 지정된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 삼인리의 높이 10미터 흉고 5.2미터로 수령은 약 400~50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팔성리에 있는 수령이 약 500년 된 비자나무가 도나무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전라남도 진도군 임준면 상만리에 200여년 된 비자나무는 천연기념물 111호로 보호되고 있으며,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행원리의 700년 비자나무는 높이 13미터에 흉고둘레가 4미터에 달아며 광산 김씨 문중에서 매년 정월 보름날에 제사 지내는 나무로 잘 알려져 있다.
비자나무는 널빤지, 건축재로 귀하게 쓰였고, 바둑판, 장기판, 장기쪽, 염주 등에 사용되어 왔으며 특히 습기에 잘견디어 고급 관재나 배를 만드는 재료로 이름나 있다. 일본은 비자나무가 많이 자라서 비자나무에 얽힌 민속도 많다고 한다.
비자는 호두처럼 땅에 묻어 과육을 제거한 씨를 비자라 하며 경과피를 벗긴 후 속의 인을 생식하기도 하고 기름에 볶아 속껍질을 바텨 벗긴 후 꿀이나 엿에 굴려 묻혀서 콩가루를 입힌 <비자강정>이란 별미의 민속과자도 만들어 먹었으며, 기름을 짜서 식용, 등유용, 머릿기름 등 최고급 양질의 식물성 기름으로 이용하여 온 유용한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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