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한국경제와 샌드위치, 그리고 애플

鶴山 徐 仁 2007. 2. 24. 18:20
"한국 자동차? 앞으로 5년 안에 따라잡을 것이다."
중국 상용차 시장 1위 업체인 베이징푸톈자동차(北京福田汽車)
 
셰쯔칭(子淸) 부원장의 장담이다.
이달 초 베이징에서 만난 그는
 
"BMW. 벤츠. 도요타 같은 세계적 브랜드는 힘들겠지만
한국 차는 품질만 따라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
삼성이 최첨단 LCD 패널 공장을
돌릴 수 있느냐 없느냐는 우리한테 달렸다."

일본의 첨단 기술 기업 알박(Ulvac)
우스미 다카유키(臼見隆行) 경영기획실 부장의 지적이다.
 
 LCD 패널 핵심 기술인 성막(成膜)장치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96%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 기업의 자부심이 잔뜩 담겨 있다.

'
답답한 '샌드위치 코리아'' 중에서 (중앙일보, 2007.2.20)
 
 
중국경제. 어제(19)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덩샤오핑이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로 올해 기념행사는 단촐해졌다고 하지만,
매년 10% 수준의 경제성장을 달성하며
 
'잠자는 거인'에서 세계 4대 경제대국으로 우뚝선
현재의 중국경제를 만든 주인공이 바로 그 덩샤오핑입니다.

일본경제. 현재 전후 최장 경기확대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경제성장률, 기업실적, 주가 등 여러 경제지표들이 예상치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은
연율로 환산하면 4.8%를 기록했다는 보도입니다.
 
시장의 예상(3.8%)을 웃돈 8기 연속(2) 플러스 성장입니다.
이처럼 경기가 호조를 보이자
 
일본이 현재 0.25%인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가
국제금융시장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중국은 후발개도국의 상징,
일본은 선진국의 상징입니다.
 
한국경제가 선진국과 후발개도국 사이에 끼어 정체를 면치 못하는 존재,
'호두까기'(nut cracker)에 끼여 있는 존재가 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선진국들의 고급기술은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 우위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대부분 후발 개도국들에게 빼앗기는
상황에 처할 우려가 있다는 얘깁니다.

한국을 상징하는 삼성도 자신이 부품을 주지 않으면
공장을 돌릴 수 조차 없을 것이라는 일본의 한 기업.
 
역시 우리경제를 끌어가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를
5년 이내에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중국 자동차 회사.
 
이들의 자신감 넘치는 말을 듣다보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단순한 기우만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실제로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IT 핵심 기술 506개 분야의
한중 기술 격차를 비교 분석해보니 1.7년으로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MP3플레이어 산업 경쟁력은 이미 한국을 앞섰고,
 
2010년에는 이동통신장비. 디지털TV. 철강 분야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저는 MP3플레이어를 2개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3~4년 전에 구입한 사파미디어라는 국산제품.
 
또 하나는 지난해 말 구입한 애플의 아이팟입니다.
시장에서는 요즘 값싼 중국산 MP3플레이어가 인기라고 합니다.
 
며칠 전에는 '18천원짜리 중국산 MP3 ‘불티’'라는 기사까지 나왔을 정도입니다.
비슷한 기능의 국내 중소기업 제품은 8만원대이니, 가격 경쟁이 안됩니다.
 
저라도 단순한 어학공부용 제품을 사라고 한다면
2만원짜리에 손이 갈 것 같습니다.

한국의 MP3플레이어 산업이 생존하려면
18천원짜리를 만드는 중국회사가 아니라
 
아이팟이라는 '패션'을 만드는 애플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는 승산이 없습니다.

물론 MP3플레이어 뿐만이 아닙니다.
한국경제의 모든 분야가 자기 분야의 '애플'에 도전해야 하는 그런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