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2월6일 열린우리당 의원 23명 집단탈당→2월14일 전대 정상 개최 불투명.
5년전과 비교하면 올해 대선 기상도가 얼마나 이례적인지를 알 수 있다. 지금 여권은 대선을 코앞에 둔 정치세력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혼돈스럽다.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여권 소식통의 비유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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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권은 버스가 진흙 구덩이에 빠져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승객이 뛰어내려 각자 버스를 구할 방도를 찾아 내달리는 형국이다.” 이는 지금의 탈당·분당 사태를 ‘배신’이나 ‘결별’과 같은 단순 구도로 이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로 들릴 만하다.
앞으로 여권은 진흙탕에서 탈출하기 위해 버스 안에서 계속 엑셀레이터를 밟는 사람, 뒤에서 버스를 미는 사람, 또는 견인차를 데려오는 사람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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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이란 아수라장을 다양성이라는 긍정의 패러다임으로 치환하면, 얼마간의 여유공간이 생기고, 거기에 여러 가능성이 유입될 수 있다.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여야(與野)란 획일적 전선이 흐트러질 여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저조한 국민적 지지도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여권으로서는 군침을 흘릴 만한 그림인 셈이다. 이날 집단탈당한 의원들이 선언문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책임 있게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대신 정치적 개입은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친노와 비노(非盧) 사이에서 모호한 자세를 취한 것은, 앞으로의 전선이 복잡다기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전선 설정을 위한 기폭제는 ‘개헌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곧 개헌안을 발의하면 어쩔 수 없이 정국은 개헌 대 호헌의 구도로 나뉘고, 이것이 적어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그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흐름과 전선이 형성되기를 여권 인사들은 기대하는 것 같다. 물론 이런 구상의 종착점은 범여권 단일 대선후보 선출이다. 기존 열린우리당은 물론, 탈당파가 만든 신당을 포함해 여권의 각 정치세력이 오픈프라이머리 등 ‘플레이오프’를 통해 유력 후보를 선출, 대선에서 막판 역전극을 합작해내는 그림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