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감 말고도 많다-경북 청도 베스트5(김성윤의 Gourmet Club)

鶴山 徐 仁 2007. 2. 3. 14:31

경북 청도는 감 외에 다른 매력도 은근히 많다. 봄에는 꽃길이 화려하고, 초여름에는 복숭아가 탐스럽다. 매년 3월경 열리는 소싸움은 더 말할 필요 없을만큼 유명하다. 내세울만한 음식이 없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이마저 차츰 바뀌고 있다. 우선 버섯자장부터 맛보시라.

 

스님들도 즐겨 먹는 ‘버섯자장’

 

청도 용천휴게소 ‘버섯자장’은 지극한 불심으로 탄생했다. 장기철·신순식씨 부부는 16년 전인 1991년 경북 청도군 금천면 동곡리에 중국음식점 ‘강남반점’을 차렸다.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가게를 찾은 스님들에게 대접하려 내놓은 것이 시작이었다. 1993년쯤 유홍준 문화재청장(당시 영남대 교수)가 자신의 책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 소개하면서 ‘스님자장면’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스님자장이라 하지 말고 꼭 버섯자장으로 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스님들에게 괜한 피해가 갈까봐서다.

 

면과 자장이 간자장처럼 따로 나온다. 녹차를 넣어 반죽한 국수는 초록색이다. 고기는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표고, 새송이 등 다섯 가지 버섯이 들어간다. 잘게 다진 당근, 애호박, 양배추, 감자 등을 넣어 씹는 맛을 더했다.

 

인공조미료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신순식씨는 “스님들께서 대번에 알아차리셔서...”라고 했다. 자장면이라 믿기 어려울만큼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한 그릇 4500원으로 싸지는 않다. 재료비가 일반 자장면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니 어쩔 수 없다.

 

버섯자장이 유명해지면서 과거 ‘강남반점’ 자리에서 현재의 자리로 확장 이전했다. 고기 대신 버섯을 튀겨 만든 ‘스님탕수유’(1만5000원), 해물과 자극적 양념을 뺀 ‘스님짬뽕’(4500원)도 있다. 대구에서 경산 자인을 지나 청도군 금천면 방면으로 가다 동곡리 입구에 있는 용천휴게소에 있다. (054)373-1569

 

동영상: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021795

 

 

한재미나리

청도를 돌아다니다 보면 ‘한재미나리’라고 내걸은 식당을 여럿 볼 수 있다. 그럼 주저하지 말고 들어가 일단 한재미나리를 꼭 맛볼 것을 권한다.

 

한재미나리가 대체 뭐기에? 청도읍 한재골에서 나는 ‘명품 미나리’다. 일반적으로 미나리는 고인 물에서 자란다. 한재미나리는 화악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에서 큰다. 1994년 전국 최초로 미나리 무농약 재배 품질인증을 받기도 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음식은 백 번 설명을 듣느니 한 번 맛보는 것이 훨씬 빠르다. 그래서 한재미나리를 맛봤다. 미나리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연하다. 그러면서 아삭아삭, 씹으면 씹는대로 경쾌하게 끊긴다. 청순한 향이 강렬하다. 그러면서도 미나리 특유의 비린내가 없다. 어디 하나 다듬지 않고도 그대로 먹어도 좋을만큼 깨끗하다.

 

청도 대부분 식당에서 한재미나리를 이용한 음식을 낸다. 전을 부쳐 내기도 하고, 간장양념에 무쳐 생두부에 곁들이기도 한다. 한재미나리를 여러 뿌리 손에 집고 동그랗게 말아서 구운 삼겹살을 싸 먹어도 맛나다. 생산양이 달려서 여행 다니다가 쉬 사기는 어렵다.

 

 

 

 

딸기체험

요즘 청도에서는 딸기가 한창이다. 비닐하우스마다 빨갛게 익은 먹음직스런 딸기가 가득하다. 농약을 쳤을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요즘 농약 뿌려 키우는 딸기가 오히려 찾기 어렵다. 그렇게 의심스러우면 비닐하우스 안에서 웅웅 날아다니는 벌을 확인하시라. 벌은 농약 냄새만 나도 도망치는 녀석이다.

 

딸기를 직접 따보고 맛도 보고 싶은 가족이라면 인터넷사이트 ‘농부와 닷컴’에서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청도 지역 젊은 농민들이 만든 사이트에서는 철에 따라 다양한 농촌·자연 체험이 가능하다. 어른, 아이 상관 없이 1인당 7000원씩 내면 네모난 투명플라스틱 상자를 하나씩 준다.

 

“딸기꽃은 따면 안되요. 꽃이 있어야 딸기가 계속 열리거든요” 같은 설명을 듣고 난 다음 비닐하우스로 들어간다. 자기가 딸 수 있을만큼, 그리고 상자에 담을 수 있을만큼 따면 된다. 딸기를 상자에 담아 나오면 비닐랩으로 밀봉해준다. 집으로 가져가는데 아무런 문제 없다. 7000원을 더 내면 솥뚜껑에 지글지글 삼겹살을 구워먹을 수 있다. (054)373-5565, www.nongbuwa.com

 

동영상: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021786

 

 

용암웰빙스파

 

청도는 물이 좋은 고장. ‘용암웰빙스파’는 지하 880m에서 올라오는 섭씨 37도 온천수를 데우지 않고 그대로 쓴다. 게르마늄 유황온천으로 통증완화, 군살제거, 관절염, 디스크 예방, 다이어트, 만성피로회복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남녀 각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온천으로, 별의별 ‘탕’과 ‘방’이 다 있다. 마치 물놀이공원에 놀러온 기분이다. 온천만 이용하려면 6500원. 온천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객실이 6만8000원부터 12만원짜리까지 있는데, 숙박 손님은 온천을 무료 이용할 수 있다. 온천은 오전 6시 열고 오후 9시 30분(주말 10시) 닫는다. (054)371-5500

 

 

운문사

 

 

박윤재 청도 문화유산해설사는 “일연이 주지로 지내면서 ‘삼국유사’를 실질적으로 완성한 곳”이라 설명했다. 신라 ‘세속오계’도 여기서 만들어진, 역사 깊은 절이라고 했다. 석등, 청동호, 원응국사비, 석가여래좌상, 사천왕석주, 비로전 등 보물도 많이 소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살아있는 절 분위기가 좋았다. 왁자지껄하단 게 아니다. 조용하지만 사람이 살고 있고 움직이는 느낌이 있는 절이란 뜻이다.

 

절에 들어서면 졸졸한 샘물 솟아오르는 소리가 상쾌하고, 이어 스님들의 불경 외우는 소리,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단아하면서도 경쾌하다.

 

한국 최초로 비구니 승가대학이 세워진 절이기도 하다. 새벽예불과 저녁예불만 보러 오는 관광객도 많다. 운문사 앞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솔숲은 1440여년 전 절이 만들어질 때의 고요와 적막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동영상1-운문사 이모저모: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021783

 

동영상2-운문사 솔숲: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021779

동영상3-운문사 자판기: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021775

/청도, 참 깨끗하고 소박한 지역입니다. 봄이 오면 다시 가서 찬찬히 즐기고 싶네요. 취재하러 가면 아무래도 마음 편하게 즐기지 못하겠더라구요. 사진은 유창우 기자가 찍었습니다. 구름에

 

출처: 김성윤의 Gourmet Club

 

 

 

鶴山;

소년기를 보낸 청도 지역은 늘 마음 가운데 깊이 각인되어 있는 곳이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국민학교(초등학교)를 졸업한 이서면에는 아름다운 꿈이 서려 있는 곳이기에 처음 고향으로 내려 와서는 자주 들렸었는 데, 어쩐지 요즘은 뜸 했던 것 같다.

구름을 잡으려던 시절, 이젠 산천도 많이 변하고 함께 했던 많은이들도 뿔뿔이 헤어졌자만, 아직도 내게 청도군 이서면 학산(鶴山)리는 한 소년에게 자신의 미래의 삶을 일깨워 주고 꿈을 엮어준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