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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는 이날 방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천영우 본부장,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교차관과 3자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 개혁 측면에서 이해하지만 다른 사업(금강산 관광)은 아니다.”면서 “두 프로젝트는 매우 다르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개성공단 사업)는 인적자본을 대상으로 한 장기 투자를 위해 고안된 것 같고, 다른 하나(금강산 관광)는 북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협의에서 금강산·개성공단 얘기는 심도 깊게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개성공단은 북한 개혁의 순기능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 현금이 들어가는 금강산 사업은 다르다는 기본 인식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측은 결국 한국 정부가 판단해서 할 일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측은 금강산·개성공단 사업문제는 결의안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나갈 것임을 설명했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문제도 남북한 해운합의서를 통해 결의안을 이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른 당국자는 “핵심 의제는 ‘외교적 노력’의 복원문제였다.”면서 “우리측은 제재·외교가 병행돼야 한다고 설득했으나, 미측은 외교적 조치 복원은 하겠지만 제재 국면이 진정된 다음이라는 전제를 붙였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이날 금강산 사업에 대한 부정적 발언은 향후 미측이 라이스 장관의 19일 방한이나, 유엔안보리 제재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우리측에 개성사업과 분리해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두 사업의 분리 대응은 우리 정부 일각에서도 검토한 바 있다.
한편 차기 유엔사무총장 자격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 등을 잇따라 만났다.
cryst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