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北에 줄 당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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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이 성공했다고 보나.
“정말 핵 폭탄을 가졌는지는 의문이다. 중국이 1964년 첫 핵실험을 했을 때는 축제분위기였다.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다면 난리가 났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 일부분만 폭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실험을 반복하면 성공한다. 부시 대통령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실험을 시도한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왜 핵실험을 했다고 보나.
“나는 이번 핵실험을 북한 정권 내부 권력 투쟁 측면에서 본다. 이른바 ‘선군(先軍)정치파’가 ‘온건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밀어붙였다. 그렇다면 (미·북 간) 직접 교섭은 불가능하고, 미국이 금융제재를 풀 가능성도 없다.”
―일본이 유엔결의와 별도로 독자 제재에 나선 이유는.
“일본의 제재조치는 일본의 자세를 알리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제재의 결과가 무엇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일본의 대북정책은 2002년 정상회담 이후 작년까지는 ‘당근’뿐이었지만, 한계에 도달했다. 앞으로는 ‘채찍’밖에 없다. 돈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북한에는 괴로운 것이다. 김정일이 권력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사용하는 자금이 묶여버렸다. 김정일 권력 기반에 영향이 생기면 견딜 수 없고 핵을 포기할 수 있다.”
―미국이 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보나.
“그럴 경우 중국이 가장 곤혹스럽다. 전략적으로 결단해야 한다. 중국은 올림픽까지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 가령 북한 난민 100만명이 몰려나오면 이들을 상대하면서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까.”
―한국 내에는 ‘핵실험과 햇볕정책은 관계없다’는 주장도 있다.
“김대중 이후의 햇볕정책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김정일에게 정치적으로 사용되는 돈을 공급했다. 그 돈으로 권력을 유지했다. 특히 핵개발에는 절대적으로 외화가 필요한데, 그 돈을 지원했고, 북한 정권을 살려준 것 아닌가.”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한국 정부는 김정일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사용하는 현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개성공단은 금융제재를 강화하면 불가능해지는 것 아닌가. 금강산 관광사업도 해석의 여지는 있으니까, 한국 정부가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북한이 최후까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일본이 핵무장할 가능성은.
“일본 국민들의 ‘핵 알레르기’ 때문에 쉽지 않다. 또 일본이 핵무기를 만든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미일동맹이 전제다. 미국 양해 없이는 일본 핵무장은 불가능하다.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면 ‘영국 방식’과 ‘프랑스 방식’이 있다. 영국은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 범위 내에서 핵을 보유했다.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처칠 수상의 핵개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프랑스에 대해선 미국이 마지막까지 반대했고, 엄청난 규제가 가해졌다. 미국은 ‘일본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말한다. 이는 곧 일본의 핵무장은 필요 없다는 입장 아닌가.”
―한·일 관계는 어떻게 보나.
“한국은 미·일 동맹과 함께 나아가야 된다. 같은 자본주의 국가 아닌가. 만약 일본에 집단적 자위권이 허용된 상황에서 한·미·일 동맹이 강화되면 한국은 제공권은 걱정할 필요 없다. 일본은 핵을 제외한 공군·해군력은 미국 다음으로 강하다. 영국보다 강하다. 지금 한일관계는 매우 좋지만, 문제가 있다면 ‘노무현 문제’다. 노 대통령은 작년 3월 과거 식민지 배상문제를 다시 끄집어 냈지만 그 후 1년간 아무런 요구가 없다. 말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아베 총리와 어떤 관계인가.
“그냥 친구다. 내 의견을 정책으로 권고한다든지 하는 것은 없지만, 사물을 보는 눈이 같으니까, 아베 총리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 나는 ‘응응’ 하는 사이다.”
오카자키는 누구? 오카자키 히사히코(岡崎久彦·76)는 미·일동맹을 중시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친미보수 지식인으로, 아베 총리의 ‘외교선생’으로 통한다. 1992년 태국대사를 끝으로 외무성을 퇴직한 이후 외교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1970년대 ‘김대중 납치사건’, ‘문세광 사건’ 당시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지냈다. 그때 경험을 토대로 쓴 저서 ‘이웃나라에서 생각한 것’(1977년)으로 ‘일본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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