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나는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살이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 올리는 꽃나무와 함께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봄이 오면 나는햇볕이 잘 드는 안뜰에 작은 꽃밭을 일구어 꽃씨를 뿌리고 싶다손에 쥐면 금방 날아갈 듯한 가벼운 꽃씨들을 조심스레 다루면서흙냄새 가득한 꽃밭에 고운 마음으로 고운 꽃씨를 뿌리고 싶다봄이 오면 나는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새들의 이야기를 해독해서밝고 맑은 시를 쓰는 새의 시인이 되고 싶다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