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를 처음 방문한 순례자들이 받는 감흥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도시 전체가 웅장한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유물과 유적, 빼어난 예술 작품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것은 가톨릭 신앙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요, 전세계 가톨릭 신앙의 심장부에 서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른 또 하나의 반응은 신앙이 소박해야 한다는 어렴풋한 신념에서 나오는 "조금 과하지 않은가?" 하는 푸념이다. 하늘을 찌르는 웅장한 성당과 조각품들은 신앙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정치적이고 제국주의적이며, 가난한 이들의 교회와는 거리가 먼 듯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로마에서 오래 거주한 한 한국인 교포는 "건물의 웅장함이나 화려함에 매혹될 필요도 불평할 필요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