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FONT-FAMILY: 굴림;FONT-SIZE: 9pt;}DIV,P {FONT-SIZE: 9pt;margin-top:2px;margin-bottom:2px;} 그림 : Lee Sook Ja / 글 : 서영은 나는 여성에게 잘 반한다. 마치 내가 남성인 듯이 잘 반한다. 아름답고 쾌활하고 우아하고 총명하고 싱싱하고 투명하고 따스하고 포근한 여성에게보다는, 삶의 거친 뒷발질에 채여 찢기고 상처입어 우둔해지고 멍청해진 여성에게 더 잘 반한다. 추운 날 우물가에서, 푸르딩딩한 맨살의 허리통을 드러내놓고 김장을 하거나 빨래를 하고 있는 여인의 펑퍼짐한 뒷모습만큼 이 세상에서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없다. 그 슬픔은 그냥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온몸을 어떤 이빨로 자근자근 씹히어, 사뭇 저리고 아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