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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는 데 실패한다면 중국의 일개 변방이 되거나 필리핀 같은 빈국(貧國)으로 추락할 수 있다.”
앤디 시에(45) 모건스탠리 아·태 본부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은 냉혹했다. 한국 경제에 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정평 난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은 지금부터 4~5년이 중대 고비”라며 “이 기간 동안 성장 잠재력을 획기적으로 키우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는 설 땅이 없게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성장 잠재력이란 한 나라 경제가 인위적 부양 없이 중·장기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능력을 뜻한다. 앤디 시에는 “지금 한국은 급성장하는
중국과 부활하는 일본 사이에서 성장 엔진이 식어 가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이 향후 4~5년 내에 중국을 능가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잠재 성장률이 더욱 빠른 속도로 추락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을 기피하고, 한국 상품이 세계시장에서 외면당하는 비참한 상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휴대폰·LCD 등에서 한국이 누리던 경쟁력 우위가 일본 업체에 의해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도
자동차·조선·반도체 분야에서 정부와 업계가 손잡고 한국 추월을 향한 총력전을 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상하이와 선전에 가서 자동차·석유화학 대형 공장과 산업단지가 쑥쑥 들어서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면 한국이 처한 현실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방심하거나 멈추어 서서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성장 잠재력은 인재·기술력·자본력 같은 생산요소의 질과 양에 비례하는 것으로 일컬어진다. 그는 우선 “삼성·현대차·포스코처럼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글로벌 대기업을 최소한 10개 이상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기업·대학·연구소가 힘을 합쳐 ‘종합적인 연구개발(R&D) 전략’을 수립, 경쟁국들이 넘볼 수 없는 한국만의 기술력과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앤디 시에는 “한국이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주요 수단은 우수한 인적(人的)자원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세계 유수 대학과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월드 클래스(world class)급’ 대학을 최소한 3개는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정부 규제 등 관(官) 주도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는 충고도 했다. 기업이 경제를 선도(先導)해 가고, 정부는 인재 양성과
R&D 투자 같은 조정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정부로부터) 금융지원을 받는 데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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