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초가 삼간 묻어 놓고
저녁 노을에 까마귀
까옥 까옥
- 중광 스님의 시 <삼십원> 전문-
# 이 작품 속에는 천성적인 외로움, 떠돌이 의식, 비극적인 세계관, 음산한 광기,
그로테스크,도저한 역설과 해학등이 한꺼번에 혀를 내밀고 있다.
.................... 백담사
내가 마지막 돌아 갈 고향이로다.
일년에 한번쯤 못 보면 몸살이 난다.
내설악 백담사 앞 시냇물 흐르는
물소리 조롱조롱.
물 속의 자갈들 옥수섬섬,섬섬옥수.
참 아름다운 이땅에서 표할 말이 없어서
말을 못하고
물이 맑다가 지쳐서 검푸르다.
검푸르다 지쳐서 설악산을 돌아와서
다시 너무 차다.
무더운 여름날 옷을 홀랑 벗고
뛰어들어 여름날 옷을 홀랑 벗고
뛰어들어 미친 물개처럼 놀고 싶어도
끝내 죄송해서 못 들어가고
물 속에서 청산 노루도 같이 놀고
산삼도 같이 놀고
백운白雲도 괴로운 세상 만사 물 속에
다털털 털어 두고 살더이다
내가 마지막 돌아갈 고향이로다
내가 마지막 돌아갈 고향이로다
............
중광스님은 2002년에 입적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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