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歷史. 文化參考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9)전통가구와 소목장(小木匠)

鶴山 徐 仁 2006. 8. 5. 22:18

우리 가구는 특이하게도 남녀가 구별돼 있다. 조선시대에 유학을 지배이념으로 삼으면서, 성차별적 사회를 구현해놓은 탓이다. 유학에는 없던 ‘남녀칠세 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는 신 개념을 창조한 것이다. 따라서 생활하는 방이 남녀별로 나뉘게 됐다. 그 결과, 가구(家具)도 남자를 위한 사랑방 가구와 여성을 위한 안방가구로 갈렸다.

사랑채 가구는 단순함을 통해 남성미를 강조하고 있다. 장식을 최대한 없애면서 간결함을 내세웠다. 안채 가구는 패물함(佩物函), 의걸이장(欌·옷장), 농(籠) 등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장식이 화려하고, 쓰임새가 다양하도록 오밀조밀하다.

천장이 낮고 방이 좁은 한옥의 구조와 온돌장치로 인한 좌식생활은 가구의 크기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한복은 차곡차곡 접어 보관해도 잘 구겨지지 않는다. 그런 특성 때문에 가구도 적당히 크면 됐다. 유럽 등지의 가구가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소박해 보인다. 우리의 이같은 가구에는 허세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정신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우리 가구가 이런 형태를 띠게 된 것은 나무의 질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나무의 종류가 다양하다. 게다가 사계절이 뚜렷하여 나무들이 아름다운 결을 갖고 있다. 장인들은 천혜의 자연미를 한껏 살리고자, 인공을 최소화하는 미덕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한국적 미가 가득한 가구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소목장(小木匠)이다. 소목장이 가구의 기본골격을 만들면, 거기에 옻칠을 하고, 목상감 등 공예미를 덧붙여 하나의 가구가 태어나게 된다.

현존하는 대표적인 소목장 이정곤(李貞坤·중요무형문화재 55호 소목장 기능전승자)씨. 그는 아직도 예전 소목장의 체취를 간직하고 있다. 전남 곡성의 산골마을 폐교에서 전통 목가구의 맥을 이으며 혼자 살고 있다.

그는 “옛날 아버지들은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부터 심은 후 15년 이상을 기다렸다가 함이며 장롱 같은 것을 짜서 시집 보냈다.”면서 “나무는 암수의 성질이 다르고 자랄 때의 기후에 따라 접착제를 달리 써야 한다.”고 말했다. 나무의 습성을 이해하면서 의사소통을 해야만 ‘나무들의 지휘자’가 될 수 있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의 작업실인 학교 건물 벽에는 2∼3년 된 통나무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이 나무들은 비를 맞고, 다시 햇볕에 말려지기를 되풀이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뒤틀림이 없단다.

그는 소반 하나를 만들더라도 원목 통판을 사용하고, 속을 파고 끼워맞추는등 전통을 지키려 애 쓴다.“전통의 기술은 우리의 정신이라고 봐요.” 나무가 틀어지는것을 막는 탕개질이나 풀칠 등도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손수 한다.

이씨는 “조선시대 가구는 조형도 단순하고 소박하며 친근한 분위기가 우러난다.”면서 “가구에는 그 시대의 생활상이 녹아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좋은 정기를 받아가며 작업하기 위해 풍수까지 따지며, 작업장을 구했다는 그는 전통가구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는 날을 꿈꾸고 있다.

사진 글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안방은 자녀를 기르고 가정생활의 중심을 이루는 곳이므로 항상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가구가 제작되어졌다. 따라서 안방의 가구는 색이 곱고 밝고 따뜻하며 화사한 것이 특징이다.
<한옥마을, 분한복 제공>

▲ 목재의 최대 장점은 목재 특유의 무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지만, 반면에 뒤틀리기 쉬워서 2,3년간 비를 맞은뒤 말리기를 반복한다. 건조시에는 습도를 맞추기 위해 불을 지핀다.

▲ 장석 (裝錫) 달기. 장석은 목가구나 나전가구 등의 공예품에 장식과 보호를 목적으로 부착하는 금속장식을 말한다.
문을 여닫는데 쓰이는 경첩, 들어올리거나 당기는 역할의 들쇠, 손잡이의 고리, 자물쇠와 쇳대(열쇠) 등이 포함된다.

▲ 탕개질. 집을 지을때처럼 동인 줄의 중간에 탕개막대를 질러 비비 틀면 줄이 죄어들게 되면서 가구의 모양이 틀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 한국 전통 가구 재료는 전나무·오동나무·느티나무·단풍나무·은행나무·호두나무·소나무등이 대부분이다. 간혹 자단(紫檀)·흑단(黑檀) 등의 고급재가 쓰이기도 했다.
<전남 곡성>

▲ 판형 이층 농. 장수를 기원하는 문양이 새겨져 있고 문판은 흑칠에 자개를 대비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 반닫이. 의복·책·두루마리·제기(祭器) 등을 보관하고, 위판에 항아리나 소품을 올려 놓는 다목적 가구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 경상(經床). 사찰에서 불경을 읽을때 사용하는 책상으로 고대중국의 영향을 받았지만, 중국의 것에 비해 세련된 미가 돋보인다.
<전북 전주>

▲ 흑단상단좌경대. 소목장 조석진(전북무형문화재)씨 작품.
<전북 전주>

▲ 목침 . 이정곤(중요무형문화재 55호 소목장 기능전승자)씨가 만든 생활가구.
<전남 곡성>

기사일자 : 200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