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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PK 혈투 끝 네번째 우승

鶴山 徐 仁 2006. 7. 10. 20:00

이탈리아가 프랑스를 꺾고 통산 네 번째 월드컵의 주인이 됐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레 블뢰' 프랑스를 5-3으로 이겨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이탈리아는 1934년, 1938년, 1982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는 1994년 미국월드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브라질에 패한 아픔을 씻어냈고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0) 결승에서 프랑스에 당한 1-2 역전패를 6년 만에 설욕했다.

두 팀은 7만2천명의 대관중 앞에서 120분의 사투를 벌였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프랑스가 전반 7분 지네딘 지단의 페널티킥으로 리드를 잡았으나 이탈리아는 전반 19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헤딩골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두 팀은 연장전까지 격렬한 혈투를 벌였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고 황금빛 찬란한월드컵의 향배는 '운명의 11m 룰렛게임'으로 넘어갔다.

이탈리아은 1.2번 키커 안드레아 피를로와 마테라치가 침착하게 킥을 골문에 꽂았지만 프랑스는 1번 실뱅 윌토르의 킥이 들어간 뒤 두번째로 나선 다비드 트레제게가 찬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밖에 떨어졌다.

'레 블뢰'는 가슴이 철렁했고 결국 이게 운명을 갈랐다.

이탈리아는 3.4번 키커가 골을 성공시켰고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5번 키커 파비오 그로소가 페널티 지점에 섰다.

성공하면 우승하는 순간 그로소의 킥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세차게 골망을 흔들었고 아주리 군단은 우승의 환희에 젖었다.

프랑스는 티에리 앙리, 지단을 중심 축으로 플로랑 말루다, 프랑크 리베리가 좌우에 섰고 이탈리아는 원톱 루카 토니를 프란체스코 토티, 피를로가 지원했다. 양쪽 다 견고한 포백을 가동했다.

프랑스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1분 앙리가 파비오 칸나바로와 부딪혀 그라운드에 쓰러진 뒤 한동안 정신을 잃었다가 일어나 바짝 긴장했던 프랑스 벤치는 5분 후 오라시오 엘리손도 주심의 휘슬에 환호했다.

전반 6분 말루다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문전으로 돌진하는 순간 마테라치가 뒤쪽에서 슬쩍 발을 갖다댔고 말루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자 지체없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1분 뒤 '마에스트로' 지단이 키커로 나섰다.

지단은 잔루이지 부폰과 눈싸움을 벌인 뒤 천천히 다가서 오른쪽으로 가볍게 인사이드 킥을 찍어찼다.

부폰은 반대쪽으로 다이빙했고 볼은 느릿느릿 날아갔지만 크로스바 밑둥을 때린 뒤 골 라인을 넘어섰다. 지단은 멈칫하다 골 사인을 본 뒤 번쩍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이탈리아는 세트 플레이에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19분 피를로가 오른쪽 코너킥을 감아올리자 양팀 선수들이 문전에서 일제히 솟구쳤다.

공격에 가담한 193㎝의 장신 수비수 마테라치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파트리크 비에라를 앞에 놓고 돌고래처럼 뛰어올랐고 앞 이마에 정확히 명중한 헤딩슛은 골문 왼쪽 상단을 세차게 흔들었다.

이탈리아의 역전골 찬스는 골대가 막았다.

전반 36분 다시 피를로의 코너킥을 토니가 껑충 솟아올라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린 뒤 아웃됐다.

전반엔 이탈리아가 흐름을 주도했지만 후반에 접어들자 프랑스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앙리가 수비수 3명을 360도 회전하며 돌파했고 말루다가 왼쪽 측면을 무너뜨리며 문전을 공략했다. 말루다가 페널티지역에서 또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지만 이번엔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았다. 후반 18분 앙리의 슛은 부폰이 감각적으로 선방했다.

이탈리아는 후반 17분 토니의 헤딩슛이 원바운드로 네트를 갈랐지만 먼저 점프한 다니엘레 데로시가 오프사이드에 걸려 땅을 쳤다.

후반 32분 피를로의 프리킥은 골포스트를 스치듯 비켜나갔다.

이탈리아는 노장 알레산드로 델피에로를 교체 투입했고 프랑스는 지단이 어깨를 다쳤지만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 채 전.후반 90분을 마쳤다.

승부은 운명의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프랑스의 공세는 이어졌다. 연장 전반 9분 리베리의 슛이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간 뒤 지단이 윌리 사뇰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노마크 헤딩슛으로 꽂았다.

볼은 골문 상단으로 빨려들어 결승골이 되는 듯 했지만 '거미손' 부폰의 손끝에 걸렸다. 신들린 선방이었다.

연장 후반 지단이 퇴장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테라치와 신경전을 벌이던 지단은 머리로 마테라치의 가슴을 들이받았고 108번째 A매치인 은퇴경기에서 뜻밖에도 레드카드를 받았다.

'아트사커'의 지휘자 지단의 퇴장 속에 맞이한 승부차기. 프랑스는 분위기 싸움에서 밀렸다.

자신감에 찬 이탈리아 키커들은 한 번의 실수도 없이 킥을 성공시켜 12년 전 로베르토 바조의 악몽을 떨쳐냈다.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부폰이 지키고 있었다.

부폰은 선방을 펼치진 못했지만 트레제게의 두번째 킥은 야속하게도 크로스바에 막혔다.

허망하게 월드컵이 날아간 뒤 프랑스 골키퍼 파비엥 바르테즈는 골대에 기댄 채 주저얹아 망연자실했고 지단도 그라운드 밖에서 눈물을 흘렸다. 반대편에 선 푸른 색 유니폼의 아주리 전사들은 원없이 환호했다.


[연합뉴스]

[축구]
입력시간 : 2006.07.10 (05:44) / 수정시간 : 2006.07.10 (06:20)

 

 

 

 

 

‘우승 감격의 눈물’ 伊로마 열광

월드컵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 로마 거리에는 1만여 명의 축구팬들이 쏟아져 나와 세계 축구 제패를 자축했다.

거리에 모여든 이탈리아 팬들은 국기를 흔들며 감격의 눈물을 마음껏 흩뿌렸다.

이탈리아의 승리가 확정되자 베네치아 광장에는 많은 팬들이 펄쩍펄쩍 뛰며 환호했고 로마노 프로디 총리가 속한 중도좌파연합의 본부 길 건너편의 한 바에서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소음이 터져나왔다.

이 바에서 웨이터로 일하는 카를로 딜리지오(47)는 "경기 내내 긴장하고 보느라 힘들었지만 결국 우리는 이겼다. 정말 대단한 경기였다"라고 말하며 "(이탈리아가 마지막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한) 1982년에 이탈리아 국기를 샀었다. 그걸 서랍에서 꺼내 아들에게 '국기 위에 2006년이라고 적어라'고 말하며 희망을 얘기했었는데 그대로 이뤄졌다"고 감격해했다.

고대 로마의 원형 대경기장에 모여서 대형 스크린으로 결승전을 관전한 15만여 명의 인파 역시 경기가 끝나자 축제의 물결을 이루기 시작했다.

29세의 키아라는 "믿을 수 없다. 정말 멋진 드라마 같다"고 기뻐했고 지오바니(23)는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순간이다. 우리는 세계 챔피언이다"라고 소리질렀다.

프란체스코 피뇰로(30)는 "만일 지단이 한 골만 더 넣었더라면 나는 맹세코 강물로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트레비 분수 주위에도 남녀노소, 외국 관광객들이 한데 엉켜 이탈리아 국기를 힘차게 흔들며 우승을 자축했다.

프랑스의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이 이탈리아의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에게 반칙을 한 뒤 주심이 지단에게 다가서 카드를 꺼낼 태세를 하자 시내 이곳저곳에서 한데 모여 경기를 관람하던 이탈리아 팬들은 일제히 '레드, 레드'를 연호하며 지단의 퇴장을 반겼다.

AFP통신은 지단의 퇴장은 마치 오페라의 클라이맥스와 같았다면서 '1개월 간 열린 경기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했던 지단이 마지막 순간에 퇴장당한 것은 비극'이었다고 소개했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프로디 총리도 자국의 월드컵 우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현지에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결승전을 관전한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경기에 앞서 시라크 대통령에게 결승에 진출한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잠시 뒤 이탈리아 TV와 인터뷰에서 "곧 둘 중 하나가 더 격조 높은 자리에 앉게 될 것"이라고 우승에 확신을 보이기도 했다.

프로디 총리 역시 "아주 의미 있는 우승을 차지했다"고 기뻐했다.


[연합뉴스]

[축구]
입력시간 : 2006.07.10 (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