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6월을 맞아 대대적인 요금인하 경쟁에 돌입하면서 여행객들을 마냥 즐겁게 만들고 있다. 특히 제주노선의 경우 평상시에 비해
최고 30%까지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때 아닌 ‘제주 특수’까지 빚어지고 있을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의 5일 취항 개시를 전후로 국내 정기항공사간 가격인하 3파전이 시작됨에 따라 항공사마다 내륙노선에 대해
5~30%의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앞 다퉈 벌이고 있다.
5일 첫 운항에 들어간 제주항공은 첫날부터 만석에 가까운 예약ㆍ탑승률을 보인데다 인터넷 예약을 접수한 지 사흘 만에 주중 예약률이 80%를
넘어서 당초 우려와 달리 일단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6월 한달 동안 당초 5만1,400원(주중 기준)이던 가격을
4만6,300원으로 낮춰 판매하고 있다.
김경춘 제주항공 경영기획본부 팀장은 “운항 첫날이라는 점 때문에 적정 탑승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좌석이 거의 다 차버려 수준
높은 기내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는 게 급선무가 됐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도 제주항공에 맞서 이달 중 ‘김포~제주’ 노선의 인터넷 예약시 25~30%의 파격적인 할인률을 적용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한 관계자는 “일부 운항편은 예약이 조기에 마감되면서 인터넷 예약마저 어렵게 되자 인터넷 할인을 노렸던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또 이달 ‘호국ㆍ보훈의 달’을 맞아 오는 30일(탑승일 기준)까지 애국지사와 동반가족 1인에게 국내선 일반선 항공운임을 최대
50%까지 특별 할인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의 경우 제주를 제외한 18개 노선에 대해 5~18%씩 할인해주고 있으며 아시아나도 13개(제주 제외) 국내선 탑승자에게
5~30%씩 파격적인 가격으로 비행기표를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항공사의 특별 할인공세 덕분에 제주노선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노선이 평상시보다
훨씬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이달 들어 김포~제주 노선의 예약률이 9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노선은 워낙 수요가 좋은 편이어서 제주항공의 진입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파이를 키우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제주항공 진출에 따른 국내선 대박행진이 내륙노선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제주항공은 ‘김포~부산’ 등의 노선을 이달 말부터
운항할 예정이어서 기존 대형 항공사들은 가뜩이나 KTX 열차편 개통으로 줄어든 해당 지역의 항공여객 수요가 더욱 줄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향후 취항할 예정인 ‘김포~양양’ 노선이야 애당초 기존 항공사들이 취항을 포기한 지역이어서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는 시너지가 예상되지만 부산이나 김해를 오가는 기타 내륙노선의 경우 적게나마 제주항공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