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마우스 첫 상용화 이끈 ‘대학내 벤처의 힘’

鶴山 徐 仁 2006. 5. 4. 10:09
기업은 대학에 과제 주고 우수 두뇌 스카웃
영어강의 늘리는등 외국인학생 유치 공들여

취리히 공대와 함께 ‘이공계 스위스’를 상징하는 게 로잔 연방공과대학(EPFL)이다. 20명이 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취리히 공대의 ‘테크노파크’와 쌍벽을 이루는 ‘사이언스 파크’를 연구인력의 인큐베이터로 삼아 최고 공대를 향한 발걸음을 계속 중이다. 로잔 공대의 얀 안데스 부총장은 ‘스위스 이공계의 경쟁력이 어디서 생기느냐’고 묻자 “대학을 갓 졸업한 인력을 곧장 수용할 수 있는 산학연(産學硏) 협력에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야 학생들이 연구하고 축적해 온 기초연구 성과가 사장(死藏)되지 않고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안데스 부총장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졸업생과 학부생들이 연구를 계속하거나 창업을 희망할 경우 일정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벤처지원기관을 학교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 달에 한 개꼴로 학교 내 벤처기업이 생겨나는 로잔연방공대는‘산학연’연계를 무기로 전 세계 107개국의 유학생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재 전체 학부생 6500명 중 40%가 외국학생이다. 로잔연방공대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로잔공대 제공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교수·연구진을 유치하고 학생 지원 시설을 확충하는 데도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2007년에는 모든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모든 학습자료·논문을 검색할 수 있고 각 분야끼리의 연계를 보다 원활히 도와줄 ‘학습센터’가 완공된다.

로잔 공대의 만손 교수는 “학교와 학생들의 강의 수준 향상을 위해서라면 시티그룹 부회장도 교수로 모셔오기 위해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게 우리 학교의 방침”이라며 “국토가 작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스위스가 지금의 수준에 이를 수 있던 것도 로잔 공대처럼 교육과 연구분야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해 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자랑을 상징하는 게 바로 마우스다. 마우스를 처음으로 상용화해 2003년, 5억개의 마우스를 팔아 치운 ‘로지텍’ 창업자들이 바로 이 학교 출신이다. ‘사이언스 파크’ 출신인 이들의 뒤를 이어 한 달에 한 개꼴로 학교 내 벤처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로지텍 기술매니저 피에르 샹은 “마우스 품질을 나타내는 ‘클릭’ 소리 연구를 대학에 요구하고 연구소의 유능한 인재를 회사로 데려오고 있다”면서 “스위스 기술력은 이 같은 산학연 협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스위스 대학은 외국인 학생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로잔연방공대의 경우 외국인 학생의 비율을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렸다. 현재 전체 학부생 6500명의 40%가 107개국에서 온 외국학생들이다.

미국 캔자스 출신인 라이언 웬즐(29·연구원)씨는 “외국 학생들이 많아 영어가 주로 쓰인다”며 “스위스 학생들끼리도 독어나 불어 대신 영어로 대화하는 걸 자주 본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최근 전 교육기관을 취리히 공대나 로잔연방공대처럼 육성하기 위해 강력한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맨 먼저 초·중등 교육에 메스를 들이대 오는 2010년까지 초·중학교에서 수학, 과학 교육과정을 단일화하고 영어교육 비중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구체적인 안은 이달 중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스위스는 또한 1990년대부터 26개 주마다 딴판인 초·중등 의무교육 통합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유럽 학생들과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가 가능하도록 초·중 교육을 균일하게 해야 경쟁이 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스위스의 교육 개혁은 ‘이공계의 나라’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로잔 스위스=정아연기자 hotaru@chosun.com
입력 : 2006.05.03 00:16 02' / 수정 : 2006.05.03 09:4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