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자연의 신비로움과 동심 만끽…섬여행지 6선

鶴山 徐 仁 2006. 3. 25. 22:45
[세계일보 2005-07-21 16:51]

뱃길 따라 떠나는 섬 여행이 손짓 하고 있다. 유람선에 올라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섬 여행은 최근 그린 바람이 불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천연기념물, 자연청정구역 등지로 돌아보며 손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동심에 젖는 기회를 만끽할 수 있다.

◆백령도(옹진)=인천항에서 서북쪽으로 173km 떨어진 곳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14번째로 큰 섬이다. 북한 주민들의 체취가 느껴질 정도로 북한 땅이 가까운 백령도에는 두무진을 비롯해 천연활주로인 사곶해안, 콩알만한 조약돌이 장관을 이루는 콩돌해안,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 널려 있는 연봉바위 용틀임바위 사자바위 등 갖은 형상의 바위들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백령도 관광의 백미는 명승지 8호로 지정된 두무진(頭武津). 한반도 동쪽에 해금강이 있다면 서해에는 두무진이 있다고 할 정도로 이곳의 풍광은 아름답다. 사암과 규암이 겹겹이 쌓인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장관을 이룬다. 두무진의 얼굴이라 일컬어지는 선대암, 바다에서 수직으로 솟아오른 높이 99m의 병풍바위, ‘우리를 사랑하게 해주세요’라고 소원을 빌면 그대로 이뤄진다는 연인바위, 코를 바다에 담그고 있는 코끼리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두무진 포구에서 연화리 앞바다까지 4㎞가량 이어진다. 여기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가마우지, 물범 등 희귀동물들이 너럭바위나 벼랑 곳곳에서 발견된다.

◆선유도(군산)=군산항에서 서쪽으로 45㎞ 떨어져 있는 고군산군도의 맏이 섬이다. 고군산군도는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선유도 망주봉에는 거대한 바위 봉우리 2개가 등대처럼 서 있다. 비 오는 날이면 망주봉에서 7개의 물줄기를 가진 폭포가 생긴다고 한다. 최근 등산로가 열렸다. 명사십리가 보이는 앞산 쪽 등산로는 폐쇄됐고 지금은 반대편으로 길이 나 있다. 망주봉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압권이다.

망주봉 가는 길에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있다. 모래섶에는 키 작은 나팔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다. 섬과 섬으로 둘러싸인 까닭에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해수욕장 길이는 1.5㎞. 선유1구 해수욕장은 검고 넓적한 넙돌이 인상적인 ‘넙돌’ 해변이다. 명사십리보다 한적하고 호젓하다. 선유도와 장자도는 장자대교로 연결되어 있다. 장자도 북쪽에 인접한 작은 바위섬에는 가마우지 서식처가 있다. 장자도의 또 다른 명물은 이 섬 출신인 윤연수씨가 차려 놓은 도원경. 이 일대에서 수집한 수석 1500점과 분재 150점이 전시돼 이름 그대로 도원경을 방불케 한다.

◆비금도(신안)=전남 신안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흩뿌려 있다. 그 수만 무려 827개. 그 중에서도 비금도는 7번째로 큰 섬이다. 비금도로 가는 여행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빼어난 풍광도 풍광이지만, 그 섬에 뿌리박고 사는 사람들이 더 아름답다. 때묻지 않은 섬사람만의 순박함과 나그네를 대하는 넉넉한 인심이 살아 있는 곳이다. 비금도 가산리 선착장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소금 가마니를 가득 실은 8t 트럭이다. 우리나라에서 천일염전이 최초로 시작된 곳이다.

비금도에는 참 예쁜 해수욕장이 숨겨져 있다. 서남쪽 해안의 하누넘해수욕장이다. 하늘과 넘실대는 바다만 보인다고 해서 이름붙은 하누넘. 백사장 양 편에 나지막한 산이 둘려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밀가루 같은 고운 모래밭에 한참 서 있다 보면 따뜻한 바닷물이 발가락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원평 해수욕장도 유명하다. 모래밭이 끝없이 펼쳐져 일명 명사십리라고도 부른다. 비금도에서 서남문대교를 넘으면 도초도다. 도초도는 푸근한 인정이 넘칠 뿐 아니라 참 볼 것이 많은 섬이다. 고란리 고란마을은 옛 돌담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관매도(진도)=전남 진도군 서남쪽 끝 팽목항에서 1시간여 파도를 헤치고 달려가면 관매도를 만난다. 진도군에 딸린 여러 섬 가운데 관매도는 ‘전설의 섬’이라 불릴 만큼 곳곳에 전설이 서려 있다. 기암괴석과 쪽빛 바닷물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관매도의 자랑거리는 ‘관매팔경’이다.

관매팔경의 첫째로 꼽히는 명소는 관매해수욕장이다. 자연이 빚어내는 색의 조화로 선착장에 내린 나그네를 첫눈에 사로잡는다. 선착장 주변 해변을 따라 2km에 걸쳐 수령 약 100년의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린 3만여평의 소나무숲은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곱기가 이를 데 없는 이곳의 모래는 소나무숲과 더불어 관매해수욕장의 자랑이다. 물에 젖었을 때는 진흙처럼 보이지만, 물이 빠져나간 뒤 햇빛을 받으면 은빛으로 빛난다.

관매팔경은 어선을 빌려 타고 유람해야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다리치섬의 하늘다리와 방아섬, 형제섬, 서들바굴폭포는 모양도 이름도 재미있다. 관매도 서남 해안 끄트머리의 줄구렁이봉과 닿을 듯 말 듯 붙어 있는 다리치섬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칼로 잘라낸 듯 50m 높이의 바위섬이 2∼3m를 사이에 두고 갈라져 있다. 그 사이에 나무다리를 놓아 사람들이 오갈 수 있게 한 뒤 ‘하늘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보길도(완도)=“앞강에 안개 걷히고 뒷산에 해 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고산 윤선도가 쓴 우리 국문시가의 대표작 어부사시사가 태어난 보길도. 전남 완도군에 딸린 보길도는 낭만과 운치 넘치는 문학 속의 섬이다. 보길도는 해남 땅끝마을항에서 뱃길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천혜의 관광휴양지다. 마치 가오리가 요동 치는 듯한 모습의 이 섬은 동서 12km, 남북 8km의 넓이로 해발 435m의 적자봉에서 이어진 산자락이 섬 외곽을 둘러싸며 그 속에 무릉도원을 간직한 형상이다.

섬 곳곳에 남아 있는 고산의 유적들은 섬의 운치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선착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부용동이 있다. 고산이 심혈을 기울여 꾸며낸 부용동은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이다. 부용동 입구에는 계곡물을 막아 인공호수를 만들고 세연정을 세웠는데, 시내가 흐르는 골짜기에 판석 제방을 막은 이곳은 조선조 건축술의 아취를 보여준다. 섬 남쪽의 예송리해수욕장은 천연기념물 제40호로 지정된 상록수림과 새알만한 조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 일품. 동백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등으로 조성된 방풍림이 800m 가까이 늘어서 있고 물빛 또한 맑기 그지없다.

◆거문도(여수)=여수와 제주도의 중간에 자리한 다도해 최남단 섬이다. 고흥반도 남쪽 약 40㎞ 지점에 있으며 여수에서 뱃길로 약 2시간 거리, 고흥 녹동항에서는 1시간 거리다. 거문도항은 수심이 깊고 섬을 둘러싼 동도와 서도의 높은 산지가 바람을 막아주는 천혜의 항구다.

거문도는 구한말 1885년 4월부터 1887년 2월까지 영국 동양함대가 러시아의 남하 견제를 위해 무단 점거한 역사(거문도사건)를 지녀 곳곳에 영국 해군이 주둔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거문리에서 다리를 건너면 서도.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유림해수욕장이 나온다. 섬 꼬마들의 전용 동네해수욕장인듯 크기는 작지만 물살이 잔잔하고 모래가 고와 가족들이 함께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식수와 샤워장 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야영장으로 활용된다. 무성한 송림과 자갈밭이 어우러진 서도리해수욕장도 있다. 해수욕을 즐기고 있으면 멀리 물 위로 솟아올랐다 다시 사라지는 해녀들의 물질 모습이 보인다.

거문도 등대도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동양에서 가장 큰 등대로 전방 40㎞의 뱃길을 훤히 밝힌다고 한다. 등대까지 가는 길이 또 일품이다. 석란 풍란 유채꽃 후박나무 등 온갖 아열대식물이 자란다. 거문도에서 뱃길로 한 시간 남짓 물길을 가르면 남해의 절경에서도 첫손 꼽히는 신비의 섬 백도가 나타난다. 크고 작은 무인도 서른아홉 개로 이뤄졌다.

조원익 기자 wi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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