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국내서 '중국 조기 유학' 화교소학교 보내기 열풍

鶴山 徐 仁 2006. 1. 27. 22:44
원주·수원 등 전교생 70~80%가 한국인
학력 인정 안돼 4~5학년 땐 한국학교로
 
"중국말을 잘 못해 공부가 어렵지만, 라오스(老師.선생님)가 잘 가르쳐줘요."

경기도의 한 화교(華僑)소학교(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김모(8)양. 김양의 어머니 이모(36)씨는 "아이가 직접 중국어로 쓴 알림장을 읽을 수 없는 게 답답하지만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어 열풍을 타고 취학을 앞둔 자녀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화교소학교가 인기다. 일종의 중국어 조기교육이다.

전국의 화교소학교는 모두 27곳. 예전엔 화교소학교에서 한국인 학생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4~5년 전부터 한국 학부모들의 입학 문의가 이어지기 시작해 요즘은 서울 한성화교소학교 등 몇 군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한국인 학생을 받고 있다. 아예 한국인 학생이 주류인 곳도 생겨났다.

원주화교소학교는 지난해 8월 등록한 신입생 14명 중 화교가 한 명뿐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학생 수가 부족해 폐교 위기에 처했던 이 학교는 이제 전교생 60여 명 중 70%가 한국인이다. 수원화교소학교는 전교생의 80%가 한국 학생이며, 인천화교소학교도 1학년 49명 중 절반가량이 한국 학생이다.



◆"싼값에 중국 유학 효과"=외국인 학교는 원래 아무나 입학할 수 없다. 교육부의 지침에 따르면 외국인이거나 외국 영주권.시민권이 있는 경우, 또는 부모 한쪽이 외국인이거나 5년 이상 해외에 거주한 한국인에 한해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현재 화교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 중 대다수는 이 같은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순수 한국인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화교소학교의 경우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뚜렷한 규정도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화교소학교를 택하는 건 비용에 비해 언어교육 효과가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화교소학교의 수업료는 분기당 40만~50만원 정도로 국내 사립초등학교보다 훨씬 돈이 덜 든다. 둘째 아이를 화교소학교에 보낸 주부 김모(38)씨는 "학교수업을 모두 중국어로 하니까 학원보다 훨씬 중국어가 빨리 는다"며 "한국학교에 다니는 큰아이는 영어.과학 학원에 학습지까지 하는데, 화교학교는 중국어가 확실히 되니까 사교육비도 덜 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화교소학교의 교육과정과 교과서는 중국 표준어인 베이징어를 가르치는 대만과 같다. 다만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가 아니라 전통 한자인 번체자를 배운다. 천안화교소학교 관계자는 "6년 과정을 마치면 원어민과의 대화에 아무 문제가 없고, 2~3학년까지만 다녀도 기초 회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 위기를 맞고 있는 화교소학교 입장에선 한국 학생 수용이 재정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학력 인정은 안 돼"=화교학교는 우리나라에서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중학교에 가려면 검정고시를 봐야 한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이 고학년이 되면 한국 학교로 옮긴다. 인천화교소학교의 학부모 박모(35)씨는 "중국어를 익힌 다음 4~5학년 때 한국학교로 편입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중국어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도 필요하다. 부모가 중국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학교 숙제도 제대로 봐줄 수 없다. 한국어 이해 수준이 또래에 비해 떨어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화교유치원과 소학교.중학교를 나온 정명숙(34.고려대 박사과정)씨는 "학교 안팎의 환경이 너무 달라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할 수 있고, 우리나라 말이나 문화 등을 잘 모르는 문제도 있다"며 "일반 학교보다 아이에게 두 배 이상 신경 써줄 각오를 하고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김천열 인턴기자(한국외대 2년) <aeyani@joongang.co.kr>  
  2006.01.27 19:13 입력 / 2006.01.27 19:14 수정